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의 추억과 열정을 담은 슬램덩크 일러스트 화집
- 문화/독서와 기록
- 2020. 8. 1. 09:22
“농구 좋아하세요?”라는 질문은 한때 나와 같은 90년생에게 가슴을 설레게 하는 말이었다. 우리가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본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는 채소연이라는 여학생에게 받은 “농구 좋아하세요?”라는 질문 하나에 농구를 하기 시작하며 정말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었다.
강백호는 위기의 순간에 히로인을 구하는 용사 같은 인물은 아니었다. 그저 천방지축 사고를 치고 다니는 불량배에 불과했지만, 농구를 하기 시작하면서 강백호는 조금씩 변했다. 처음에는 소연이의 마음에 들고 싶어서 시작했을 뿐인 농구가 어느 순간 자신에게 너무나 소중한 것이 되어 있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통해 볼 수 있는 농구 초보자 강백호가 나날이 기술을 익히면서 성장해나가는 모습은 많은 사람을 두근거리게 했다. 단순히 꿈을 좇아서 열심히 노력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마주하며 자신의 볼을 스스로 꼬집으면서 기합을 넣는 모습은 열정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시대가 지나도 여전히 세대 불문 성별 불문하고 많은 사랑을 받는 <슬램덩크>. 이번에 <슬램덩크> 일러스트 화집이 발매되어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이 일러스트 화집에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은 이노우에 타케히코의 일러스트와 러프를 포함해 총 130점의 일러스트가 실려 있다.
일러스트 화집을 처음 넘긴 순간 나는 마치 “와아아아아” 하는 관중들의 함성이 들린 것 같았다. 어릴 적에 투니버스 채널을 통해 본 <슬램덩크>의 오프닝 장면은 늘 농구 코트를 채운 관중들의 함성으로 시작해 가사가 나오던 그 순간. 애니메이션을 보던 그 순간으로 돌아간 것 같았다.
일러스트 화집을 채우고 있는 우리 북산 고교의 강백호, 서태웅, 송태섭, 정대만, 채치수 등의 모습만 아니라 윤대협 등이 있는 능남 고교를 비롯한 해남 고교, 그리고 나아가서 애니메이션으로 볼 수는 없었지만, 만화로 본 전국 대회에서 맞붙은 산왕 고교의 모습이 박력 있게 잘 그려져 있었다.
화집을 통해서 일러스트를 천천히 훑어보고 있으면 괜스레 다시 만화와 애니메이션 <슬램덩크> 시리즈를 찾아서 읽어보고 싶어졌다. 괜스레 오프닝이라도 다시 들어보고 싶어서 유튜브에서 ‘슬램덩크 오프닝’을 검색해 보기도 하고, <슬램덩크> 하이라이트 장면을 묶은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다.
어렸던 시절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해주었던 <슬램덩크>. 이제 어른이 된 우리는 강백호처럼 불가능해 보이는 것에 도전하며 과감히 덩크를 내려찍기 위해서 뛰고 있을까? 아니면, 그 시절의 추억으로만 기억하며 현실과 타협하며 살고 있을까...? ...괜스레 그런 생각을 하게 해준 일러스트 화집이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한때 <슬램덩크>의 팬이라면 한번 <슬램덩크 일러스트 화집>을 구매해서 감상해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단순히 일러스트에 대한 감상이 아니라, 우리가 잊고 지낸 열정을 떠올리며 무심코 농구공을 사서 근처 공원의 농구 골대를 찾고 싶은 욕심을 품게 해줄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정여진이 커버한 <슬램덩크> 오프닝 영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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