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2화 완결
- 문화/문화와 방송
- 2025. 12. 1. 10:02

그동안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시리즈가 12화로 완결을 맺었다. 소설은 총 세 권으로 구성이 되어 김 부장 편, 정 대리·권 사원 편, 송 과장 편을 읽어볼 수가 있지만, 이 드라마는 스핀오프 방영 없이 오직 김 부장의 이야기로만 12화를 채워서 우리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드라마는 용두용미라면서 평소 우리가 주목을 받았던 일부 드라마가 보여준 용두사미와 같은 결말과 달리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훌륭한 드라마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으레 어떤 작품이라고 해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일부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정치색이 묻어난다고 불평하면서 드라마의 취지를 깎아내렸다.
나는 그런 요소를 블랙 코미디의 한 장면으로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딱히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장면들이 불편하다고 말한 사람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내란을 지지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 장면들은 지난 2024년 12월 3일에 벌어진 일을 비판하는 대사들이었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말할 필요가 없다.
김 부장을 찾아온 도진우


내란당을 지지하느라 불편한 사람들이 빠진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2화>는 도진우가 세차를 하는 김낙수를 찾아온 모습으로 막을 올린다. 도진우의 모습을 보고 김 부장 김낙수는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분명히 알고 왔다.'라고 확신을 하고 있었도, 도진우는 아주 은근히 김낙수를 자극했다.
결과적으로 도진우는 김낙수의 세차를 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목표로 했던 임원도 되지 못했다. 이 드라마를 1화부터 시청한 많은 사람이 궁금해했던 것 중 하나는 도진우의 임원 승진 여부였는데… 다행히? 도진우는 여전히 부장으로 남아 있었고, 김낙수가 아니라 도진우를 선택했던 백 상무마저 그 자리를 지켜냈다.
아이러니한 건 백 상무의 자리를 위협하면서 그 자리를 빼앗고자 했던 도진우를 백 상무는 버릴 수가 없었다는 점이다. 자신이 전무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도진우가 가진 그 능력이 필요했다. 비록 괘씸하기는 해도 치열한 사내 경쟁에서 살아남고자 한다면 안고 갈 수밖에 없었다. 아마 그래서 백 상무는 자리를 지킨 게 아닐까?
백정태 상무와 도진우 부장


회사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회사 방침에 충성할 수 있는 인재를 원하기 마련이다. 백 상무와 도진우 두 사람은 모두 실적을 위해서 과감히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을 쳐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김 부장은 재기할 기회를 잡기는 했어도 그는 이미 자신의 모습을 겹쳐 본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낀 탓에 냉정해질 수가 없었다.
덕분에 김 부장은 회사로 복귀해서 임원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놓쳐 버리고 말았다. 해당 장면도 드라마를 시청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었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라는 작품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것은 경쟁에서 나 혼자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함께 가야 한다는 그런 취지였다.
그래서 김 부장은 자신에게 불이익이 되더라도 조금이나마 정의로운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현실에서는 김 부장과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도 이야기 속에서는 희망을 주고자 작가가 의도했던 것이다. 덕분에 김 부장은 ACT 세차 업체로 용역 계약을 맺고 백 상무를 만나고, 도 부장을 만나고, 부하 직원들을 만난다.
절대 쉽지 않은 선택이기는 해도 먹고살기 위해서, 나를 지키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보다 나를 지키면서 살아가는 것을 선택한 그의 모습을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2화>는 마지막까지 과장되지 않은 형태로 멋지게 그렸다고 생각한다. 비록 현실은 도 부장 같은 사람을 원해도 우리는 김 부장을 희망한다.
느리더라도 천천히 가자


처음에는 꼰대 중에서도 꼰대 같은 모습을 보여준 김 부장 때문에 많은 사람이 분노하고 답답해했지만, 그것이 우리 시대가 만들었던 아버지의 현실적인 초상이라는 것을 드라마를 보면서 알 수 있었다. 처음 아버지가 되었기 때문에 아버지와 가장이라는 이름이 지닌 무게를 견디기 위해 김 부장은 그렇게 살아가야만 했다.
하지만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막상 자신의 주변을 돌아보았을 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25년 동안 일한 회사에서는 퇴출을 당해버렸을 뿐만 아니라 퇴직금은 자신의 허영심을 노린 사기꾼들에게 모두 날려 먹었다. 이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그가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은 그의 곁에 있던 가족들이다.
뭐, 현실에서는 이렇게 어려워지면 가족들도 외면하기 마련이고, 한두 번 도와준 이후 손을 떼는 게 대부분이기는 해도 드라마이기 때문에 그의 주변 사람들은 마지막까지 그를 도왔다. 덕분에 김 부장은 김낙수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고, 공황장애라는 마음의 병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들이면서 조금씩 더욱 나아졌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사람 때문에 후회하고, 상처받고, 괴로워하는 게 삶이라는 것을 보여주면서도 결국에는 사람이 살 수 있는 건 또 사람 덕분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죽는 게 더 나을 것 같은 나와 같은 사람도 결국에는 사람 덕분에 살아갈 수 있다.
아직 이 드라마를 시청하지 않았다면 꼭 한번 시청해 보기를 바란다. 넷플릭스 유저라면 언제든지 넷플릭스를 통해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다시 볼 수가 있다. 12화 마지막에 볼 수 있었던, 김 부장이 과거를 회상하다 들은 "밥 먹자~!"라는 말. 우리는 밥을 먹기 위해서 오늘도 결국 살아야만 한다.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10화 정신과 상담
매주 재미있게 보면서도 착잡한 현실 반영에 쓴웃음이 지어지는 드라마 도 이제 10화에 이르렀다. 이 드라마는 12부작으로 제작된 드라마이다 보니 완결까지 딱 2편을 남겨두고 있는데, 그 2편의
nohji.com
이 글을 공유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