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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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누구나 꿈을 꾸면서 살아간다. ‘나는 꿈을 잘 꾸지 않아.’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 꿈을 기억하지 못할 뿐, 우리의 뇌는 우리가 자고 있을 때도 꾸준히 움직이면서 우리가 보낸 하루 동안 있었던 일들을 차곡차곡 정리한다. 때때로 그 과정을 우리는 꿈이라는 형태로 겪는다.


 아마 어떤 일을 하다가 잠이 들면 꿈 속에서도 그 일과 관련된 일을 하거나 정리하는 꿈을 꾼 적이 더러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 같은 경우에는 항상 잠자기 전에 20~30분 책을 읽고 나서 자다 보니 꿈에서도 책을 읽거나 책에서 읽은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보는 경우가 많아 제법 재밌었다.


 아이러니하게 꿈은 늘 좋은 꿈만 있는 게 아니다. 이왕이면 좋은 꿈을 꾸면서 달콤한 기분을 맛보거나 예지몽을 꾸면서 이번 주에 추첨할 로또 번호라고 알고 싶은 게 솔직한 욕심이다. 그런데  우리가 꾸는 꿈에는 그런 좋은 꿈만 아니라 ‘악몽’이라는 꿈도 있어서 간혹 우리는 괴로워하며 눈을 뜬다.


 나는 오랜 시간이 지났어도 여전히 때때로 학교 폭력을 당했던 그 시절의 꿈을 꿀 때가 있다. 꿈에서나 꿈에서 깼을 때나 나는 “빌어먹을 자식 죽여버리겠어.”라고 중얼거린다. 내가 살아가면서 조금 자신을 잃어버리거나 주눅이 들 때마다 꾸게 되는 안 좋은 꿈 중 하나다. 참, 이때의 기분은 그렇다.


 오늘 이렇게 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번에 만난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라는 책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라는 제목의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꿈을 판매하는 꿈 백화점을 무대로 하고 있다. 그 꿈 백화점을 찾는 사람들은 다양한 종류의 꿈을 구매한다. 그리고 꿈을 구매한 사람들은 꿈을 꾸면서 자신이 무의식적으로 바라는 것에 대해 용기를 얻거나 때로는 괴로워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구매하는 꿈은 두근거리는 첫 사랑의 꿈 혹은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희망찬 꿈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을 구매한다.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을 꾼 사람들은 악몽에 가까운 그 꿈을 꾸면서 괴로워하며 아침에 일어났을 때 욕을 자신도 모르게 해버린다. 마치 내가 학교 폭력에 괴로워하던 시절의 꿈을 꾸다가 아침에 일어나 “빌어먹을 녀석, 죽여버리고 싶어.”라고 중얼거리는 것과 마찬가지인 행위다.


 그런데 해괴한 건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을 꾸는 사람들은 자신이 스스로 그 꿈을 구매했다는 거다. 소설 속에서 그 사람들은 “환불을 해달라.”라고 요청하지만,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상품은 전액 후불제로 꿈을 꾼 이후 느끼는 감정의 일부를 대가로 치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사장은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을 꾼 이후 불평하는 사람들을 향해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괴롭다면 더는 같은 꿈을 꾸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달러구트 사장이 말한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의 의미를 곱씹는다.


 달러구트 사장과 손님들의 대화를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꿈 속에서 싫은 일을 다시 겪는 게 얼마나 불쾌한지 아세요? 꿈에서라도 좋은 일만 일어나면 좋겠다구요."

진절머리가 나는 듯 몸을 부르르 떨며 얘기하는 여자 손님을 달러구트가 나서서 부드럽게 달래기 시작했다.

"정말 싫은 기억이기만 할까요?" 손님들이 일제리 달러구트를 바라봤다. 또 무슨 얘기를 하나 어디 한 번 두고 보자는 표정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거꾸로 생각하면 온 힘을 다해 어려움을 헤쳐 나가던 때일지도 모르죠. 이미 지나온 이상,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다라 달라지는 법이랍니다. 그런 시간을 지나 이렇게 건재하게 살고 있다는 것이야말로 손님들께서 강하다는 증거 아니겠습니까?"

사람들은 찻잔에 남아 있는 차를 마시며 달러구트의 말을 곱씹었다.

"하긴, 모든 심리 치료는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시작한다는 말도 있으니까, 영 일리가 없지는 않은 것 같네요." 체크무늬 잠옷을 입은 여자 손님이 얘기하자, 동의하는 몇몇 손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달러구트 사장의 말대로 우리가 너무나 괴로웠던 그 시절은 어떻게 해서라도 하루를 버텨내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던 시절일 수도 있다. 물론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서 너무나 비참하고 괴로웠던 그 시절을 마주하는 건 힘들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든 마주하지 않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지금 내 주변에는 나를 지독하게 괴롭히던 녀석들이 없다. 그런데도 괜스레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가면 마음 한켠에 초조함을 느끼면서 ‘시비가 붙으면 어떡하지?’라며 걱정할 필요가 없는데도 그런 걱정을 하다 보면 또 사람은 관계가 꼬이기 마련이다. 그러한 사실을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체감했다.


 하지만 나는 아직 그 트라우마를 다 극복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대학에서 어느 정도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서 일본 홈스테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한일 대학생 관광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인턴십 프로그램에도 참여했지만, 나는 여전히 사람이 낯설고 서툴어서 힘들었다.


 그래도 나 스스로는 괄목할 만한 성장었다고 생각한다. 예전의 나였다면 절대로 나는 그런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사람과 얽히며 함께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을 하지 않았을 거다. 절대 누군가와 함께 팀 프로젝트를 하면서 책임을 져야 하는 입장에 서는 것을 절대로 하지 않았을 거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서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을 구매한 사람들도 그랬다. 책에서 다루어진 꿈을 구매한 사람들은 그 꿈을 통해 괴로워하는 것만 아니라, “그래. 난 이 시절도 훌륭히 이겨냈어. 나는 대단한 사람이야!”라며 자신을 격려하며 결국에는 트라우마를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해냈다.


 그 결과 그들이 구매한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의 대가로 자신감과 자부심이라는 두 감정의 일부를 달러구트 꿈 백화점에 지불할 수 있었다. 우리 모두가 바라는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은 그렇게 스스로를 긍정하는 데에서 시작한다는 것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늘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가?


띵똥.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의 대가로 '자신감'이 대량 도착했습니다.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의 대가로 '자부심'이 대량 도착했습니다.


 나는 여전히 때때로 어린 시절에 트라우마로 남아버리고 만 사건들을 꿈으로 꿀 때가 있다. 그 꿈을 꾼 때를 생각해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나 스스로 조금 약해져 있을 때가 많았다. 어쩌면, 내가 괴로운 그 꿈을 꾼 것은 무의식적으로 내가 나를 다독여주기 위해서 나를 다시 일으켜세우기 위한 대책이 아니었을까?


 이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이라는 작품은 꿈을 판매하는 백화점을 판타지 세계를 무대로 하여 현실에서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누군가는 첫사랑에 대한 설렘을 느낄 수 있는 꿈을 구매하고, 누군가는 지나간 연인에 대한 꿈을 구매하고, 누군가는 트라우마 극복을 위한 꿈을 구매한다.


 당신은 어떤 꿈을 구매하고 싶은가? 당신이 무심코 바랄 것 같은 꿈은 무엇일까? 지금 기회가 닿는다면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을 통해 꿈을 소재로 사람들의 마음을 살피는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쩌면 이 책이 오늘부터 좋은 꿈을 꿀 수 있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음, 그래도 이번주 로또 당첨 번호 꿈을 꾸고 싶네. 아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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