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박보영 주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 문화/문화와 방송
- 2023. 11. 11. 09:16
요즘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박보영 주연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드라마는 제목 그대로 정신병동에서 일하게 된 간호사 박보영이 정신병동에서 특별한 환자들을 만나는 이야기로, 오늘날 우리 사회 문제 중 하나로 대두되는 정신병을 앓는 환자들을 다루는 점에서 흥미가 생겼다.
정신병이라고 해서 아동성착취범이나 조현병, 사이코패스 같은 병을 앓으면서 사람들을 해치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니다. 정신병에는 우리가 잘 아는 불면증과 우울증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잘 모르는 질환도 많았는데,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고 해도 여전히 사람들이 가진 정신병에 대한 편견을 이 드라마는 철저히 무너뜨린다.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1화>에서 내과에서 정신병동으로 옮겨 처음으로 정신병 환자들을 마주하게 된 박보영은 첫날부터 환자에게 뺨을 맞는 등 크고 작은 고초를 겪는다. 이 과정에서 박보영은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의문을 가지기도 하고, 저런 사람도 정신병을 앓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1화>에서 박보영이 과거 과외 선생님이었던 현직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 나누는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정다은(박보영) : 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아픈 거예요?
황여환(장률) : 뭔가를 넘치게 가졌다고 해서 정신병에 안 걸리나? 반대로 뭔가 부족하면 정신병에 걸리고?
박보용 : 아니, 뭐, 그거는 아니지만….
장률 : 아프다고 했을 때마다 그런 말을 들었을 거야. 너 같은 애가 도대체 뭐가 부족해서 아프냐고. 정신과는 마음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오는 데야. 뼈 부러지면 정형외과 가고, 감기 걸리면 내과 가는 거하고 똑같아. 누구나 언제든 약해질 수 있는 거니까.
마음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오는 곳이 바로 정신과라는 말에 적지 않은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사실 우리는 이 사실을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여전히 부모님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네가 나약해서 그렇다. 그건 병이 아니다. 그건 모자란 거다." 같은 말을 듣다 보니 마음이 아플 때 좀처럼 아프다고 말하지 못한다.
혼자 끙끙 앓다가 결국 마약이나 술, 담배 등에 중독되어 자신을 스스로 망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문제는 자기 혼자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주변 사람에게도 피해를 입힌다는 점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었던 묻지 마 범죄와 음주 운전 사고도 일종의 정신병을 앓는 사람들이 자신과 타인에게 피해를 입힌 사건이다.
그런 사람들은 특이한 경우가 아니다. 우리가 모를 뿐이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의 모습이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나는 우울증을 심하게 앓았던 적이 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아직도 앓고 있다.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에 걸리는 것처럼 마음이 힘들면 우울증이 다시 찾아온다.
우울증 증상이 찾아올 때마다 나는 심각한 수준으로 살아가고 싶은 의욕을 잃어버리고,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번아웃 증후군에 시달리며 숨 쉬는 지금 이 순간을 괴로워한다. 나는 어릴 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잠이 들었을 때 편한 죽음을 맞이하고 싶은 것이 하나의 버킷리스트일 만큼 절대 완치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아픔을 종종 겪어도 나는 여전히 살아있다. 살아있는 일이 즐겁고 설레고 행복해서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죽지 못해 살아있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밖에 되지 않지만, 나는 오늘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고 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살다 보니 33년을 살아올 수 있었다.
33년이라는 시간을 살아오는 동안 죽고 싶었던 적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고, 내 마음의 병을 알지 못했을 때는 내가 어떻게 되는 건 아닌가 싶어 무서웠던 적도 많았다. 하지만 정신과를 다니면서 상담을 받은 이후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을 돌아보기 시작한 이후 나는 많이 나아질 수 있었다. 마음의 병에도 시간이 필요했다.
이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지만, 드라마를 본다면 이야기가 무척 따뜻해 시청자가 자신도 모르게 마음의 상처를 토닥여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정신병동에서 일하게 된 주인공 박보영이 마주하는 정신병동 환자들의 상처와 그들을 통해 마주하는 자신의 상처는 곧 우리의 상처였으니까.
늘 잘 살아야 한다,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남들만큼은 행복해야 한다며 강박증을 가지고 살다 보니 애정 결핍, 데이트 폭행, 가정 폭행, 학교 폭력 등 크고 작은 범죄에 노출되는 우리에게 드라마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는 꼭 필요한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부디 이 드라마를 통해 상처 입은 내 마음을 위로할 수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내가 우울증 증상을 겪을 때 힘이 되어준 책을 읽고 적은 후기를 아래에 남겨 놓았으니, 관심이 있다면 아래의 글을 한 차례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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