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60분이 보여준 대기업이 숨긴 프랜차이즈의 진실
- 문화/문화와 방송
- 2013. 2. 6. 07:00
추적60분이 보여준 우리가 몰랐던, 대기업이 숨겼던 프랜차이즈의 진실
우리가 밖에서 번화가를 걷다 보면, 주변에서 '편의점', '카페', '빵집', '치킨집' 등 여러 프랜차이즈점을 볼 수 있다. 그것도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따닥따닥 붙어 있다. 그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도 '저 가게 이익이 남기는 남을까?'는 걱정을 하게 될 정도이다. 'P'빵집에서 몇 걸음만 걸으면, 'T'빵집이 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카페가 있고, 유명한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 지점도 있다. 게다가 작은 횡단 보도를 건너면, 다시 또 카페가 나온다. 이 풍경은 지금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도 낯선 풍경이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지난주에 방영되었던 추적60분에서는 그렇게 길거리라는 대형마트에 마치 진열상품처럼 차례대로 진열된 프랜차이즈의 진실을 우리 시청자에게 보여주었다. 이 진실은 우리가 모르는 게 당연했던, 모르면 당할 수밖에 없는 불편한 진실이었다. 이번 추적60분에서 다룬 내용을 통해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한숨이 더 깊어졌을 수도 있고, '앞으로 해결될 수 있으려나?'라는 작은 희망을 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희망보다는 '하아, 그래도 먹고 살기 어려운 것은 바뀌지 않는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보통,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통해 지점을 창업하는 사람들은 저마다 '부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시작하는 창업 새내기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 하나같이 하는 것보다 못한 '적자'를 맞으며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삶을 산다. 이번 추적60분을 통해 볼 수 있었던 프랜차이즈 지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의 현실을 통해 막연히 '프랜차이즈 창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그 생각을 단단히 고칠 수 있었을 것이다.
프랜차이즈의 진실, ⓒ추적60분
위 자료 이미지는 추적60분 방송의 일부를 캡처한 것이다. 위 이미지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처럼 프랜차이즈 지점 창업을 통해 이익을 거두기보다는 오히려 하기보다 더 못 살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직접 프랜차이즈 지점을 운영해보지 않았거나 개인 사업, 장사를 해보지 않은 사람은 '극소수에 해당하는 예가 아니냐?'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극소수의 지점을 빼고는 모든 지점이 다 저런 현실을 맞닥뜨리고 있다. 필자의 친척 중에서도 한 명이 프랜차이즈 지점을 인수받아 영업하였는데, '이익'이 남은 적이 한 번도 없다. 계속해서 적자만 나서 '대박'의 꿈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빚덩어리'뿐이었다.
즉, 대기업에 소속돼서 장사하면 생존율이 높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대기업에 많은 것을 뺏겨 개인의 이름으로 하는 것보다 더 못하다. 프랜차이즈를 했다가 다시 개인의 이름으로 편의점을 열거나 음식점을 여는 사람들은 모두 '프랜차이즈 지점으로 성공하는 것이 얼마나 허황한 꿈'인지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짜 그런 사람들이 왜 이렇게 편의점을 하려고 할까? 한쪽에서는 제발 문 닫게 해달라고 아우성이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하고 싶다고 아우성이야. 사실 편의점 사업의 계약은 철저히 대기업 위주로 만들어져 있거든. 사업을 실제로 하는 영세업자에게는 불리한 조항들이 많아. 그런데 우리 영세업자 중에 그런 조항들을 일일이 체크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 우선 조금이라도 벌어서 먹고 살아야 하니까. 생각해봐. 편의점 사업을 하는데 어떤 기술이 필요하겠어? 실제로 운영해보면 경영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는 걸 깨닫지만 편의점 사업에 띄어드는 사람 중에 본인의 경영 능력이 뛰어나서 해보겠다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_골목사장 분투기, p71
프랜차이즈의 진실, ⓒ추적60분
프랜차이즈로 성공하기가 어려운 이유는 초기 계약 당시에 기대했던 만큼 수익이 절대로 나지 않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지점으로 창업하는 사람들은 거의 본사 직원의 말을 통해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개업하는 것인데, 실제로 장사를 시작해보면 그 수익에 터무니없다고 한다. 추적60분에 출연한 한 지점장은 오죽했으면 "프랜차이즈라는 공산당에 내가 진짜 강제 노역으로 끌려온 것 같다. "고 그 심정을 표현하였겠는가? 또 한 지점장은 세금 내고, 이런저런 비용을 다 계산한 뒤에 자신이 남는 이익은 한 달에 많아야 20만 원정도로 사장의 시급이 2천 원 정도였다고 한다.
그리고 프랜차이즈 지점으로 창업할 때, 본사 직원이 '최저 수익의 5%를 보장한다'는 말을 한다. 하지만 실제로 그 조항을 살펴보면 '돈을 안 주겠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저 형식적으로만 보장한다고 써놓은 것뿐이고, 그저 사람들의 돈을 빨아먹으려는 '사기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옛날 어른들이 "계약서는 무조건 잘 읽어보고 사인해라."라고 말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그리고 계약을 할 때에 자신들에게 불리한 조건들은 상대방이 모르게 하는 예도 적잖다. 추적60분은 그 모든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프랜차이즈의 진실, ⓒ추적60분
가만히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다 보니 '그러면, 그냥 프랜차이즈 바로 때려치우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맞다. 이런 식으로 착취를 당할 바에 당장 때려치우는 것이 훨씬 낫다. 그러나 그 때려치우는 것조차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 프랜차이즈 지점을 때려치우려면 인테리어 비용을 포함한 각종 위약금을 내야 하는데, 이 위약금이 초기 투자비용보다 훨씬 더 많이 나온다. 우리가 보통 스마트폰을 개통할 때 2년 약정으로 계약하여 '노예계약'이라고 하는데, 이 프랜차이즈 지점 계약은 '대형 노예 계약'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위약금 때문에 '적자'만 나더라도 계약을 끊을 수가 없는 것이 프랜차이즈 지점장들의 현실이다. 추적60분에 나온 개인의 명의로 편의점을 하는 한 사장님께서는 자신이 프랜차이즈 지점을 하다 계약을 끊으려고 할 때 정말 큰 힘이 들었다고 했다. 자신의 아내가 암 말기 판정을 받아 언제 갈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장사를 계속할 수 없어 가게를 닫으려고 하였으나 위약금 때문에 가게를 닫을 수가 없었다. 그는 공정위에 조정을 요청하여 위약금을 현실적으로 돌리고, 그 위약금을 내려고 했었다. 그러나 그의 아내가 오늘내일하는 상황에 놓였다가 결국 세상을 떠나버리고, 그 뒷수습을 하다 재판날짜를 놓치는 바람에 공정위의 조정을 거친 위약금이 아닌, 배로 불린 위약금을 냈어야만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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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필자의 어머니가 친한 한 친구분도 유명한 프랜차이즈 'T' 빵집을 운영하는데, 이익이 거의 나지 않아 가게 문을 닫으려고 하였으나 위약금을 지급할 여유가 없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계속해서 빵집을 운영하고 있다. 가뜩이나 돈도 안 되고, 지출만 늘어나서 먹고 살기가 어려운 실정인데… 쉽게 문을 닫을 수도 없어 더 죽을 지경이다. 추적60분에서 전 프랜차이즈 직원이 말하듯, 가맹점은 무조건 회사가 이득이다. 수익 배분율이 65:35라고 하지만 가맹점은 투자가 없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진정도 넣고 재판도 해보려고 변호사들을 찾아가기도 했는데, 그들이 하는 얘기가 재판으로 가면 나한테 불리하다는 거야. 게약서에 그 내용들이 모두 있었다는 거지. 재판은 계약서 위주로 하기 때문에 위약 관련해서 계약서에 깨알만 하게 써놨대. 기가 막히더라고. 계약할 때는 주로 담당 직원의 설명을 듣고 도장을 찍잖아. 물론 중요한 사항은 읽어봤지. 이익을 어떻게 나눈다든지, 어떤 부분을 본사가 감당한다든지 하는 사항들은 보지만 계약 완료를 하지 않았을 때 받게 되는 불이익은 잘 보이지 않게 써놓고 또 설명도 안 해줘.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았다 한들 어떡하겠어? 계약서에 써 있다는데.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가 본사에 연락해서 사정했지 뭐. 결국 이것 저것 따지니까 내야 할 돈이 7,000만 원 정도 되더라고. 그래서 본사에 현금으로 7,000만 원을 갖다 바쳤지. 그때 내 심정이 어땠겠어? 그동안 고생해서 모은 생돈을 대기업에 바치는 기분이? 내가 간판을 내린다고 해서 대기업이 손해 보는 건 하나도 없었어. 물론 가맹점마다 계약을 지키지 않으면 대기업 입장에서도 문제가 되겠지만 어쨌든 장사를 하려면 남는 게 있어야 유지를 하는 거지 손해 보면서 계약을 지킬 수는 없는 거잖아. 돈이 하나도 안 남는데 어떻게 장사를 해?
_골목사장 분투기, p69
프랜차이즈의 진실, ⓒ추적60분
또한, 그 이외에도 대기업 프랜차이즈의 횡포는 더 많이 있었다. 처음 계약을 하기 위해 본사 직원의 PT를 들을 때에는 '강제 발주는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지점을 낸 뒤에는 모든 물건을 그 지점에 떠넘겼다고 한다. 그래서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거나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가지고 끼니를 때우는 사람을 보는 것은 드문 예가 아니다. 인기 웹툰 '와라! 편의점'이 애니메이션화가 되어 방송되었을 때도 편의점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이 항상 남아서 노숙자에게 넘겨주거나 알바생이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추적60분에서도 많은 편의점이 그런 상황에 놓여있었다.
도대체 프랜차이즈 지점에 가입하라고 권유하고, 계약할 때 나와서 설명하는 그 직원은 무엇일까? 자신의 일당이 중요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들은 모두 본사의 교육을 받았을 것이다. 즉, 계약하는 교육에서 '사기를 적당히 쳐서 돈 있는 은퇴자들의 돈을 쏙 빼먹는 법'을 배워 실천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앞에서는 "된다"고 말하고, 뒤에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 바로 프랜차이즈 본사가 밥 먹듯이 하는 일이다. 게다가 그보다 더 심한 것도 있다. 바로 계약서를 위조까지 하여 억울한 피해자를 더 곤경으로 몰았다.
프랜차이즈의 진실, ⓒ추적60분
프랜차이즈 지점을 하였다가 막대한 손해를 입어 '피해보상'을 위해 재판을 가려고 하면, 피해자들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친필확인이다. 자신이 서명도 하지 않은 계약서에 버젓이 서명이 되어 있거나 날짜가 위조된는 서류가 적잖기 때문이다. 추적60분에서 나온 피해자의 이야기를 들으니 참 기가 찼다. 일부 사람들은 이런 것을 어떻게 할지도 몰라서 그저 피해만 보고 있다.
잘 살아보겠다고 결심하여 프랜차이즈의 권유를 받아 창업을 하였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뺏어가면서 눈에서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 있는 이 진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 모든 것에 '불법'과 '사기'가 함께 하고 있는데, 그저 힘이 없어서 이렇게 당하고만 있는 세상이 얼마나 싫을까? 그 심정이 도무지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프랜차이즈의 진실, ⓒ추적60분
현재 이렇게 막대한 피해를 당한 사람들은 "제발 살려주십시오. 살고 싶습니다."고 외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은퇴 후에 자본을 모아서 프랜차이즈 창업을 통해 '대박'이라는 꿈을 꾸지만, 현실은 "살려주세요."라는 처절한 외침을 할 수밖에 없다. 박근혜 당선인이 이번 대선 공약 중 하나로 '경제 민주화'를 말했었는데, 과연 박근혜 당선인이 이 프랜차이즈의 불편한 진실을 바로 보고 해결할 수 있을까?
나는 제발 우리 한국이 '사람이 살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추적60분에서 이야기한 이 프랜차이즈의 진실은 우리가 몰랐었고, 늘 속고만 있었던 사실에 대한 진실이다. 우리 서민 한 명의 힘은 너무도 약하다. 막대한 뒷돈을 투자해서 국회에서 발의한 법에도 영향을 미치는 대기업의 힘 앞에 많은 서민이 "살려달라"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있다. 이게 바로 추적60분이 보여준 우리가 몰랐던 프랜차이즈의 진실이다.
최근에 와서는 가뜩이나 나빠진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특히 장사가 안 되어 문만 열고 있거나, 아예 장사를 포기한 자영업자들이 속출하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숱한 이들이 자영업에 뛰어들고 있다. 그런 양상은 마치 알래스카의 레밍떼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알래스카 절벽 위에서 아래로 뛰어내려 집단 자살하는 레밍떼 말이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비유하자면, 영화에서 괴수에 쫓겨 막다른 절벽이나 난간에 이른 군중들 같기도 하다. 뒤로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데, 퇴로가 막힌 군중들이 계속 밀어닥친다. 앞쪽에서 밀려드는 군중들의 미는 힘을 이기지 못하고 절벽 가장자리에 선 군중들은 버티다 못해 결국 절벽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 참혹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참혹한 양상이 지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사회는 사람들이 지금 절벽 아래로 숱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_골목사장 분투기,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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