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임호산 흥부암에서 바라본 김해 평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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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서 어머니와 함께 오랜만에 집의 뒤에 있는 임호산 흥부암에 가보기로 했다. 부처님 오신 날에 간 건 아니고 어디까지 조금 여유가 있는 평일 아침에 잠깐 산책 삼아서 산을 오르게 되었는데, 오랜만에 오르는 임호산 흥부암으로 가는 길은 역시 너무나 가파르다 보니 걸어서 올라가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 김해 임호산을 오르면서 볼 수 있는 풍경

 

 하지만 천천히 올라가면서 볼 수 있는 풍경은 역시 너무나 좋았다. 내가 사는 곳은 뒤가 바로 산이 있는 데다가 사찰 흥부암이 있기 때문에 앞에 지나치게 높은 건물은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조금만 올라가도 탁 트인 풍경을 볼 수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저기는 논밭이거나 빈 공터였는데, 10년 만에 이렇게 큰 도시처럼 바뀌어버렸다.

 

▲ 김해 임호산 흥부암의 모습

 

 비록 내려다볼 수 있는 김해의 모습은 많이 바뀌었다고 해도 흥부암은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다. 건물의 유지 보수는 꾸준히 해오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건물 자체는 바뀌는 일 없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같은 모습으로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올랐던 당일이 부처님 오신 날은 아니어도 며칠 남지 않았다 보니 제법 사람이 많았다.

 

 그리고 이곳에서 바라볼 수 있는 김해의 풍경은… 솔직히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내가 아래에 첨부한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올라서 보는 것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당일 날씨가 파란 하늘을 가지고 있는 초여름 날씨였기 때문에 산행을 하는 것도 크게 덥지 않아서 좋았고, 날씨가 깨끗하다 보니 하늘이 탁 트여서 멀리까지 잘 보였다.

 

▲ 김해 임호산에서 내려다본 풍경

 

 이렇게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바라볼 수 있는 김해의 모습은 도심 속에서 바라보는 번잡한 모습과 색다른 운치가 있었다. 괜스레 내가 사는 도시 김해가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저 많고 많은 건물 중에서 내 건물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자괴감이 들어 쓴웃음이 지어지기도 했다. 저기 땅 한 개만 사뒀어도… 하아.

 

 어머니가 기도를 올리시는 동안 나는 흥부암에서 바라볼 수 있는 풍경을 보며 그런 저런 생각을 많이 했다. 사람의 인생이라는 건 언제나 선택의 연속이고, 그 선택을 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깨어 있어야 하고 똑똑해야 한다고 말한다. 만약 내가 조금만 더 일찍 경제를 알게 되어 내가 가진 돈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확 트인 풍경을 보면서 속이 뻥 뚫리는 것 같기는 해도 또 그렇게 잠시 지금까지 살아온 내 인생을 돌아볼 수밖에 없게 되는 그런 시간이었다. 나는 임호산의 흥부암에 올라서 바라볼 수 있는 경치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는데, 어머니께서는 이까지 왔으면 정상까지는 한번 올라가 봐야 한다면서 한사코 산을 오르자고 하셔서 결국 오르기로 했다.

 

▲ 김해 임호산의 팔각정

 

 임호산의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은 몇 가지가 있는데, 어머니와 나는 가파른 길로 올라가는 게 아니라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에둘러 가는 길을 선택했다. 위에서 첨부한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처음에는 그냥 둘레길을 걷는 듯한 느낌으로 편하게 걸을 수 있는데, 종종 만나는 오르막길이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게 하며 체력을 소비하게 했다.

 

 그리고 마침내 임호산 정상이 다가오면 팔각정을 볼 수 있다. 해당 팔각정은 2008년에 NH 농협은행 김해시지부가 기증한 것으로, 나는 해당 팔각정이 세워질 때나 혹은 세워진 이후에 단 한 차례도 임호산 정상을 올라본 적이 없어서 이번에 처음 팔각정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어릴 적에는 팔각정 없이 어느 산이나 마찬가지로 바위들 뿐이었다.

 

 그렇게 10년 하고도 더 넘는 세월이 흐른 뒤 임호산 정상에 올라서서 바라볼 수 있는 김해의 모습은… 참,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경치를 바라보며 정상에 오르느라 가빨라진 숨을 고를 수 있었다. 나는 내 체력이 솔직히 이제는 산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자전거를 꾸준히 탄 덕분에 생각보다 체력이 있어서 놀랐다.

 

 만약 김해를 찾을 일이 있다면 경전철을 타고 봉황역(김해 버스 터미널)에 가까워졌을 때 올려다볼 수 있는 임호산 흥부암의 모습에 '와, 저런 곳이 있어?'라며 놀라지만 말고, 꼭 한번 김해의 얼굴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임호산 흥부암에 올라 김해의 넓은 평야를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분명히 후회하지 않는 값진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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