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세상은 공부벌레를 원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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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상은 더는 공부벌레를 원치 않는다.


 우리는 어릴 적부터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주위 많은 어른으로부터 '공부벌레가 되어야 성공한다.' 같은 말을 들으면서 성장을 해왔다. 왜냐하면, 공부벌레가 되어야 높은 성적을 취득하여 좋은 대학을 갈 수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과거의 버려야 할 하나의 풍습인데, 지금도 이 같은 철학을 고집하고 있는 사람이 상당히 많다.


 그래서 우리나라 교육은 시대가 바뀌고 있음에도 좀처럼 바뀌지를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 나는 '현실은 21세기, 학생은 20세기, 학교는 19세기'라는 글(링크)을 통하여 이에 대하여 지적을 한 적이 있었다.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학교는 더는 세상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 낼 수가 없게 되었으며, 오히려 아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쳐 아이들이 어긋난 길로 가게 하고 있다.


 

나는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빙과 오레키


 아마 지금 학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 중에서 "나는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인재가 될 거야."라고 생각하며 다니는 아이는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어느 특정 학교만이 아니라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아울러서도 말이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하나같이 '좋은 대학, 취업, 스펙'으로만 가득 차있다. 그런 생각 속에서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인재가 나타나는 것은 무리다.


 세상은 더는 공부벌레를 원치 않는다. 이것은 이미 수 십 년에 걸쳐서 일어나고 있는 세계의 변화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인재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까? 아래의 인용문은 김용의 다트머스대학교 취임 연설의 일부다. (무엇이 되기 위해 살지 마라 참조)


 세계의 문제를 여러분의 문제로 만들어아 햡니다. … 우리가 살고 있는 역사적인 시기는 여러분 세대에게 세계에서 가장 절실한 도전 과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 배움을 실천과 열정과 실용을 결합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여러분 세대는 이전의 어느 세대보다 더 야망에 찬 꿈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꿈을 갖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열정과 실용을 겸비해야 합니다. 둘 중 하나만 갖고는 우리가 오늘날 직면한 문제를 막을 수 없습니다.


 올해 다트머스대에 1만 8,000명이 지원했습니다. 이것은 역대 기록입니다. 이 가운데 12퍼센트만이 입학 허가를 받았습니다. 솔직히 내가 고등학생이었다면 다트머스에 들어왔을지 모르겠습니다. 다트머스에 입학하려면 SAT는 물론 고교 내신성적도 좋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안 됩니다. 우리는 이 학생이 다트머스에 기여하고 나아가 세계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봅니다. 한국어로 '공부벌레'처럼 좋은 성적을 내야 하지만, 다른 특별한 것들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차세대에서 한국, 그리고 세계의 위대한 리더가 어떤 가정 형편을 가진 사람일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고등교육을 받을 경제적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만 기회를 준다면 그건 사람을 발견할 기회를 잃게 되는 거죠. 모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을 발견할 기회를요. 그게 우리 다트머스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국에서 가장 가난난 학교,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가서 우리가 '원석 상태에 있는 다이아몬드'라고 부르는, 즉 어려운 형편에 처해 있지만 진정 위대한 연결을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을 찾습니다. … 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 이게 미국 전역의 공립 및 사립대학에서 이루어지고 있어요. 한국도 지불 능력이 있는 학생은 등록금 전액을 내도록 하는 체제로 가야 합니다. 그리고 지불 능력이 없는 학생은 재정지원을 받아서 학교를 다닐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위대한 사회의 척도는 자신의 능력이 진정으로 미래를 결정하는 사회라고 생각해요. 만약 똑똑한 사람이 집안 형편이 아주 어려운 경우, 그들에게도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위 말을 들으면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값등록금 문제를 어떻게 해결을 해야 할 것이며, 우리나라 대학들이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고, 우리나라 교육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는 교육정책은 숨어있는 원석 상태에 있는 다이아몬드 같은 인재를 찾아내는 것이 아닌, 인재가 될 가능성을 가진 아이마저 능력이 없는 아이로 만들어 버리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그래도 지금 교육환경에서도 인재는 나오고 있지 않느냐?"라고 말을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소수 사람은 평범한 인생을 살지 않았다. 남들에게 그저 '저게 뭐하는 짓이야? 저래서 어떻게 먹고 살려고…'라는 형태의 인생을 살아 자신만의 성공을 손에 거머쥔 사람들이다. 그들은 지금의 형식에서 벗어난 자신만의 길로 갔기 때문에, 그들이 성공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공부만 한 소위 '공부벌레'는 이제 학교에서는 거의 원하지 않습니다. 대신에 진지한 학업에 대한 열정과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심오한 호기심을 가진 학생들을 원합니다. 저는 이런 점이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부모님들에게는 자녀들이 배움에 대한 열정과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호기심을 갖도록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점점 더 중요해질 겁니다. 우리는 다양한 분야에서 훌륭한 학생을 찾고, 어린 나이에도 다른 사람들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을 찾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 쉽게 만나보지 못한 사람들로 구성해서 학교 전체를 풍부하게 만들고 싶기 때문입니다. 획일화된 것을 원하지 않아요. 모든 이가 좋은 점수를 받고, 클럽의 리더가 되고, 체스를 하고 바이올린을 켜는 관념은 너무 지루합니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아이가 원하지 않는데도 부모가 아이에게 좋을 거라는 생각으로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 점은 보입니다. 우리 눈에 보여요. 학생이 강요받았는지, 강요받지 않고 자발적으로 움직였는지….


 인재는 링크하는 사람이고, 스스로 접점이 되는 사람이다. 꿈과 현실을 가로지를 줄 알아야 한다. "열정이 먼저냐, 실력이 먼저냐"고 묻는 것이 얼마나 한심한 질문이지 알 것이다. 인재는 열정과 실력 사이에 통로를 내는 사람이다. 이는 꿈과 현실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눈에서도 마찬가지다.


 교육이 지향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가르침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교육은 그러한 사실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김용은 '공부벌레'는 태도에서도 큰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하였는데, 그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유치원에서 고등학교 사이에 교사가 가르쳐야 할 것, 학생이 배워야 할 것은 과학이나 수학의 문제 풀이 기술이 아닙니다. 정말 가르치고 배워야 할 것은 '마음의 습관'입니다. 물고기를 가져다주지 말고, 그물질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물질에 해당하는 것이 '마음의 습관'이고, '배움의 태도'다. 배움의 태도가 제대로 몸에 밴 고교 졸업생들이야말로 다트머스대학과 같은 명문의 일원이 될 수 있고 명문의 교육과 훈육을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부모님과 교사들은 아이들에게 그물질을 가르치지 않고 있다. 그저 단순한 일제식 암기와 시키는 대로만 행동하는, 물고기를 가져다주지 않으면 아무것도 못하도록 가르치고 있을 뿐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다트머스대학의 컴퓨터과학 전공자들은 4년 동안 철저한 교육을 받고 졸업한다. 그럼에도 다트머스대학의 컴퓨터과학 및 유관 학과 교수들은 "졸업생들은 아마 졸업 후 3년 동안 모든 것을 다시 새로 배울 확률이 높다"고 말한다.


 교수들이 한가한 소리를 한다고? 아니다. 교수들은 그물질을 가르쳤다. 학생들이 4년 동안 대학에서 배운 내용보다 중요한 것은 '배움의 기술'이라는 점을 그들은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컴퓨터과학의 추이와 현장 실무는 오늘 배운 것이 내일 고물이 되는 속도로 진화한다. 그 진화의 속도를 견디는 힘은 어디에 있을까? 점수만 따온 공부벌레들이 진화의 속도에 스스로 적응할 수 있을까?


 결코, 하지 못할 것이다. 학교는 지식만 전달하는 역할을 해서는 안 된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진화의 속도에 스스로 발맞출 기술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나중에 학생들이 3년 동안 완전히 새로 배워야 하는 때가 오면,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보다 '근본적인 기술'을 가르쳐야 한다. 김용은 이 말에 덧붙여 말했다.


 이때 중요한 자질 중 하나가 '끈질김'입니다. 끈질김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런데 젊은이들에게 끈질김을 가르쳐줄 수 있다는 겁니다. 한 영역에서 배운 것을 다른 곳에 적용하게 하는 일들이요. 이를 과학 전문용어로 '대체'라고 합니다. 이는 한 주제에서 얻은 교육을 다른 곳에 적용하는 능력입니다.

 다트머스대 졸업생들도 취직 걱정을 하죠. 이곳을 졸업하고도 바로 직업을 찾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대학 졸업 후 10년이 되면 다트머스대 졸업생이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통계 결과가 보여줍니다. 다양하게 교육 받은 그들이 힘을 발휘하는 거죠.


 예술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어떤 문제를 볼 때 두뇌의 여러 부분이 함께 움직입니다. 우린 이것이 인문과학 교육에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봅니다. 공학과 문학을 함께 공부하는 사람의 경우, 그들이 두뇌의 여러 부분을 발달시키기 때문에 문제를 볼 때 훨씬 창의적이고 혁신적으로 본다고 생각합니다. 다트머스가 다양한 활동을 강조하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우리는 김용이 위에서 말한 것을 가슴 깊게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세계의 문제와 개인의 문제를 아우르는 인재, 꿈을 꾸되 꿈을 이룰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하는 인재, 열정과 실용을 겸비한 인재, 이 모든 것을 가지고 직면한 문제에 파고드는 인재가 바로 김용의 인재상이다. 이것은 우리나라 교육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부모님과 교사들은 아이들을 획일화시키는 데에 여념이 없으며, 아이들은 그러한 가르침 속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에 한 번도 도전을 해보지 못하고 있다. 인재가 만들어지기는 커녕, 있는 인재도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가 앞으로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방향은 아래의 말이 가르쳐줄 것이다.


"네가 진심으로 하고 싶은 것, 평생 하고 싶은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찾아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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