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주연 소설 원작 영화 댓글부대가 남긴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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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과거 재미있게 읽은 장강명 작가의 소설 <댓글부대>가 손석구 배우를 주연으로 한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이후 영화의 개막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지난 수요일(27일)을 맞아 막을 올린 영화 <댓글부대>를 보기 위해서 영화관을 찾았는데, 영화 <댓글부대>는 시작 장면부터 마지막까지 흥미롭게 지켜볼 수 있었다.

 

 물론, 이 작품은 열혈 형사가 범인을 쫓아 "나쁜 녀석은 맞아야지!"라며 주먹을 휘두르는 작품은 아니기 때문에 시원한 액션은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여론 조작단에 의해 한순간에 무너진 기자 손석구가 대기업 만전이 운영하고 있다는 여론 조작단의 실체를 조사하는 과정은 흐름이 빠르지 않았지만, 좀처럼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영화 <댓글부대>는 "완전한 거짓말과 진실보다 거짓말이 섞인 진실이 더 진실 같다."라는 대사 그대로 우리가 현실에서 실제로 겪어 보았을 이야기가 그려진다. 영화 속에서 손석구가 만난 익명의 제보자가 자신이 어떻게 여론 조작을 했었는지 상세히 말하는 장면에서 소름이 돋았다. 왜냐하면, 실제로 그런 일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댓글부대 중에서

 영화 <댓글부대>에서 모 기업에서 돈을 받고 김성철, 김동휘, 홍경 세 사람이 첫 번째로 한 작업은 소위 말하는 간접 PPL 형태로 제품을 홍보하는 일이었다. 사람들은 노골적으로 '광고입니다.'라는 타이틀을 붙여서 홍보하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어떤 셀럽이 사용하는 제품에 열광하는 법이다. 그것을 그들은 한 개의 짤로 완성시켰다.

 

 그러한 광고 형태는 블로그로 시작해 지금은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다양한 SNS 매체에서 활용되고 있다. 여러 기업이 유명 인플루언서와 연예인들에게 제품을 협찬해서 직간접적으로 자사 제품을 노출되도록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리고 영화 <댓글부대>에서 볼 수 있는 세 사람의 자취방에 비친 가구와 게임도 모두 간접 광고였다.

 

 찡뻤킹, 찻탓캇, 팹택이라는 닉네임으로 소위 말하는 어그로 끌기를 통한 여론 조작에 나선 세 사람은 어떤 사람으로부터 테스트 형식의 과제를 하나 받는다. 그 과제는 사실 적시 명예훼손법 폐지 1인 시위를 하는 사람을 막는 일이었는데, 그 사람을 막기 위해서 그들은 직접 1인 시위자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그의 가족을 간접 공격했다.

 

댓글부대 중에서

 간접 공격을 당한 가족은 자신이 그 어그로의 대상이 되었을 때는 설마 그런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원작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영화 <댓글부대>를 본 사람들은 그 비극에 놀란 것만 아니라 그 이후에 밝혀진 반전에 더 놀랐을 것이다. 이 영화는 아주 치밀한 거짓말로 관객의 어그로를 끌었다.

 

 덕분에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 관객은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인지 모르게 했다. 손석구가 무려 두 번이나 당한 이후에 비로소 진짜 찾아낸 진실이라고 생각한 그 장면도 과연 진실인지 거짓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저 우리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거짓에 진실이 있고, 진실에 거짓이 있기에 그것은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영화 <댓글부대> 마지막은 손석구가 자신이 당했던 방법을 이용해서 그대로 역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영화는 열린 결말로 끝을 맺었기 때문에 우리가 <범죄도시>에서 볼 수 있는 마동석 같은 형사가 "니들은 좀 맞아야 해."라며 범죄자를 벌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영화 <댓글부대>에서 볼 수 있는 범죄는 실체 없는 범죄였다.

 

댓글부대 포스터

 오늘날 우리는 소위 말하는 '사이버렉카'로 불리는 사람들을 통해서 진실인지 거짓인지 확신할 수 없는 정보에 휘둘리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유튜브 사이버렉카의 말만 믿고 잘못된 판단을 하기도 하고, 고도로 발전된 AI 기술을 활용한 어그로에 자신이 애써 모았던 재산을 모두 잃어버리기도 한다. 이 모든 사건들이 우리의 현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 <댓글부대>에서 볼 수 있는 실체 없는 댓글부대에 공포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비록 손석구가 주연이라고 해도 시원한 액션은 없었지만, 평범한 액션 이상으로 스릴감 넘치는 이야기를 영화 <댓글부대>를 통해 감상할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영화만 아니라 원작 소설 <댓글부대>를 읽어 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다.

 

 영화 <댓글부대>에서 기자를 맡은 배우가 손석구였기 때문에 어쩌면 영화는 더 강한 몰입력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 영화를 보고 영화관을 나설 때 가슴에 품을 수 있는 메시지는 딱 하나다. 오늘 우리가 SNS 게시물과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물에서 볼 수 있는 그 글은 과연 진실일까? 거짓일까?…라는 믿을 수 없는 의심과 불안.

 

 
댓글부대
실력 있지만 허세 가득한 사회부 기자 ‘임상진’  대기업 ‘만전’의 비리를 취재하지만 오보로 판명되며 정직당한다.  “기자님 기사 오보 아니었어요. 다 저희들이 만든 수법이에요”  그러던 어느 날, 의문의 제보자가 찾아온다.  자신을 온라인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댓글부대, 일명 ‘팀알렙’의 멤버라고 소개한 제보자는  돈만 주면 진실도 거짓으로, 거짓도 진실로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  “불법은 아니에요. 합법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제보, 어디부터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인가? 
평점
9.5 (2024.03.27 개봉)
감독
안국진
출연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

 

 

댓글부대, 소설을 다 읽은 후에 소름이 돋았다

이 소설은 허구다. 하지만 허구라고 마냥 말할 수 없어 무서웠다. 지금 한창 인터넷에 박원순 서울 시장에게 악플을 지속해서 달았던 강남구청의 댓글 부대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박원순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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