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모범생, 일진보다 더한 폭력 가해자
- 시사/학교와 교육
- 2012. 1. 10.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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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에 있어 '일진'보다 더 무서운 것은 '가짜 모범생'
보통 학교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학생이라고 하면, 대부분 '일진'이나 소위 양아치라고 불리는 노는 아이들일 것이라고 어른들은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학교 내를 돌아보게 되면, 학교폭력을 주로 행사하는 아이들은 일반 아이들이 많고, 그 일반 아이들 중에서 가장 악질적인 경우가 바로 가짜 모범생들이다.
우리나라의 교육 목표가 '성적'이라는 결과만을 중시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 바로 그 문제가 학교폭력의 사각지대가 될 수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명, 성적이 상위권에 드는 아이들이 선생님께는 '굽신굽신'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일진보다 더 무서운 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이다. 그 아이들은 선생님들의 보호 속에서 피해를 당하는 일도 없이 아이들에게 일방적인 폭력을 행사한다. 나는 이들을 일컬어 '가짜 모범생'이라고 칭하고 싶다.
학교의 '일진'이라고 불리는 아이들은 왠만해서는 일반적인 아이들에게는 왠만해서는 손을 대지 않는다. 항상 노는 애들끼리만 놀고 있고, 그 그룹에 속해 있는 아이들끼리 노는 것이 대부분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언제나 선생님들에게 감시를 받고 있는데, 굳이 문제를 일으켜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짜 모범생들은 다르다. 그들은 왠만해서는 선생님들이 자신의 편이 되어준다는 것을 알고 있다. 왜냐하면, 자신의 겉모습은 학교 성적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선생님의 말씀도 잘 듣고, 공부도 잘하는 모범생으로 인식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선생님들은 항상 문제만 일으키거나 공부도 어중간한 놈이 문제를 일으키면 노발대발하지만, 상위권 성적을 가지고 있는 아이가 문제를 일으키면 '그럴 수도 있지.'라는 태도로 넘어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실제로 내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3학년 때까지 2년 동안 나를 지독하게 괴롭혔던 '강○○'라는 아이는 항상 전교등수 3등 안에 드는 성적을 소유하고 있는 아이였다. 그 아이는 선생님들로부터 대폭적인 신뢰와 지지를 받았으며, 그 아이가 불량한 행동을 하다가 걸리더라도 대부분의 선생님은 그냥 넘어가 주었다.
그 당시에 내가 학생부에 이 아이를 신고하였었는데, 담임 선생님은 오히려 피해학생인 나보고 "공부도 못하는 놈이 공부 잘하는 애 인생 망치려고 작정했냐? 이 미친 개XX야."라고 말하면서 노발대발하며 나에게 발길질을 하였었다. 그 덕분에, 나는 그 녀석에게 2학년-3학년 2년 동안 실컷 얻어맞으면서 학교를 다녔어야 했다.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그 녀석을 떠올리면 '죽여버리고 싶다.'라는 감정을 배제할 수가 없다.)
위 사례에서 알 수 있겠지만, 이런 아이들의 가장 큰 힘 중 하나는 선생님이다. 선생님께서 이 아이들의 편이 되어주기 때문에, 도무지 어떻게 손을 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소위 '일진'이라고 불리는 아이들도 이런 '가짜 모범생'에 해당하는 아이들은 함부로 건들지 못한다. 잘못 건들면, 자신이 완전히 일반적인 가해자가 되어 모든 책임을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런 가짜 모범생들은 어떠한 처벌의 두려움이나 보복의 두려움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아이들에게 일방적인 폭력을 행사할 수가 있었다.
공학이나 여학교는 모르겠지만, 남학교에서는 대부분 그랬었다. 특히 학년의 반장 혹은 부반장, 그리고 더 나아가서 학생회장은 권력의 상징이었다. 그러한 것은 가짜 모범생들이 대부분 차지하고 있었으며, 그 아이들은 선생님 앞에서는 언제나 성적이 높고, 말도 잘 듣는 착한 아이들이었고, 뒤에서는 일진보다 더 무서운 한 명의 깡패였다.
교육부에서 '학교 일진'만을 탕진을 한다고 학교폭력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큰 오산일 것이다. 실제로 학교 내에서 행해지는 폭행은 '장난'이라는 이름 아래에 이러한 가짜 모범생들이 행하는 것이 '일진'이라고 불리는 아이들보다 더 많기 때문이다. 학교 폭력의 상징으로서 인식되는 학교 일진들은 '크게 띄엄띄엄 장기적으로' 폭력을 행사하지만, 이러한 가짜 모범생들은 '작게 지속적으로 장기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겉모습은 다르더라도 같은 폭력이다.)
다시 말해서, '성적'이 높다고 그 아이를 감싸려고 하지 말고, 잘못된 것은 분명하게 지적하여 지도할 수가 있어야 할 것이며, '성적'만을 중요시하는 '성적지향주의'가 바로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여담이지만, 이런 가짜 모범생들은 항상 전교 2~3등을 하지만, 결코 전교 1등은 하지 못했다. 진짜 완벽한 모범생들이 1등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가짜 모범생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학년이 올라갈 수록 성적이 내려간다는 것이다. 그 이유가 바로 인격이 올바르지 못하고, 불량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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