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을 앞두고 로또 판매점을 찾는 사람들
- 일상/사는 이야기
- 2014. 1. 30. 07:30
안녕하지 못한 설날을 앞두고 로또 판매점은 인산인해
오늘부터 설 연휴가 시작한다. 목·금·토·일, 4일 연속으로 쉴 수 있는 황금연휴를 많은 사람이 기다렸을 것으로 생각한다. 뭐,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설날이 끝나는 대로 개학을 맞이해 학교에 가야 하고, 집안 식구가 많은 사람은 고된 일정으로 이번 설이 전혀 반갑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싫든, 좋든 그래도 설날은 언제나 똑같이 우리를 찾아왔고, 사람들은 그 설날을 맞아 언제나 똑같은 하루를 보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지 않을까.
그렇게 저마다 다른 이유로 설날을 맞이하며 모두 바쁘게 움직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분명히 어제 나처럼 설날을 맞아 로또 복권이나 연금복권, 즉석복권 등을 구매한 사람이 적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어제 나는 집으로 오는 길에 내일부터 설날이니 로또 복권을 미리 사두기 위해 로또 판매점을 들렀었는데… 로또 판매점이 사람으로 인산인해였기 때문이다.
그 자리에서 사진은 찍을 수 없었지만, 로또 판매점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에는 입이 쩍 벌어졌었다. 이전에 새해 첫날을 앞두고 로또 복권을 구매하기 위해 갔을 때에도 정말 많은 사람이 있었지만, 이번 설날에는 더 많은 사람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특히 연령층이 중년층만이 아니라 청·중·장년층으로 더 넓어진 것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 집이 '로또 명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근처에 판매점이 마땅히 없다는 점'이 유효하게 작용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그 사람들은 놀랄 정도의 숫자였다.
로또 복권, ⓒ노지
사람들이 많다 보니 길게 줄을 서서 구매를 해야 했는데, 로또 복권을 구매하는 방식도 저마다 다양했다. 인터넷에서 로또 복권 번호와 통계를 검색해보는 사람도 있고, 특정 사이트에서 받은 추천 번호를 그대로 입력하는 사람도 있었고, 고향 도로번호·전화번호·생일 등을 조합해서 구매하는 사람도 있었고, 모녀지간에 서로 번호를 물어보며 구매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그동안 구매했던 로또 복권 중 당첨되지 않는 복권들에서 번호 몇 개를 조합해서 8개를 구매했다. (아, 여기서 8개는 8,000원치라는 말이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건 구복권과 신복권이다.)
설날을 앞두고 여기 로또 복권 판매점을 찾은 사람들의 사연은 다양하겠지만, 발걸음이 이곳으로 향한 공통적인 공감 요소는 다 비슷하지 않을까. '너무 살기가 어려운 지금의 세상에서 복권 이외에는 어떤 수단도 없는 것 같다.'는 공감 요소 말이다.
설날이라는 명절이라고 해도 요즘처럼 안녕하지 못한 시대에서 이런 명절이 마음속으로부터 100% 반가운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설날이라는 명절을 이유로 돈이 여기저기 막 지출되고, 더욱이 연말이다 보니 거래대금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중소기업이나 직장인들은 머리가 복잡해 미칠 지경이지 않을까.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도 그런 상황에서 크게 다르지 않고,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우리는 오늘도 로또 복권과 연금 복권, 즉석복권 등에 관심을 두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니까. 설날을 앞두고 로또 판매점이 인산인해인 건 '희귀한 풍경'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슬픈 우리 사회의 풍경'이기도 하다.
부디, 이날 로또 복권을 산 사람 중에서 1등에 당첨되어 빚을 청산할 수 있는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 (나라면 더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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