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중독법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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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게임 중독법만으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이유


 요즘 게임 중독법을 두고 여기저기서 시끄러운 소리가 그치지 않고 있다. 특히 이번 주 11월 14일에는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기로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사람이 게임 중독법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고 있다. 게다가 게임 중독법을 찬성하는 사람보다 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고, 열심히 게임중독법 반대 서명운동을 하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 회사도 가만히 있지 않고, 게임 중독법 반대 서명 운동을 홍보하며 '게임 중독법은 게임 산업을 망치는 일이다.'고 말하는 목소리에 힘을 주고 있다.





 난 개인적으로 개인 중독법에 반대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게임 중독법의 비전이 무엇이든… 현실적으로 이 게임 중독법이 효과를 가져오리라는 것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확실히 우리 사회에서 게임이 가진 잠재적인 부정적인 영향이 사람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할 수는 있지만, 그 때문에 법안을 도입하여 앞으로 점차 우리나라에서도 영향이 커질 게임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주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무엇보다 이 게임 중독법을 통해 사회 범죄가 줄어들거나 사람들이 게임에서 받는 악영향을 덜 받는다는 걸 기대하기도 어렵다고 난 생각한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2013년을 사는 우리 주변에는 게임 이외에도 정말 '이런 게 문화적으로 노출되어도 되나?'고 생각하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이 너무 많이 존재하고 있다. 수능 시험 이후 수험생들을 유혹하는 룸카페 같은 업소와 우리가 TV를 통해 볼 수 있는 막장 드라마를 가장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더욱이 요즘처럼 스마트폰과 태블릿PC 같은 기기가 대중화된 시점에서 인터넷을 통해 퍼지는 유해 정보는 도저히 막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게임을 하지 못하게 한다고 해서 사람들에게 미치는 '그런 폭력성'이나 '좋지 않은 생각'을 멈추게 할 수가 없다.


 게임 중독을 막고, 게임 중독이 가져오는 악영향을 막기 위해서는… 게임 그 자체를 근절시키는 것보다 양날의 칼날 같은 게임을 좀 더 바른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대안이 필요하다. 나 같은 힘 없는 한 사람이 그 대안을 나라에 제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말하는 대안이 옳은 방법이라고 확신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나는 여기서 '게임 중독법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조금 힘을 실어 이야기하고자 한다.



 게임. 나도 정말 게임을 좋아했었고, 지금까지도 작은 게임을 한두 시간씩 즐기고는 한다. 어릴 적에 나는 거의 게임 중독이라는 말이 딱 어울릴 정도로 하루의 2/3 이상을 게임에 과감히 투자했었다. 자다가 새벽에 일어나서 게임 내에서 알게 된 플레이어와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게임을 켜기도 했고, 부모님이 안 계실 때에는 며칠을 이어서 게임을 하기도 했었다. 그 정도로 게임에 내가 매달린 이유는 '오로지 게임만이 내 존재를 인정해주었기 때문'이었다.


 현실에서는 누구도 나라는 존재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을 올려도 다른 친구 혹은 사촌들과 비교를 하며 나를 무안하게 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어릴 때부터 겪었던 폭력은 내가 현실의 사람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데에 큰 일조를 했다. 현실에서 성적과 가정불화, 학교폭력,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에서 겪는 여러 스트레스를 게임에서 풀었고, 내가 하는 MMO RPG 게임에서 레벨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었기에 더 게임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는 게임 중독자가 되고 말았다.


 아마 내가 그 이상으로 더 심한 게임 중독자가 되었다면, 지금처럼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글을 쓸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완전히 사회의 부적응자가 되어 범죄를 일으키는 그런 인간이 되어 있었을지도 모른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 중독법'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예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라고 한다.


 그런데 잠시 멈춰서 생각해보자. 과거에 내가 겪었던 이런 일이 '게임 중독법' 같은 법을 만들어 무조건 강제적으로 못하게 한다고 해결이 될 수 있을까?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억지로 게임에서 떨어뜨리려고 한다면, 누구나 게임에 더 집착하게 되는 법이다. 게임 중독을 막고, 게임 중독이 일으키는 여러 부작용을 사전에 방지하고 싶다면… 제일 먼저 해결해야 하는 건 지금처럼 아이에게 셀 수 없을 정도로 짐을 떠넘기고 있는 잘못된 교육 방식이다. 아이에게 자유를 주지 않고, 존중을 주지 않고… 오로지 성적만으로 차별하는 교육 방식이 없어져야만 이런 게임 중독 같은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게임을 즐긴다는 건 일종의 취미 생활이다. 사람이 인생을 살면서 잠시 현실을 잊고 즐겁게 놀 수 있는 취미 생활을 한다는 건 멋진 일이다. 그러나 그 취미 생활이 인생을 갉아먹는 일을 한다면,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일이 된다. 게임이라는 건 그렇다. 많은 학생이 현실에서 지고 있는 무거운 짐을 잠시나마 덜기 위해서 즐기는 그런 취미 생활이다. 하지만 그 취미 생활이 바르게 유지되기 위해서는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단순히 '게임 중독법'을 통해 강제적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삶에서 즐길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줄 수 있어야 한다. 늘 '공부, 공부, 공부'라며 아이를 몰아붙이는 건 절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가?



 '게임 중독법'은 어떤 의미에서는 좋은 법일 수도 있겠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오히려 악영향만 더 크게 초래할 수 있는 법이다. 그래서 나는 게임 중독법에 반대한다. 그리고 게임 중독법을 통해 아이들이 게임의 악영향을 받는 것을 멈추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인 교육 제도 개선을 통해 아이들이 조금 더 여유를 가지고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현실에서 여유를 가질 수 있다면, 그렇게 게임에 집착하여 하루 24시간 중 10시간 이상을 게임을 하는 데에 소비하지 않을 것이다.


 게임 중독법을 제시한 사람들이 말하는 모든 문제는 어른들이 아이에게 부과하는 잘못된 욕심이 만든 제도와 환경이 만든 것임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게임 중독법'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문제는 터질 수밖에 없다. 이것이 게임 중독법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이유이다.


 마지막으로 '게임'과 관련해 읽어볼 만한 글들을 남긴다. 아래에서 읽을 수 있는 두 개의 글은 이전에 내가 작성한 글들이다. 조금 부족할지도 모르겠지만, '게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환경'이 문제임을 알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소박한 이슈/학교와 교육] - 왜 아이들은 가상세계에 빠져드는 것일까?

[소박한 이슈/학교와 교육] - 아이가 게임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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