강력범죄 10건 중 4건은 음주자, 당신은 어떤가요?
- 시사/사회와 정치
- 2014. 3. 20. 07:30
음주로 즐거운 1분, 무심코 마신 술이 1년 간의 슬픔을 부릅니다.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음주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상당히 가볍다. 중·고등학교 시절에 술을 마신 적이 없는 아이가 오히려 이상한 취급을 당할 정도로 음주를 접하는 시기는 흡연보다 훨씬 더 빠르다. 수학여행이나 졸업여행에서 일보 어긋난 선생님과 함께 술을 마시는 일탈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기까지 하니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어른들의 잘못된 음주문화, 드라마 혹은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음주문화 등 다양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술과 관련된 문화는 우리에게 너무 당연한 것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건 지나치다'고 말하는 사람을 오히려 이상하게 여길 정도로 음주문화는 너무 가벼운 유흥으로 자리 잡았다. 그 가벼움이 초래한 부작용을 사람들은 외면한 채, 오로지 '사회생활의 일부'라는 하나의 고정관념으로만 받아들이고 있는 거다.
그러나 이 음주 문화는 어떻게 해서도 절대 좋은 문화라고만 말할 수 없다. 누군가는 사교 모임에서 분위기를 띄워주는, 고달픔을 위로해주는 문화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음주로 일어나는 여러 범죄와 사고는 적은 사례이므로 일반화시키기에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 문제는 절대 가볍게 여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은가?
지금도 여전히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이 '불금이다. 마시자!', '불토다. 마시자!' 등의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지나친 음주를 즐기고 있다. 단순히 자신의 적정 수준을 넘어 마시는 사람이 적지 않고, 이런 잘못된 문화는 성인들에게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고등학생에게까지 퍼지며 보이는 사회 부작용 이외 보이지 않는 사회 부작용을 미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심각히 고민해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썬뉴스
얼마 전에 《우연히 들은 택시 기사 아저씨의 애달픈 사는 이야기》라는 글에서도 이야기했었지만, 우리 사회에서 주폭은 정말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고 해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 일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볼 필요가 있다. 이 글을 쓰기 딱 하루 전날에도 만취자가 구급대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뉴스로 보도되었는데, 단순히 술주정으로 넘기기에는 이런 주폭은 너무 심각하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 평소 음주를 즐기는 사람이 있다면, 내 글이 음주 자체를 너무 부정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당연히 그런 불편한 기분을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강력범죄 10건 중 4건은 이미 음주자가 저지르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렀음에도 우리 사회는 음주자에게 가벼운 처벌을 내리고 있기에 사회적 악순환이 끊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회 생활하며 술 마시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나만 그런가?' 등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는 사람을 들어보면… 참, 말이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음주로 인한 강력 범죄는 단순히 바깥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만취한 상태에서 가정폭력을 일삼은 무뢰배 아버지에 대한 뉴스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여기서 가정폭력은 단순히 신체적 폭력만이 아니라 정서적 폭력, 자신의 딸을 상대로 성욕을 푸는 말도 안 되는 성폭행 등의 일도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한때 내가 수능 시험공부로 법과 사회를 공부할 때 선생님에게서 들을 수 있었던 한 사례는 정말 끔찍했었다. (그 사례는 술취한 아빠가 엄마를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강제로 관계를 맺고, 엄마가 도망쳤을 때에는 미처 함께 가지 못한 그 딸을 노리개로 삼았던 사례였다.)
음주자가 저지른 만행이 세상에 알려질 때마다 '음주자의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이 뜨겁지만, 그 여론은 금세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싸늘하게 식어버린다.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왜 우리를 예비 범죄자 취급을 하느냐?'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는 것도 있고, '나만 그런가? 세상 사람이 다 그렇지'라며 가볍게 생각하는 것도 있고, 무엇보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도 술을 상당히 즐기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 때문에 나까지 피해 볼 수 없다는 생각에 그런 여론은 좀처럼 법으로 구체화하지 못한 채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
나는 우리가 지금 즐기고 있는 이 음주 문화에 대해 다시 한 번 더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음주문화를 적절히 즐기는 건 하나의 풍류이기에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수준이 일정 수준을 넘었을 때에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거다. 이제는 가벼운 생각으로 폭탄주를 마시는 등의 행위는 접고, 조금 더 바람직한 문화와 제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술로 무너지는 가정이 있고, 술로 무너지는 사람이 있고, 술로 피눈물을 흘리는 사람이 있다. 여기에 무슨 이유가 더 필요하겠는가?
주어진 자유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한, 그 일탈에 대한 처벌은 강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싶다. 내일이면 많은 사람이 그렇게 기다리는 불금이다. 주말을 맞아 음주 가무를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며 즐거움을 만끽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만취로 범죄의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되는 사람도 있을 거다. 우리의 불금은 그렇게 불이 붙어 누군가는 불길 속에서 '살려달라'고 고통의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사실을 부디 알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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