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 짧은 것은 놀림감도 죄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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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 짧은 것은 놀림감도 죄도 아니다.



 보통 사람들은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가지각색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 중에서도 혀가 짧은 사람은 드물지 않게 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혀가 짧을지도 모르고, 주위에 혀가 짧은 친구가 있을지도 모른다. 나 필자는 혀가 상당히 짧아서 어릴 때부터 이래저래 이것이 나의 상징적인 특징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었다. 내가 안 좋은 의미로 귀여움을 받았던 것도, 좋은 의미로 귀여움을 받았던 것도 남들에 비해 유난히 짧은 혀 때문에, 말을 할 때마다 발음이 새는 독특한 발음때문이었다. (지난번에 화성인 바이러스에 혀가 짧은 사람이 나왔었는데, 내 혀는 그것보다 더 짧거나 비슷하다.)



 나는 설마 군대에서도 이것 때문에 큰 기분 나쁜 사건을 겪게 될 지는 몰랐었다. 훈련소에 가기 전에, 군에서는 말 똑바로 못하면 불이익을 많이 당한다는 말을 자주 들었었다. 그래서 혀가 짧은 나는 내심 조금 걱정을 하고 있었다. 훈련소에서 전투복을 배급 받는 곳에서 처음으로 기분을 조금 나쁘게 하는 사건이 있었다. 배급을 받을 때, 자신의 키와 몸무게를 말했어야 했었다.

내가 "174 입니다." 라고 말했다.
그러니까 나눠주던 사람이 "174? 174?"라고 비아냥 거리면서 따라했다.
"니 존내 혀 짧네? ㅋㅋㅋㅋ" 라고 말하면서 장난같은 웃음을 지었었다.

 이 순간 상당히 기분이 나빴었다. 왜냐하면, 나는 그렇게 워낙 어릴 때부터 자주 놀림을 받았었어 가지고, 지금도 내 앞에서 그런 장난을 치면 항상 한 대 쳐주거나 완전히 쌍욕을 퍼붇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까지는 괜찮았다. 그 정도야 늘상 겪었었기 때문에, 이 한순간만 참았으면 됬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더 기분 나쁜 사건이 차후에 일어났었다. 우리 입대장병들은 점심을 먹고, 바로 생활관으로 돌아가지 않고 점호장으로 이동해서 자신이 속한 소대의 인원이 전부 모여야만 이동이 가능했다. 그 기다리는 중에 화장실을 가려고, 훈육관에게 허락을 맡으려고 했었을 때의 일이다.

"화장실에 좀 가고 되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니까 훈육관이 "뭐?" 라고 대답했다.
"화장실에 좀 다녀와도 되겠습니까?"라고 다시 말했다.
그러니까 훈육관이 "뭐라고?" 라고 되물었다.
"화장실에 좀 다녀와도 되겠습니까?" 또박또박 말했다.
그러니까 훈육관이 "다시 똑바로 말해. 왜 말하는게 그 따구야!?" 라고 말했다.
"아, 제가 혀가 많이 짧아서 발음이 잘 안되는..." 말하는 도중에 끊어졌다.
"이 새끼야 누가 니 사정 애기하래? 똑바로 말안해? 어디서 시키지도 않은 말을 해?"라고 훈육관이 말했다.


 난 그 순간 앞에 큰 돌이라도 있었으면, 그 돌로 훈육관의 얼굴을 바로 찍어버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그 정도도 아니였다. 화염방사기가 있다면 당장 불태워 버리고 싶을정도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사람이 자신의 어떤 어쩔 수 없는 결점을 가지고 그렇게 대하면, 그 정도로 화가 나는 것이 나는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결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유전자의 DNA구성이 똑같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모습을 갖추고 있고,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는 재미를 가지고 있으며, 서로를 배우고 이해해 줄 수 있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자신과 생김새가 다르다고, 자신과 조금 특징이 다르다고, 자신과 DNA 구성이 다르다고 차별을 하고 욕을 한다면, 이 세상에는 어찌 욕을 안먹고 차별을 안당하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



 지금와서 생각을 해봐도 정말 어이가 없고, 짜증이 난다. 밖에서 나한테 그 짓을 했다면, 바로 주먹이 먼저 날라갔을 것이다. 아무리 조교(훈육관)이고, 그 곳이 군대라고 해도 그렇게 사람이 행동을 해도 되는 것인가? "훈육관. 가르칠 훈(訓)에 고기 육(肉)을 써서 단순한 고기덩어리인 우리를 가르친다는 자칭 훈육관. 니들은 인성이 그렇게 밖에 안되나?" 라고 질문을 던져보고 싶다. 보통 사람들 중에 나처럼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도, 가만히 있으면 정말 바보아니면, 부처님같은 자비심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사람이 혀가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다. 그것은 어떤 차별을 당할 요소가 아니다. 왜냐하면, 사람들 모두가 다른 것이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여자가 혀 짧으면 애교스럽고 귀여운 존재고, 남자가 혀 짧으면 쳐 맞고 욕을 얻어 먹어야 되는 존재냐? 절대로 아니다. 혀가 짧기 때문에 가능한 것도 있다. 예를 들면, 몇 개의 외국어 발음이 남들보다 더 잘 된다. (나도 영어발음을 꽤 연습을 했을 때, 결코 원어민에 뒤지지 않는 발음이었다.) 혀가 짧다는 것이 결코 놀림감이 아니고, 혀가 짧다는 것이 결코 죄가 아니다. 모든 혀 짧은 사람들을 대표해서 그렇게 나는 외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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