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적 보상으로 왜 성공하지 못했을까?
- 문화/독서와 기록
- 2013. 8. 30. 07:30
인센티브와 무임승차, 성공전략은 왜 성공하지 못했을까
우리가 읽고 싶은 책을 찾기 위해서 인터넷 서점이나 오프라인 서점을 수시로 살펴보다 보면 '이 책 어떤 내용인지 정말 궁금한데…?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느낌을 받는 책을 가끔 만날 수 있다. 나도 그런 느낌을 받아 읽은 책이 적잖고, 대체로 실망보다는 그 내용에 상당히 만족하며 즐겁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 많았다. 아마 이런 경우는 나만 아니라 좀 더 많은 사람이 같은 경험을 해보았지 않았을까 싶다.
얼마 전에 나는 그런 책 또 한 권을 운 좋게 만날 수 있었다. 그 주인공은 '인센티브와 무임승차'라는 제목의 책으로 처음부터 왠지 모르게 읽어보고 싶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여러 문제에 대해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보통 경제 도서 같은 경우는 조금 지루한 면이 적잔헤 있지만, 이 책은 크지 않았다. 아니, 경제 도서라고 말하기보다 이 책은 사회 문제와 함께 책의 표지에서 볼 수 있는 글귀 그대로 '성공전략은 왜 성공하지 못했을까'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센티브와 무임승차, ⓒyes24
인센티브와 무임승차. 이 낱말들이 뜻하는 사회적 현상은 우리 주변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다. 내가 사는 김해에서는 이마트와 신세계 백화점 입점을 두고 시장 상인회 사람들과 여전히 갈등을 빚고 있는데, 이는 인센티브와 관련한 문제라고 해석할 수 있다. 상인회 사람들은 겉으로 "시장 상권 다 죽는다"고 말하며 입점을 반대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보상금이 적은 것이 자신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어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지금 김해에는 메가마트만이 아니라 롯데마트도 아주 크게 이번에 개점하였다. 그런데 그 마트들은 내버려둔 채 오로지 이마트와 신세계 백화점만을 반대하는 건 어불성설이기 때문이다. 즉, 이건 누가 보더라도 금전적 보상이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시가 실패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인센티브와 무임승차' 책이 담고 있는 건 바로 그런 문제들과 왜 남들은 잘해낸 성공전략이 실패하였는지를 상세히 읽어볼 수 있다. 이 책은 크게 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장마다 우리가 아주 흥미롭게 읽어볼 수 있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예를 들면, '스위스 정부의 방사능 폐기물 매립지 선정하기'라는 제1장에서는 '벌금제도를 도입한 어린이집의 착각'과 '신뢰와 도덕은 돈보다 힘이 세다'를 다루고, '피아노 운반자의 딜레마'라는 제5장에서는 '인센티브가 정교할수록 왜 실적은 나빠지는가?' 등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런 문제에 평소 관심이 있던 사람들만이 아니라 단순히 책을 즐겨 읽는 사람들에게도 아주 흥미로운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앞에서 내가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사회문제와 여러 사회 현상을 통해 책에서 보여주는 해석방법을 가지고 직접 문제를 분석해볼 수도 있다. 이 부분은 책을 읽는 데에 독자가 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 아주 큰 플러스 요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책의 내용 중 일부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프레이는 사람의 행동을 부추기는 동기에는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가 있다고 보았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무엇을 하는 이유는 그것이 좋아서, 그 자체가 만족감을 주기 때문(내재적 동기)이거나 그 일을 함으로써 보상, 예를 들면 돈을 얻기 때문이다(외재적 동기). 그때까지 경제학자들은 이 두 가지 동기가 상호보완적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하는 기쁨과 일해서 받는 임금이라는 두 가지 동기가 조화를 이룰수록 일도 더 잘 한다는 것이다.
프레이의 발상은 그와는 정반대였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돈은 얼마를 받아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얼마를 받을지 헤아리기 시작하면 일을 좋아하는 마음이 줄어들거아 아예 사라진다. 결국 돈이 기쁨을 죽이는 것이다.
왜 그럴까? 이타적인 행위나 봉사활동은 선행을 하는 만족감을 전제로 한다. 누구에게나 이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이타심을 갖는 사람은 내재적 동기를 추구한다. 선행에 돈을 지불하는 것, 다시 말해서 내재적 동기에 외재적 동기를 추가하면 내재적 동기는 파괴되고 만다.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것이 과연 도덕적인 행동이 될 수 있을까? 내재적 동기 상실은 외재적 동기를 보완할 수 있다. 그래서 금전적 격려가 오히려 일하고 싶은 마음을 막는 꼴이 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사람들은 돈을 많이 벌수록 일을 적게 한다. (P35)
아이가 집안일을 거들지 않는다면(또는 성적이 엉망이라면) 적은 돈을 주고 참여를 유도해보라. 그런데 아이가 원래 집안일에 잘 참여했다면(또는 성적이 좋다면) 더 잘하라고 돈을 주는 일이 오히려 화를 자초할 것이다. 그럴 경우 아이는 집안일에 덜 참여할 것이다(또는 성적이 더 떨어질 것이다).
왜 금전적 보상이 있을 때가 없을 때보다 결과가 나쁠까? 그것은 아이가 즐거움 때문에 집안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아이에게 돈을 받지 않고도 집안일을 하다니 멍청하기 그지 없다고 가르쳐준 셈이다. 다시 말하면 일 자체는 그다지 의미가 없다.
그래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더 쉬운 예를 생각해보자. 배우자에게 바람피우지 않는 날에는 10-30유로를 주겠다고 말한다고 치자. 그랬을 때 바람을 피우지 않는 배우자가 몇 명이나 될까?
사람이 돈을 좋아한다는 전제는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상황에서 돈을 택하리라는 것은 틀린 전제다. 인간의 본성에는 돈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많은 이들이 돈으로 원하는 목적을 쉽게 이끌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오히려 금전적 보상 또는 금전적 처벌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마음을 얻지 않는다면 또 도덕과 양심에 의거한 행위를 배제한다면 부작용만 낳을 뿐이다. (P46)
위 두 이야기는 책에서 '제1장 스위스 정부의 방사능 폐기물 매립지 선정하기 - 윤리와 신뢰는 돈보다 힘이 세다.' 부분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일부분이다. 이런 내용이 그저 어렵게만 느껴지는 사람이 있겠지만, 이 같은 내용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아주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 것으로 생각한다. 이전에 나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와 '무엇이 가치를 결정하는가' 두 권의 책을 어렵지만, 꽤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왜냐하면, 문제를 생각하면서 스스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재밌었기 때문이다. 이 책 '인센티브와 무임승차'도 그와 비슷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센티브와 무임승차' 책을 통해 읽을 수 있는 여러 문제와 해결 과정, 성공 전략이 왜 성공하지 못했을까는 질문에 대한 답을 발견하는 건 즐거운 일이었다. 평소 경제 분야의 책에 흥미가 있는 사람은 분명히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고, 없는 사람이라도 큰 어려움은 느끼지 않을 것이다. 책의 1장만 읽는다면, 누구라도 책의 매력을 알 수 있으리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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