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21회에서 그려진 장현과 길채의 애틋한 재회 결말
- 문화/문화와 방송
- 2023. 11. 19. 10:43
그동안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연인>이 제21회를 마지막으로 끝을 맺었다. MBC의 사극 드라마는 시청률 경쟁에서 승리한 적이 거의 없었다 보니 드라마 <연인>도 처음에는 우려 섞인 시선이 많았다. 더욱이 드라마 <연인>이 방영될 때는 SBS에서 인기 몰이를 하던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가 방영되고 있었다.
시청률 경쟁력에서 불리하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연인>의 주연을 연기하는 남궁민은 자신 있다고 말하면서 드라마 <연인>을 최고의 드라마로 만드는 데에 일조했다. 드라마 <연인>의 시나리오는 평이한 수준에 불과했지만, 주연을 맡은 남궁민의 연기가 드라마의 수준을 끌어올렸다는 것이 드라마를 시청한 사람들의 공통된 견해다.
하지만 나는 드라마 <연인>의 시나리오도 나쁘지 않았고, 남자 주인공 이장현을 연기한 남궁민과 함께 여자 주인공 유길채를 연기한 안은진을 비롯한 조연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제작진과 함께 똘똘 뭉쳐 자신의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에 드라마 <연인>은 방송 연장까지 되면서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드라마 <연인>에서 이장현의 선택은 현실적인 선택과 거리가 멀었지만, 이장현의 선택 덕분에 우리는 드라마 <연인>을 통해서 낭만을 느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누가 보더라도 망해가는 조선을 선택하는 것보다 청나라에서 각화와 함께 지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지만, 이장현은 평소의 자신이 하지 않을 선택을 마지막까지 고수했다.
그래서 우리는 드라마 <연인>에서 그려지는 이장현과 유길채 두 사람의 사랑을 애틋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 <연인>은 20회와 21회 마지막 두 편을 통해서 이장현과 유길채 두 사람의 운명을 더욱 극적으로 그렸다. 나라를 위하는 것이 아님에도 나라를 위한다고 주장하는 조선의 선비들의 어리석은 행동과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아들마저 역도로 몰았던 왕 인조. 이들의 모습과 이장현의 선택은 너무나 대비되었기 때문에 돋보였다.
누구보다 사람을 생각했던 이장현의 선택은 어리석었지만 올바른 선택이었다. 주변 사람이 아무리 모함을 하고 목숨을 위험해도 이장현은 조선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약속한 포로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청나라로 넘어가 권세를 누리면서 살아갈 수 있는 길을 포기하는 대신 사랑을 선택했다. 참, 어리석고 멋진 인물이었다.
이장현에 미치지 못하는 모질이 캐릭터인 남연준은 마지막에 이르러 후회하기는 했지만, 그는 사리분별이 어두워 사람을 보지 못한 채 이상만을 바라보는 어리석은 인물이었다. 남연준 덕분에 이장현이 가진 캐릭터의 매력은 더욱 부각이 되었고, 독자는 마지막까지 자신보다 주변 사람을 먼저 챙긴 이장현이 꼭 행복할 수 있기를 바랐다.
한국 드라마의 흔한 클리셰 중 하나인 기억 상실과 기억을 찾는 일이 마지막에 재차 반복되기는 했지만, 최종적으로 이장현과 유길채는 서로를 그리는 마음 하나로 재회해 뜨거운 포옹을 나누게 된다. 이장현이 길채를 기억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길채가 이장현을 발견해 "너의 이름은?"이라고 묻는 대신 그냥 곁에 있는 모습이 좋았다.
덕분에 독자는 결말이 어떻게 될지 충분히 예상이 되면서도 드라마 <연인 21회> 마지막 장면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두 번 보고 싶은 드라마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정도는 아주 매력적인 드라마는 분명했다. 완결을 기다리면서 드라마를 보지 않고 있었다면, 꼭 드라마 <연인>을 한 차례 정주행할 수 있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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