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사는 이야기 노지 2019. 4. 29. 09:12
어릴 적에 나는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무리 공부를 해도 1% 상위권에 들어갈 수가 없었고, 아무리 시간을 투자해도 게임에서 남들보다 잘할 수 없었고, 아무리 운동을 해도 외모를 가꿀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어느 순간부터 어중간하게 무엇을 하다가 말아버리는 삶을 살았던 것 같다. 그 사실을 제대로 깨달은 건 고등학교 3학년 수능시험을 치렀을 때다. 나는 내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는 힘이 있고, 그저 제대로 노력만 하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 나의 착각에 불과했다. 나는 아무것도 내 두 손으로 직접 해낼 수가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목표를 낮추고, 눈을 낮추어서 오늘을 살아가는 일뿐이라는 걸 알았을 때는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 나는 소설..
일상/사는 이야기 노지 2019. 2. 23. 09:33
어제 2월 22일, 금요일은 내가 다녔던 부산 외국어대학교의 학위수여식이 있는 날이었다. 조금 길게 말하면 ‘학위수여식’이지만, 그냥 단순하게 말하면 ‘졸업식’이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대학의 졸업식이 ‘학위수여식’이라는 형태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이번에 안내 메시지를 받으며 처음 알았다. 졸업식이라고 해서 떠들썩한 분위기로 하루를 특별하게 보내는 건 나와 인연이 없는 일이라, 나는 처음에는 그냥 졸업증만 받고 집으로 돌아오려고 했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그래도 사진은 찍어야지! “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당일에 일부러 출석해서 학사복을 대여받아 사진을 찍기도 했다. 졸업식이라고 해도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다. 그래도 괜스레 졸업장을 보면서 ‘하, 정말 이 졸업장을 받는 데에 오래..
문화/독서와 기록 노지 2017. 3. 8. 07:30
노벨 평화상 수상한 달라이 라마와 투투 대주교가 나눈 이야기 어릴 때부터 어른이 된 지금까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의 첫 오프닝 노래에는 "아침에 눈을 뜨면, 지난밤이 궁금해. 오늘은 어떤 사건이 날 부를까?"라는 가사가 적혀있다. 추리 작품이라 늘 사건 사고가 발생하지만, 이 가사에서는 언제나 오늘을 흥미진진하게 기다리는 듯한 즐거운 뉘앙스가 느껴진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맞이할 새로운 사건을 기다리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 아침을 어떻게 맞이하고 있을까? 지난 밤에 쌓인 업무가 기다리는 회사에 즐거운 마음으로 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기필코 오늘은 사직서를 낸다는 마음으로 회사에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대학 개강을 하고 ..
시사/사회와 정치 노지 2015. 7. 18. 07:30
다시 돌아온 의정부고 졸업사진, 여전히 그들은 대단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비 오듯 흐르는 여름이다. 매해 방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영향으로 지구 온난화 수위가 심각해지면서 올해는 작년보다 더 더운 여름이 되었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더운 여름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는 그렇게 어리석은 일을 반복하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바보 같은 존재다. 절기상 초복이 지나면서 한국의 여름은 그 기세가 더 강해지고 있는데, 더운 여름 속에서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우리는 볼 수 있다. 이런 더운 날씨 속에서도 먹고 살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많은 노동자가 있고, 11월에 치러질 수능시험에 대비해 공부를 힘쓰는 청소년이 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이렇게 더운 여름의 열기를 넘어설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띠면서 웃음을 전하는..
시사/학교와 교육 노지 2011. 1. 28. 07:00
나를 뿌듯하게 한 우연히 들은 모교이야기 우리 대한민국은 지역주의나 학연주의가 상당히 강하다. 아마 그 누구도 이 사실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나가다가 누군가가 자신의 모교 출신을 모욕하고 있으면, 대뜸 그 사람 앞으로 다가가 '당신 뭐요?' 라고 하지 않을 사람은 드물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대로 누군가가 우리 모교를 칭찬하고 있고, 같은 모교 출신이면 어떤 입장이든 일단 기쁜 마음이 드는 것 또한 당연할 것이다. 나는 얼마전에 우연히 우리의 모교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당시에, 나는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있었다. 어쩌다 보니, 아이들 고등학교 이야기가 나오면서 나의 모교이야기가 나왔다. 듣자하니, 최근 나의 모교가 인기가 너무 좋아서, 부산에서 일부러 이 학교로 오기 위..
문화/문화와 방송 노지 2010. 9. 16. 06:46
여러분의 졸업식은 어떠셨나요? 우리가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겪는 졸업식. 여러분의 졸업식은 어떠셨나요? 저의 졸업식은 그저 평범했숩니다. 주위에서는 옷 찍고 온갖 개그짓을 하는 이상한 애들도 보였지만 말입니다. 하지만 어떠한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처럼 울거나 어떠한 감동적인 씬 같은 것은 없었습니다. 제가 남중,남고라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그러한 것들이 실제로 일어나긴 하나요? 여중,여고,공학은 어떤지 하하하. 분명 현실의 졸업식은 다 똑같이 진행되겠지요? 가끔 뉴스를 뒤흔드는 개념없는 놈들이 하는 짓을 빼면 말이지요.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애니메이션 케이온(K-ON!!) 2기가 24화를 마지막으로 끝이 났습니다. 흑흑. 앞으로 이 재미있는 애니와 멋진 노래를 새롭게 들을 수 없다는 것이 너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