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에게 필요한 내 마음을 쉬게 하는 연습
- 문화/독서와 기록
- 2020. 6. 3. 16:03
오늘 우리는 손에 스마트폰을 꼭 쥔 채 하루하루 바쁘게 살아간다. 어떻게 본다면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간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동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 몸과 마음을 조금씩 망가뜨리고 있다. 열심히 걷고 뛰어가는 도중 넘어졌는데 다시 일어설 수가 없다면?
현재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만성 피로와 무기력증, 우울증은 바로 그렇게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에게 문득 들이닥친다. 나와는 전혀 상관없다고 생각했던 일을 내가 겪게 되는 순간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지 몰라 당황한다. 만약 우리가 이런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이 만성 피로를 이겨내기 위해 고 카페인 에너지 음료(혹은 피로회복제)를 마시고,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해 항우울제를 처방받아 남들이 모르게 복용할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단기적으로 카페인과 약물로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그런 위기가 반복해서 찾아온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내 마음을 쉬게 하는 연습>이라는 책의 저자는 아래와 같이 말한다.
만성 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힐링이나 스트레스 해소법에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쉬어도 피로는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그것은 마음까지 제대로 쉬는 방법을 인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마음 새김’이라는 말도 자주 들려옵니다. 마음 챙김이라고 하면 흔히 명상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고, 또 명상이라고 하면 산에서 폭포를 맞거나 절에서 앉아 참선하는 모습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마음 챙김 이 필요한 이유는 이것이 어떠한 행위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느끼는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걷고 있을 때나 집안일을 할 때나, 어느 때든, 일상생활의 동작 하나하나에 마음을 담아 지금에 의식을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피로해진 내 마음을 챙기고 몸을 편히 쉬게 하는 상태입니다. (본문 6)
책의 들어가는 글에서 읽을 수 있는 이 글을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은 마음 챙김을 위해 필요한 건 ‘지금이 순간’을 느끼는 상태라고 말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어도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껴본 적은 별로 없었을지도 모른다.
매일 같이 답답한 자동차 안 혹은 전철을 통해 출근해 좁은 건물 안에서 컴퓨터 모니터 혹은 스마트폰을 보면서 하루 일과를 소화한다. 비록 야외에서 하는 일이 있다고 해도 우리는 하늘 한 번 쳐다보면서 짧게 숨을 고르는 시간도 잘 갖추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오늘 먹고살아야 하니까.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우리는 마음이 먼저 지쳐 가고, 후발 주자로 몸이 조금씩 망가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아이러니하게 많은 사람이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힐링 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다양한 활동을 하거나 따로 시간을 만들기도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사람들은 휴식도 하나의 일로 여기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휴식 #힐링’ 같은 키워드가 붙은 사진과 영상을 보면서 ‘나도 저런 특별한 휴식을 보내고 싶다’라는 욕심이 마치 경쟁하듯 ‘내가 더 잘 쉬고 있다’라고 말하기 위한 일이 되면서 휴식이 휴식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그에 대해 <내 마음을 쉬게 하는 연습>의 저자는 이렇게 대처하는 법을 말한다.
우리는 대부분 혼란스러운 사회 속에 있지만, 실은 이 혼돈이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혼돈 속에서 살아가기에 더 많은 배움을 얻습니다. 물론 매일매일 일어나는 일들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재미없는 일, 힘든 일, 슬픈 일도 겪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의식이 계속 부정적으로만 흘러가지 않게 바로잡는 요령, 마음을 고요하게 하는 요령을 익혀야 합니다.
말이야 쉽지만, 어떻게 해야 좋을까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좋아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입니다. 너무 좋아해서 금세 열중하고 집중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부정적인 상황이나 힘든 생활을 극복하는 데 힘이 됩니다. 좋아하는 마음이 마치 투명한 보호막 같은 존재가 되어 자신을 지켜줄 것입니다. (본문 128)
너무나 쉽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아서 하는 것. 그런데 이 일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저는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하고 싶은 것도 모르겠고.”
오늘날 2030세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누가 시키지 않아도, 하지 말라고 해도 하는 세대라고 말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 오늘날 2030세대일수록 자신이 뭘 좋아하고, 진짜 뭘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어릴 때부터 누군가 시키는 대로 하고,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고 싶거나 좋아하는 일을 선택해도 내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남이 보기에 합당한 일과 좋아하는 일을 선택한다. 그러다 ‘아, 이거 아닌데….’라며 당황하며 “저는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하고 싶은 것도 모르겠고.”라고 말하며 고개를 가로젓는 대답을 하게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할 때 괜스레 남의 시선을 신경 쓴다거나 유행에 따라가려고 할 필요가 없다. 정말 내가 문득 마음에 끌리는 것, 잘 못해도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 일이 진짜 바로 내가 좋아하는 일이다. 만약 그런 일을 찾지 못했다면 우리가 보내는 사소한 일상에 집중해보자.
무심코 귀찮아하고 미루게 되는 청소. 그런 청소도 한 동작 한 동작에 의미를 부여하면 지금의 생활과 이 순간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내가 매일 같이 만지고 지나치는 것들에 집중하는 순간이 바로 마음 챙김입니다.
청소의 포인트는 ‘장소와 물건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이 점만 유의하면 어떤 곳을 청소하든 마음을 정화하고 신체를 단련할 수 있습니다. 닦기와 쓸기도 하기 나름입니다. 욕실 청소는 무릎을 굽혔다 펴는 운동이 되면서 동시에 팔 근육에 자극을 주어 견갑골의 이완과 수축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바닥을 자루걸레로 닦으면서 걸으면 장딴지 근육이 단련됩니다.
특히 화장실 청소를 괴로워하는 사람이 많은데 화장실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장소입니다. 더러움을 없애고 반짝반짝 빛나게 하여 마음도 함께 씻겨 내려가는 것, 이것이 세심(洗心)이라는 깨달음입니다.
청소를 할 때 또 한 가지 포인트는 자책하지 않는 것입니다. 정해진 일정 안에서 계획한 만큼 해낼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더라도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면 됩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여 자신을 비하하거나 자책하지 않도록 합니다. (본문 76)
우리는 쉬기 위해서 특별한 일을 굳이 찾아서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보내는 일상의 하나하나에 집중하며 일을 하면 지금 이 순간을 무심코 깨닫게 된다. 조바심 내지 말고 자신만의 속도를 찾으며 하다 보면 어느 순간 요령을 터득하게 된다.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내 마음을 쉬게 할 수 있다.
너무나 바쁘게 살아가는 오늘의 우리는 부득이하게 코로나로 인해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 쉴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하지만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몰라 멍 때리며 스마트폰만 보는 사람에게 나는 <내 마음을 쉬게 하는 연습>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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