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한국의 학교 문화를 비교해보니
- 시사/학교와 교육
- 2012. 5. 18. 07:11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드는 철없는 생각 하나
나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즐겨보고 있는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오타쿠'에 해당하는 평범한 사람이다. 이 '오타쿠'라는 말의 논리가 우리나라에서는 상당히 변절되어 그 의미가 부정적인 측면이 강하지만, 지금 현재에는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
내가 이전에 대학을 다녔을 때도 나와 같은 과에 속한 학생 대부분이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었거나 과거 열렬한 애청자였었다. 내가 속해있는 과가 '커뮤니케이션 일본어과'라는 이유도 하나의 요소였겠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선 일본 애니메이션이 크게 퍼져 있고, 많은 사람이 즐겁게 애청을 하고 있는 배경이 큰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오타쿠'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나는 그 이유가 '화성인 바이러스'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방송된 오타쿠의 모습이 부정적인 측면을 강조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이야기는 '화성인 이십덕후, 오타쿠 입장에서 보면 화만 나'라는 글에서 자세히 이야기를 하였으므로, 그 글을 참조하였으면 한다.)
오늘 내가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일본 애니를 보면서 드는 나의 한 철없는 생각에 관한 이야기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중 소위 학원물이라고 불리는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면, 대부분이 특정 부활동을 하면서 내용이 전개가 되는 애니메이션이 많다. 이전에 '케이온'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소개하면서도 약간 이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언급했었다.
미우의 소박한 이야기 : 학교 부활동을 소재로 한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니
이런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면 그저 한국의 학생들은 '부럽다.'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한국에서는 중학교나 고등학교의 이 같은 부활동이 활성화 되어있지 않을뿐더러, 오히려 그런 활동을 못 하도록 막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한국의 학생들은 언제나 보충학습과 야간자율학습 말곤 학교에서 남아서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너무도 슬픈 현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학교를 다니는 시절에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목표와 비전을 세울 수 있어야 하고, 때로는 실패를 해보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해나갈 수 있는 경험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학교를 다니면서 배울 수 있는 진짜 하나의 가르침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다양한 활동을 통해 배우는 것, ⓒ케이온
내가 이전에 읽었던 '수업'이라는 책의 한 수업의 사례에서 아래와 같은 말이 적혀있었다.
학교 밖에서 하는 수업은 교실 안에서 책상에 가만히 앉아 있는 아이들만 바라보며 그 아이에 대한 평가를 하던 때는 보지 못하던 모습, 아이들이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보게 된다. 아이들의 숨겨진 능력도 발견하게 되고, 몰랐던 장점과 특기도 알게 된다. 교실 안에서 하는 수업에서는 온순하고 말이 없으며 비활동적인 아이들이 착하다는 말을 듣는다. 그 대신 시간이 지나는 동안 이 아이들은 소극적이며 수동적인 아이들로 자라는 경우가 있다.
학교 밖에서 하는 수업에서는 활동적이며 적극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자기가 직접 찾아가서 묻고 조사하고 발견하고 해야 하기 때문에 자기표현을 잘 못하면 뒤로 처지게 된다. 자기가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그 앞으로 용기 있게 나가야 한다. 주어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생님한테 와서 다시 묻거나 선생님을 쫓아다녀야 한다.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태도가 요구된다. 그리고 교사들도 그렇지만 아이들끼리도 몰랐던 새로운 점, 좋은 면을 갈 때마다 다시 발견하곤 한다. 물론 반대의 경우를 통해 친구들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다시 보게 되기도 한다.
사실 교과서 안에서보다 교과서 밖에서 배우는 것이 더 많다. 아니 배울 것이 더 많다. 학교 밖에서 하는 수업을 통해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학생들로 키울 수 있는 공간, 우리가 직접 보여주고 깨닫게 할 공간들은 무수히 많다. 교사들에게 잡무나 쓸데없는 공문 처리 같은 것에 매달리게 하지 말고 사회의 여러 곳으로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며 산 교육, 저희들이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면서 세상을 알아가게 하는 교육 계획을 세우는 데 시간을 더 투자하게 배려해야 한다.
정말 옳은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가? 계속해서 장시간동안 딱딱한 의자 위에, 그리고 책상 앞에 앉아 있게 하는 것이 정말 아이 자신을 위해서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계속해서 떨어지는 행복지수와 아이들의 창의성, 그리고 여러 능력들은 어떻게 설명을 하겠는가? 그저 지금의 교육은 아이들을 획일화 시키는 하나의 수단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나는 매번 일본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일본 학교의 풍경을 볼 때마다 그저 '부럽다.'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울 수가 없다. 어릴 때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다양한 활동을 해보면서 자신의 길을 찾아갈 수 있는 교육환경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 너무도 부럽다. 나는 매번 애니메이션과 일본 에세이를 읽을 때마다 '우리나라는 이렇게 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을 하곤한다.
이것은 지극히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나의 철없는 생각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교육환경을 가지고 있다고 하여 일본의 교육수준이 뒤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이런 교육환경의 차이는 아이의 꿈 자체를 다르게 만들고,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을 다르게 만든다.
일본에서 초등학생들에게 '장래희망'조사를 하였었는데, 그 대답이 운동선수나 음식점 주인 등 다양한 직업이 골고루 분포를 이루었다고 한다. 그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초등학생들에게 '장래희망'조사를 한 결과 상당수가 '없다.'라는 답을 하거나 단지 '공무원'이라는 답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구글
위 사실은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이 얼마나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지 못하고, 단순히 '공무원'만을 바라거나 '명문대'만을 바라는 공부하는 기계로만 교육을 시키고 있는지를 알 수가 있다. 과연 지금의 이 같은 교육이 아이가 가진 재능을 발휘시키고, 창의성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그 대답은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어떻게 다가갈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나는 지금 우리나라의 교육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본의 애니메이션과 책, 문화를 통해 볼 수 있는 교육환경을 바라보며 나는 우리나라 교육에서 느낄 수 있는 그 씁쓸함을 차마 지울 수가 없었고, '우리나라 교육환경도 일본처럼 바뀔 수는 없을까?'라는 철없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나는 모든 것이 완전히 바뀌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일본의 교육 문화 중 장점을 배워 우리 한국의 교육에도 변화를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의 잘못된 교육은 길 없는 낭떠러지를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과 같다. 이 질주를 멈추지 못한다면, 언젠가는 지금 일어나는 학교폭력을 비롯한 여러 학교문제만으로 끝을 맺지 못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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