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가르칠 수밖에 없어 미안하다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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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가르칠 수밖에 없어 미안하다는 선생님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하고자 한다. 당신이 학교에 다니고 있을 때, 선생님들의 수업은 어땠는가? 그 답을 머리속에서 떠올리면서 이 글을 읽어주었으면 한다.


 학교의 선생님들은 매번 위에서 내려오는 대로 가르쳐야하는 것이 선생님들의 일이다. 그래서 자기주도적으로 방법을 주도하거나, 교재를 바꾸거나 할 수가 없다. 보통 외국어 공부는 딱딱한 교과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더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있다. 전에 내가 외국어 공부 딱딱한 책만이 정석이 아니다.에서도 이야기를 했듯이, 만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할 수 있다면 그 학습효과는 더욱 크기 마련이다. 아마 학교의 외국어 선생님들 또한 과거에 이렇게 공부하지 않았을까 한다. 왜냐하면, 학교선생님들도 학생들에게 외국어 공부 잘하고 싶으면 '미국 드라마나 일본 드라마를 보라'고 말씀해주시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업에서 직접 가르칠 수 없는 것이 우리 한국의 교육현실이다. 내가 고등학교 2학년때의 일본어 선생님은 우리에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었다.

"내가 너희들한테 이런 재미없는 방식으로 밖에 가르칠 수 없다는게 정말 미안하다. 나도 일본어는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하는 것이 더 재미있다는 것을 알고 있거든. 나도 그렇게 공부했었으니까. 근데 말이지, 위에서 이 책으로 가르치라고 하기 때문에 너희들에게 재미없을지도 모르겠다. 가르치는 나도 재미가 없는데, 너희들이라고 재미있겠냐?"


 이것이 우리 한국의 유연하지 못한 교육의 현실이다. 선생님들도 이렇게 가르치는 것보다 더 효율이 좋은 가르치는 방법을 아는데, 위에서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하니 그렇게 밖에 가르칠 수 없는 것이다. 위에서는 언제나 이렇게 딱딱한 교과서만으로 공부를 하라고 한다. 그래야 배우는 것 같고, 있어 보이니까 말이다.

교과서가 안 좋은 건 아니지만...

 그래서 수업에서 아이들을 끌고 가는 것을 포기하는 선생님들도 더러있다. 수업을 하기 위해 교실에 들어와서는 그냥 혼자 떠들고 가는 선생님이 있고, 그냥 칠판에 계속 필기를 하여 필기만 하게 만드는 선생님도 있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다른 방식으로 가르치려고 노력해봤자, 흥미가 없어서 일부 아이들만 따라오기 때문에 낙오자는 방치하는 것이다. 

 학교 선생님들은 가르치는 일 뿐만 아니라, 그 이외에도 해야되는 행정적 일들이 꽤 많이 있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위한 가르치는 방법을 연구할 시간도 적고, 그냥 아이들이 따라오지 않으면 그냥 방치한 채 혼자 녹음기가 되어서 교실에서 떠들다가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선생님은 아이들을 점점 귀찮아 하게 되고, 아이들은 그런 선생님을 점점 존경하지 않게 되어 극단의 상황까지 벌어지고 마는 것이다.
(관련글: 졸업식에서 본 땅에 떨어진 교권,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과 존경하는 것은 다르다.)


 그러나 그런 선생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제한적인 테두리 내에서도 아이들에게 흥미를 유발시키고, 따라오도록 가르치는 선생님이 계신다. 위에서 말한 내가 고2때 만났던 일본어 선생님이 그러했다. 다른 시간에 내내 자는 아이라도, 일본어 시간만 되면 그 아이는 잠에서 깨서 언제나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었다. 그것이 나는 선생님의 개인적인 능력의 차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입시학원에 매달리는 이유는 학교 선생님을 믿지 못해서가 아니라, 선생님이 아이들을 제대로 이끌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물론, 학생이 자신 스스로도 해야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선생님이 애초에 아이들을 방치한다면 흐지부지한 분위기에 아이들은 그저 그렇게 풀리고 만다. 반면에 입시학원은 서로 죽어라고 노력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누구라도 열심히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학교가 조금 더 유연하게 바뀌었으면 좋겠다. 매번 야자같은 것을 한다고 아이들을 억지로 잡아놓고, 아이들의 인생을 망치는 그런 방식이 아니라 정말 아이들에게 필요한 방식으로 교육을 해줬으면 좋겠다. 다음 세대에는 아이들보고 '이런 재미없는 방식으로밖에 너희를 가르칠 수 없어서 정말 미안하다.'라고 말하는 선생님이 줄었으면 좋겠다. 
(관련글: 바뀌어야 할 현재의 방과후 수업과 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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