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터 유재범이 말하는 성공의 조건
- 시사/학교와 교육
- 2012. 9. 11. 07:23
강연100℃ 애니메이이션 제작자 유재범, '당신은 절박합니까?'
사람이 인생을 살다 보면 '나 자신은 정말 열심히 사는 것 같은데, 내 앞에 있는 일은 하나도 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특히 물질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많은 돈을 버는 모습을 보며 '나는 저놈보다 더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나는 이렇게 돈을 조금밖에 벌지 못하나?'라고 생각하며 자책하거나 세상 한탄을 하는 사람이 적잖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람 중에서 '나는 인생을 최선을 다해 살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 것으로 생각한다. 자신이 사는 인생에 별다른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들은 그렇게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나는 나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나도 '이게 내가 할 일이고, 나는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으니까….
그러나 가끔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내가 정말 열심히 살고 있나?'라는 생각을 해보곤 한다. (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그렇다.) 난 인생을 조금 더 성공적으로, 아니, 자신이 바라는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갖춰야 할 조건은 두 가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선의후이(先義後利)'의 마음가짐이고, 둘째는 '절박한 심정'이다.
느닷없이 위 두 가지를 이야기하면, 많은 사람이 고개를 갸우뚱거릴 것이다. 오늘, 나는 그 조건이 왜 필요한지 가르쳐 줄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애니메이터 유재명 씨인데, 그의 이야기는 고졸출신으로 처음에는 돈만 보고 앞을 보고 달려나왔으나… 곧 그것이 잘못된 것을 깨닫고,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 그의 성공 이야기이다.
애니메이터 유재명, ⓒKBS1 강연100℃
혹시 '코라의 전설'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아는가? 이 애니메이션은 미국에서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였던 작품인데, 이 작품을 만든 제작자가 바로 유재명 씨이다. 지금은 그렇게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유재명 씨는 그 분야에서 처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었다. 남과 똑같이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올라온 사람이다.
유재명 씨는 대학을 나오지 못한 고졸출신이다. 그의 집은 가난하지도, 부유하지도 않은 일반 서민 가정의 집이었다. 정말 열심히 사시는 그의 부모님이 어렵게 집 한 채를 마련하셨었는데, 그의 아버지가 그 집을 담보로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집이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놓이고 말았었다. 그 충격에 아버지는 사망하셨었고, 어머니의 집을 급매로 내어놓는 빠른 대처를 하시면서, 어느 정도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대입시험을 치른 후에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께 "저 재수시켜줄 수 있나요?"라고 물었더니, 어머니는 아무 말씀도 하시지 않으셨다고 한다. 아마 그때 그는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자신의 집이 그 정도로 여유가 있지 못하는 것을…. 그때 그의 어머니는 마늘을 다지라고 주셨었는데, 유재명 씨는 마늘을 빻으면서 왜 내가 대학을 가려고 하는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등의 여러 고민을 하였다.
그는 애초 예상대로 대학에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집을 급매로 내놓았을 당시 자신의 집을 찾아왔던 사람 중 한 명이 자신의 방에 걸린 그림을 보다가 명함을 준 분이 있었는데, 대학에 떨어지고 명함에 적힌 회사로 찾아갔었다. 그 당시에는 몰랐지만, 그 명함의 주인은 한국 애니메이션 계에서 유명한 애니메이션 회사의 감독님이셨었다.
애니메이터 유재명, ⓒKBS1 강연100℃
그가 명함을 들고 찾아갔던 그날이 때마침 월급날이었는데, 그는 뒤에서 사람들이 월급봉투에 두툼한 돈을 받아가는 모습을 보고― 그곳에서 일하기로 결심하였었다. 그는 이때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 당시에 많은 고민을 하였었지만… 뭔가 뚜렷하게 결정된 것이 없었다. 마냥 돈을 벌고 싶다는 생각만 했었고, 그 당시에 가난했던 상황 때문에 멀리 내다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에도 없듯이, 그가 회사에 들어가서 3년간 한 달에 50만 원 이상을 벌 수 없었다고 한다. 처음 그가 보았던 두툼한 월급봉투는 정말 능력 있고, 실력 있던 사람들의 월급봉투였었다. 그는 한 달에 월급 100만 원을 벌어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정말 열심히 일했었는데― 돈은 조금 더 벌 수 있었지만, 돈을 많이 버는 대신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고 한다.
지금 인생을 사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바로 유재명 씨의 과거처럼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정말 확실한 목표가 아니라― 돈만을 쫓는다면, 사람의 몸과 마음은 반드시 지치게 되어있다. 그것이 자신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돈만 보고 사는 사람들은 삶의 의욕이 떨어지고, 늘 비관적으로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애니메이터 유재명, ⓒKBS1 강연100℃
그는 자신의 목표를 돈을 모으는 것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일을 하는 것으로 바꿨다. 그 이후로 조금 더 좋은 애니메이션 회사로 옮기면서 그는 스스로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그렇게 열심히 살면서, 2006년도에 미국 애니 어워드 상을 수상했고― 지금으로부터 2년 전에 회사를 설립하여 처음 만든 작품 '코라의 전설'이 미국에서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하였다.
누군가는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처음부터 재능이 있었겠지….' 혹은 '명함을 받은 운이 좋았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혹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당신은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인생을 그런 식으로밖에 살지 못하는 것이다. 한 번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넣어보지 못했고, 한 번도 '성공'이라는 것을 거둬 '행복'이라는 것을 느껴보지 못했었을 테니까….
내가 가장 존경하는 이충권 선생님은 우리 제자들에게 늘 '선의후이(先義後利)'의 자세를 지니라고 가르쳐 주셨었다. 사람이 돈만 보고 살면, 결코 아무것도 손에 넣을 수 없다고 말씀하시면서…. 유재명 씨가 그렇게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인생의 목표를 '돈'에서 '가치를 높이는 일'로 바꿨기 때문이다.
애니메이터 유재명, ⓒKBS1 강연100℃
유재명 씨는 그의 살아온 인생 이야기를 마치면서, 마지막에 이렇게 덧붙였다.
"생각해보세요. 자신의 뒤에 아무도, 아무것도 없어요. 잘못 디디면 낭떠러지인데, 그 상황은 항상 나를 최선으로 몰고 가게 됩니다. 최선을 다해 도전하고, 행동하다보면… 그 결과가 설령 실패라고 하더라도 그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가치가 있고, 그 실패는 또 다른 성공으로 밖에 이어질 수 없는 무언가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지금 이 순간에 어떤 일이 잘 안풀린다거나 열심히 했는데 맥빠지는 일이 벌어진다거나 하면… 한 번 돌이켜보세요. 자신이 정말 최선을 다하는 것인지, 정말 절박하고 절실한 심정으로 다가서고 있는지… 그러면 조금 다른 길이 보일 것입니다.
돈을 쫓지 마세요. 돈 쫓으시면 되게 힘듭니다. 돈보다도 본인이 가치를 정해놓고, 하다보면… 세상에 이룰 수 없는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살면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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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이 맞다. 우리는 인생을 절박한 심정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 가깝게 내일 당장 죽는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지금 당장 무엇을 할까?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많을 것이다. 사람이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는 것은 자신이 시도해보지 않은 일이다. 오죽하면, 혀로 하거나 글로 쓰거나 하는 모든 활동 중에서 가장 슬픈 것은 '그랬을 수도 있는데….' 이겠는가?
그렇다고 너무 절박하게만 살 필요는 없다. 인생은 절박하게 살더라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한 법이다. 인생을 정말 현명하게 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 앞에서는 절박한 심정으로 달리지만, 조금 여유가 있을 때는… 그 여유를 충분히 만끽하면서 앞으로 달려나간다. 그래야만 멀리 갈 수 있다.
유재명 씨처럼 고졸출신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이 정말 열심히 산다면, 하고 싶은 것을 이룰 수가 있다. 가치 있는 일을 찾아 자신만의 목표를 세우고, 비전을 세우고 노력하라. 아무리 주변에서 획일화된 삶을 강요하더라도 자신은 자신의 길을 갈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의 인생은 남이 살아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사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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