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마우스 16회 박창호와 최도하의 예상 밖 반전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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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을 심판하는 데에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누군가 그렇게 묻는다면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이 '정의'라고 답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가 말하는 정의는 늘 의로운 일을 추구하는 일이고, 악을 심판하면서 항상 악보다 정의가 더 강해 악으로부터 피해를 입은 약자들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악이 저지른 만큼의 벌을 받도록 하는 심판에 가깝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본다면 그런 정의로운 이야기는 생각보다 쉽게 사회에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얼마 전에 일어나 끔찍한 역무원 살인 사건도 그 정의로운 이야기 그대로 되었다면 가해자는 이미 법적 구속을 받아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했다. 그런데 현실은 불구속 상태의 가해자가 피해자를 살해하고 말았다.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는 이러한 모습을 얼마든지 볼 수 있다. 현실은 절대 정의로울 수가 없기 때문에 우리는 이야기에서 정의가 악을 이기는 모습을 보면서 현실에서 충족할 수 없는 정의로움을 만끽한다. 한참 동안 많은 사람의 이목을 사로잡으면서 방영되었던 드라마 <빅마우스>는 바로 그렇게 정의로움을 내세우는 드라마로 보였다.

 

 지난 16일(금)에 방영된 드라마 <빅마우스 15회>까지만 보더라도 우리는 빅마우스 박창호가 최도하 시장을 상대로 편법 없이 법과 정의만으로 이길 수 있을 듯이 보였다. 하지만 막상 공개된 드라마 <빅마우스 16회>에서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건 편법 없이 법과 정의만으로 승부를 했을 때도 박창호는 최도하의 벽을 끝내 넘어서지 못했다.

 

빅마우스 16회 중에서

 과거 우리가 재미있게 보았던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리즈를 보더라도 주단태를 비롯한 악역들에게 법으로 심판을 가해도 그들은 법의 허점을 이용해서 혹은 자신이 가진 부와 권력을 이용해서 미꾸라지처럼 빠져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결국 그들을 최종적으로 심판한 건 법이 아니라 복수를 하기 위해 움직인 이들의 또 다른 악이었다.

 

 정의는 악을 이기지 못한다. 정의가 악을 이긴다는 것은 전래동화나 판타지 소설에서나 그려지는 결말일 뿐이다. 우리가 읽는 소설과 보는 드라마에 현실성의 요소를 진하게 넣으면 넣을수록 정의는 악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악을 이기는 것은 더 강한 악이 되어 악을 이긴 이후 스스로 정의를 자처하는 수밖에 없다. 정의는 승자의 역사이니까.

 

 드라마 <빅마우스 16회>에서 편법 없이 오로지 법과 정의만으로 승부했던 박창호는 최도하에게 패배를 하고 말았다. 단순히 최도하에게 졌을 뿐만 아니라 최도하의 뒤를 조사하다 방사능 오염수에 노출된 자신의 가장 사랑하는 아내 고미호를 잃으면서 큰 상실감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상실감에 빠져 있기에는 눈앞에 그 최도하가 있었다.

 

 그래서 박창호가 선택한 것은 변호사 박창호도, 구천시장 후보 박창호도 아닌, 빅마우스 박창호였다. 그는 빅마우스로서 가진 힘을 활용해서 최도하에게 미호가 겪은 것과 똑같은 고통을 안겨주면서 마침내 최도하를 이기게 된다. 이것은 전쟁에서는 대의와 명분이 아니라 결과가 중요하다는 것을 무엇보다 잘 보여준 단면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빅마우스 16회 중에서

 박창호와 최도하가 벌인 것은 단순한 싸움이 아니라 서로의 생존을 건 전쟁이었다. 그 전쟁에 있어 박창호는 최대한 편법 없이 법과 정의로 대항하려고 했지만, 각종 편법을 사용해 사람의 목숨을 우습게 여기는 최도하를 당해낼 수가 없었다. 결국,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소시민 박창호는 빅마우스 박창호가 되어 똑같은 무기로 싸우는 것을 선택했다.

 

 그 결과가 드라마 <빅마우스 16회>에서 그려진 최도하의 마지막 장면으로 그려지면서 드라마를 보는 많은 사람이 '헐, 진짜 이렇게 끝나냐? 드라마가 무슨 이렇게 허무해?'라며 날 선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이렇게 끝을 맺지 않고 박창호가 그래도 편법 없이 법과 정의로 대항해 승리를 거두는 것을 기대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너무나도 커다란 악을 이기는 데에는 법과 정의로 한계가 있었다. 그 커다란 악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본인도 악이 될 수밖에 없었고, 하나의 커다란 악을 물리치기 위해서 필요에 따라 다른 악과 손을 잡을 필요도 있었다. 빅마우스 박창호가 마지막까지 손을 잡았던 인물은 바로 우정일보 대표 공지훈으로, 그는 나름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드라마 <빅마우스 16회> 마지막을 본다면 박창호는 최도하에게 이렇게 말한다.

 "법이 왜 생겼는지 알아? 사람들끼리 서로 죽이는 게 두려우니까. 사람 살리겠다고 만든 게 법이야. 넌 법이 필요 없다며? 잘 가라."

 

 정말 해당 장면을 보면서 얼마나 소름이 돋았는지 모른다. 박창호가 완전히 악이 되는 것을 선택했어도 정도를 벗어나는 일 없이 빅마우스로 지내는 박창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드라마 <빅마우스>는 막을 내리게 된다. 고미호가 마지막까지 바랬던 좋은 빅마우스가 되는 것을 선택한 박창호는 앞으로 남은 시간을 어떻게 살아가게 될까?

 

 그것은 드라마를 본 우리 시청자들의 자유로운 상상의 몫으로 남겨졌다. 비록 용두사미라는 평이 있기는 했어도 '빅마우스'의 정체를 파악하는 데에 소요한 흥미진진한 시간은 무척 재밌었고, 결국은 모두의 예상대로 빅마우스=박창호 공식이 성립되면서 드라마는 나름 유종의 미를 거두었다고 생각한다. 드라마를 보는 동안 아주 즐거웠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한다면… 인생은 공지훈처럼!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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