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 금연여행, 흡연 사회에 경종 울렸지만 아쉬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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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금연여행, 흡연 멤버들의 금연을 통한 웃음과 경각심… 하지만 살짝 아쉬워


 어제 방영되었던 1박 2일에서는 그 주제가 '금연여행'이었다. 이전에도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여행을 했었던 1박 2일이지만, 전례 없는 '금연'이 여행 주제로 잡히면서 흡연을 하는 멤버들은 한순간에 멘붕(멘탈 붕괴)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 주제가 갑작스러웠던 이유는 '흡연'과 '금연' 등의 소재는 예능에서 소재로 활용되기 어려웠던 소재이기도 하고, 1박 2일의 흡연 멤버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평소에 자연스럽게 흡연을 하고 있었으니까.)


 과거 1박 2일 시즌1이 방송될 때 은지원의 흡연 장면이 잘리지 않고 부분적으로 방송되면서 많은 질타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1박 2일 시즌3의 한 여행의 주제 자체가 '금연 여행'이었기에 참으로 과감한 도전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멤버들의 당황한 모습을 보면서 웃음이 저절로 났지만, 과연 이 주제를 가지고 어떤 식으로 흡연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동시에 웃음을 잡을 수 있을 건지 꽤 흥미롭게 이번 방송을 지켜보았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흡연을 못 해 괴로워하는 멤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멤버들의 반응이 너무 재밌었고, 보는 내내 정말 실컷 웃으면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평소 자유롭게 흡연을 하던 흡연 멤버 정주영, 김주혁, 데프콘, 김종민, 김준호 다섯 명은 소원을 실행시킬 수 있는 절대 엽전을 획득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몰래 담배를 숨기는 등의 행동을 저지르며 흡연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시청자로 하여금 웃을 수밖에 없게 했다.


 방송이라서 있는 그대로 들어내기는 힘들었겠지만, 부분적으로 볼 수 있는 그들의 흡연에 대한 갈증과 자신들의 체험담과 흡연에 대해 고민하는 그 모습은 '담배가 얼마나 사람을 깊게 빠지게 하는가'에 대한 문제를 자세히 엿볼 수 있었다. 아마 이번 1박 2일 금연여행을 보면서 흡연자들은 '저 심정이 공감간다'고 말했을 것이고, 비흡연자들은 '도대체 저렇게 담배를 피우고 싶은 이유가 뭐지?'라는 의아함을 지울 수 없었지 않을까.


ⓒ1박 2일 화면 (이미지 검색)


 자유시간을 두고 멤버들을 시험하거나 관찰하는 제작진도 대단했지만, 끝끝내 수색을 통해 몰래 숨겨진 관찰 카메라를 발견한 멤버들의 노력도 대단했다. 특히 담배를 끝까지 숨기고 있었던 김준호, 김종민, 정주영 이 세삼은 담배 탐지견에게 적발되면서 얼마나 담배에 대한 집착이 강한지 잘 보여주었다. 설마 제작진이 멤버들을 대상으로 담배탐지견까지 동원해 이 같은 검사를 할 줄 누가 알았을까. 시청자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었는데, 멤버들은 오죽 당황했지 않을까 싶다.


 그런 식으로 이번에 방영된 1박 2일 금연여행은 흡연 사회에서 흡연자가 흡연에 가지는 집착이 어느 정도인지 잘 보여주었다. 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 흡연 사회에 경각심을 주었기에 아주 좋다고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주제를 가지고 웃음을 잘 살렸기에 '흡연자들에게 너 담배 피지마!'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흡연을 하는 당신의 모습도 평소 이와 같은 집착을 보이고 있습니다.'는 우회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던져주었기에 반발도 덜 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보면 그게 좀 살짝 아쉬운 이유이기도 하다. '금연' 선언을 하고 '금연섬'에 들어갔음에도 소원 엽전을 통해 한 멤버가 흡연을 할 수 있게 해준 건… 본래 여행 취지와 맞지 않은 것이 아니었을까. 물론, 김준호가 소원 엽전을 가지고 흡연을 하는 과정 자체가 몰래 카메라 형식으로 짜인 대본이었지만, 어쨌든 방송에서 간접적으로 흡연하는 모습을 보여준 건 조금 논란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더욱이 그동안 주제는 강하게 지켜왔던 1박 2일이 '금연여행'이라는 취지에 맞지 않게 '흡연'을 소원으로 사용한다고 해서 실행하는 건 부정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과거 나영석 피디는 정말 철두철미하게 1박 2일 당일 여행의 주제를 잘 지켰기 때문이다. 거기에 강호동이라는 큰 형님의 확실한 리더십도 크게 작용했겠지만, 어쨌든 주제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1박 2일 시즌3 '금연여행'에서 볼 수 있었던 흡연 장면은 실로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방송이 끝나고 실시간 SNS를 확인해보았을 때에도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사람이 아쉬움을 토로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흡연 사회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줬지만, 한편으로는 살짝 아쉬움이 남는 1박 2일 금연여행 첫 번째 편이었다. (예능이라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흡연을 허락하는 건 분명히 문제가 있었다.)


 그래도 다음 주 1박 2일 금연여행 두 번째 편에서는 이 아쉬움을 달래줄, 조금 더 좋은 이야기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 거의 기울어가던 1박 2일을 유호준 PD와 멤버들은 잘 살려냈고, 시작하고 지금까지 정말 재미있는 웃음을 주면서 주말 동안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있으니까. (나만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살짝 아쉬웠지만, 1박 2일 금연여행을 통해 볼 수 있었던 흡연의 심각성에 대한 메시지는 충분히 사람들에게 전해졌을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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