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커버 하이스쿨 12화, 숨겨진 금괴보다 더 빛났던 명대사
- 문화/문화와 방송
- 2025. 3. 30. 16:48
그동안 재미있게 보았던 MBC 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이 12화로 끝을 맺었다. 이 드라마는 제목 그대로 고등학교에 언더커버로 들어간 국정원 요원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으로, 과거 일제 강점기 시절 친일파가 몰래 빼돌린 고종 황제의 금괴를 되찾고자 하는 비현실적인 이야기를 메인으로 다루고 있었다.
친일파 출신 이사장이 세운 학교 내부에 숨겨진 고종 황제의 막대한 금괴는 평범하게 숨겨져 있는 게 아니라 학교에 전해져 내려오는 괴담 속에 숨겨져 있었다. 이 괴담을 추리하는 과정도 나름 흥미로웠지만, 금괴를 차지하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경쟁과 대립을 하는 학교 이사장과 국정원의 모습도 재밌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29일)을 맞아 방영된 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 12화>에서는 마침내 그 금괴를 발견한 주인공 정해성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금괴는 생각지 못한 장소에 숨겨져 있었다 보니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왔다. 하지만 금괴보다 더 값지고 빛난 모습은 선생님 오수아가 던진 대사들에 있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차별하고 경쟁을 시키면서 학생들 간의 인격과 존엄성을 짓밟는 이사장에게 대항하기 위해서 작은 대자보를 붙였다. 마치 우리 대학생들이 박근혜 정부 시절 "안녕하십니까?"라는 말로 시작했던 그 대자보가 떠올랐다. 지금도 윤석열 정부에 대항하기 위해서 다수의 힘없는 학생들이 얼마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가.
물론, 자칭 계몽되었다고 주장하는 비리의 끄나풀 같은 세력들이 가짜 뉴스를 바탕으로 목소리를 높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리 대학가에서는 방학이 끝나기 전에, 개학을 맞이한 초기에 극우 세력들이 학교로 난입해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 학생들을 향해 삿대질을 하면서 폭력을 서슴지 않았다. 마치 서부 지법에서 일으켰던 폭동처럼.
과거 자유 민주주의를 무엇보다 억압했던 군부 독재 시절의 백골단을 자칭하는 극우 세력들은 입으로 자유 민주주의를 말하면서 행동은 누구보다 자유 민주주의와 떨어진 행동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북한처럼 변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을 중심으로 누구보다 폭력을 쓰고 있다.
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에서 오수아는 "계란으로 바위 치기? 그 바위 부서질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라며 자신을 비웃는 이사장에게 목소리를 높였다. 이 모습은 과거 영화 <변호인>에서 임시완이 했던 "바위는 죽은 거지만 계란을 살아 있는 기라고, 계란은 살아서 바위를 넘는다는 말 모르십니까?"라는 대사가 떠올렸다.
우리 한국이라는 나라에 한정하지 않고, 우리 한반도에 있었던 조선이라는 나라에서도 그렇다. 항상 기득권의 허영심과 욕심으로 나라에 위기가 찾아왔고, 그 위기 때마다 나라를 위해서 들고일어났던 건 이름조차 없었던 가장 약한 민중들이었다. 하지만 나라를 되찾고 나니 적의 앞잡이 노릇을 했던 자들이 돌아와 민중을 억압했다.
한국은 그런 역사가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다. 너무나 잔혹했던 독재 시절 동안 많은 이의 희생을 발판으로 민주주의를 일궜더니, 이제는 민주주의 운동을 했던 사람들을 빨갱이라 모욕하고 독재를 추종하는 세력을 자유 민주주의 세력이라고 주장한다. 그 독재 시절의 망언이 다시금 2024년을 맞아 부활해 2025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서 나라를 되찾았더니 친일파가 나라를 차지했고, 독재 정부를 타파하고 민주 정부를 일궜더니 독재 정부 출신이 나라를 차지했다. 이 과정에서 희생되는 건 항상 다수의 힘없는 약자인 우리였다. 지금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으로 우리 서민들이 얼마나 큰 고통을 겪고 있는가. 그들은 이런 고통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병문고라는 작은 나라의 독재자였던 이사장의 횡포에 맞선 학생들이 "물러나야 할 건 이사장님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외치며 스스로 바른 길을 찾을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에 학생들은 이사장의 횡포에 괴로워했고, 차별이 가득한 환경 속에서 상처를 받았다. 이는 어찌 본다면 오늘날 우리 한국의 모습이지 않을까?
물러나야 하는 것은 비상계엄을 일으킨 이후 지금까지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다. 나는 MBC 드라마 <언더커버 하이스쿨 12화>의 대사들이 숨겨진 금괴보다 더 빛났던 이유는 우리의 현실을 잘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은 드라마 마지막 12화를 어떻게 보았는지 궁금하다.
한번 고민해보자.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어떤 판결을 내리는 것이 가장 합당한 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본다면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시간
- 금, 토 오후 9:50 (2025-02-21~2025-03-29)
- 출연
- 서강준, 진기주, 김신록
- 채널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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