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21 연예병사 폭로가 보여준 불편한 진실

반응형

SBS 현장 21 연예병사 실체 폭로, 연예병사 안마방 사건이 보여준 불편한 진실


 이틀 전, SBS의 '현장 21' 프로그램에서는 '연예병사들의 화려한 외출'이라는 제목으로 연예병사들의 실체를 폭로하며 전 국민이 분노하게 하였다. 이번 방송을 보던 많은 사람이 분노를 감추지 못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군에 도움되지 않는 연예병사제도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아마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도 그렇게 다른 기분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이번 연예병사 사건이 보여준 건 단순히 연예병사의 일탈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라는 불편한 진실이었다.


 조금 더 자세히 이번 사건을 살펴보자. 현장 21이 보여준 연예병사의 뒷모습은 정말 가관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연예병사로 복무 중인 가수 비, 세븐, 상추, KCM 등은 지난 21일 춘천에서 열린 '위문열차' 공연에 참여하였으나 공연이 끝난 뒤에 바로 복귀를 하지 않았다. 그들은 근처 모텔에서 숙소를 잡은 뒤에 개인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음주를 하고, 야심한 새벽 시간을 이용하여 안마시술소를 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현장 21 방송에서는 이 모습이 연예병사들의 실명과 모습을 가린 채 방송되었으나 화가 치밀어 오른 많은 네티즌이 그 대상을 찾아 인터넷에는 이미 그 명단이 공개된 상태다.



연예병사들의 화려한 외출, ⓒSBS 현장 21


연예병사 보도에 달린 댓글 중 일부, ⓒ다음뉴스


 나는 이전에 '군대 갔다 오면 사람 된다는 말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글을 통해서 사람들이 외면하고 있는 군대의 불편한 진실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이번 연예병사 사건도 크게 보면 그와 다르지 않다. 힘없는 사람들은 여전히 군대에서 명령에는 무조건 복종이라는 규율 아래에서 마치 꼭두각시 같은 생활을 하고 있는데, 연예병사들은 같은 군인임에도 완벽히 다른 세상에 있는 사람처럼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들이 연예인이라고도 해서 절대 눈감아 줄 수 없는 범죄 행위를 태연히 저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 사건이 보도되기 전에 논란이 되었던 '가수 비와 김태희 열애 사건'을 통해서 국방부에서는 연예병사 관리지침을 엄격하게 하겠다고 선언했었다. 그러나 그 발표를 비웃기라도 하듯 연예병사의 일탈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우리가 여기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과연 이런 일이 앞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을까?'는 점이다. 지금 많은 사람이 '연예병사제도는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국방부는 "연예병사 운영 잘못이 드러나면 폐지 검토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여기서도 어디까지나 '검토하겠다'만 한다고 말했을 뿐이지, 절대 '폐지하겠다'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어느 기관에서나 부정부패가 끊이지 않고, 비인간적인 일이 번번이 발생함에도 그 문제가 근본적으로 고쳐지지 않는 건 이미 그 기관에서 개인적인 이익을 손에 쥐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라도 그러겠다) 연예병사 제도도 군대라는 단체에서 그런 부분과 일맥상통하는데, 과연 그들이 이런 수단을 손에서 놓을 수 있을까?


 아마도 무리일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검토 단계를 거친다고 하더라도 연예병사 제도는 폐지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번 사건을 직업 군인을 하는 친구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았다. 친구는 "저 사건을 두고 사생활 운운하는데… 말도 안 된다. 근무이탈 한 거 자체가 말이 안 돼. 탈영병 잡을 때 사생활 침해라고 왜 잡느냐고 할 기세라니까. 저러니까 군인들 다 욕먹지. 어휴, 군인 망신. 다 영창에 보내야 해."라고 답했다. 그리고 이번 사건을 통해 "개선이 가능할까?"는 질문에도 "절대 안 됨."이라고 강하게 부정했다. 내 생각도 친구의 생각과 같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연예병사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된다고 하더라도 절대 이 같은 제도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처음 언급한 자료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일반 현역사병은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도 군 생활을 하도록 강요받고, 암에 걸리거나 급성백혈병 증상이 나타나도 해열제 하나 주고 참으라고 한다. 그런데 연예병사는 무릎이 아파서 안마시술소를 갔다고? 이런 일이 가능한 건 우리나라가 명백히 민주주의에서 존재하지 않는 '신분'이라는 벽을 만들어 차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대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생활하는 것과 동떨어진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 곳이다. 하지만 그건 '구별'을 하는 것이지 절대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 과연 이런 일을 누가 용납할 수 있을까?


 이전에 군 문제와 관련해서 이야기했던 글에서도 말했었지만, 이런 군 비리 문제나 연예사병 같은 문제를 막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강제 징역 제도'를 '모병제'로 바꾸는 수밖에 없다. 그러면 자연히 군 비리 문제는 자연이 없어지고, 연예사병과 같은 제도를 통한 차별과 함께 군 기강을 흔드는 문제도 없어질 테니까. 누군가는 군대가 도움된다고 하지만, 누군가는 군대에서 목숨을 잃어버려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다. 그래서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은 "군대는 복불복이다"고 말하기도 한다. 연예사병과 일반 현역사병이라는 신분으로 나뉘어 차별을 받고, 한 사람의 인생이 일회용 취급을 받는 군대가 왜 존재해야 하는가?


 현장 21 연예병사 폭로가 보여준 건 단순히 연예병사의 '갑'으로서의 횡포만이 아니라 국방부 전체의 문제, 사회 구조의 문제, 더 나아가 우리 사람들 속에 잘못 자리 잡고 있는 고정관념이라는 불편한 진실이다.


+ 우리는 사회에서 이런 사실을 접하고 있지만, 군대에 있는 장병들은 과연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님은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기분일 것이고, 군인들이 느끼는 그 박탈감은 폭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희미하나마 있다. 게다가 연예병사가 안마방에 갔다가 걸린건 전국민적으로 열을 내지만 뇌종양이었던 일반병사가 두통약 처방받고 사망한건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어찌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옳지 않은 것을 옳지 않다고 주장하더라도 바로 잡을 수 없는 우리나라는 너무 멋진 나라다.



반응형
그리드형(광고전용)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