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큐슈 여행, 고쿠라 일본주 시음 행사 파문(波紋)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16일~19일 3박 4일 동안 머무른 일본 기타큐슈 고쿠라에서는 오랜만에 아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고, 새롭게 리모델링을 마친 관광지를 돌아보기도 했고, 일본 고쿠라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조금 독특한 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오늘은 내가 참여해 직접 체험해 본 행사 하나를 소개하고자 한다.


 그 행사는 ‘파문(波紋)’이라는 이름의 행사로, 신선하고 다양한 일본주를 시음해볼 수 있는 행사다.


 아마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그중에서도 유독 ‘일본주’라는 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이러한 행사에 굉장히 큰 흥미를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나처럼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살짝 흥미가 없을 수도 있는 행사인데, 내가 굳이 이번 행사에 방문해 체험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전혀 알지 못하는 일본주를 직접 마셔보면서 어떻게 홍보를 하고 있는지 보고 싶다는 사적인 이유. 두 번째 이유는 고쿠라에 있는 한국인 지인분의 지인이 개최한 행사인데, 이 행사를 한국에도 홍보해 한국인 관광객에게도 일본주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싶다는 부탁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와 함께 지난해에 기타큐슈에서 신세를 많이 지기도 했고, 일본주라는 일본 문화에 관심을 갖고 있는 터라 흔쾌히 나는 그 부탁을 수락했다. 더욱이 이러한 행사는 쉽게 만날 수 없는 행사라 개인적으로 블로그와 유튜브 문화 콘텐츠 자료로 상당히 괜찮다고 생각했다.


 직접 둘러본 일본주 행사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지만, 이제야 2회를 맞이한 행사인 데다 아직 시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규모를 키워가는 행사가 아니라는 점을 참고하면 대단했다. 왜냐하면, 이 행사를 이끈 사람들은 그저 일본주가 좋아서 일본주를 알리고 싶은 사람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분들이 직접 일본주 제조 공방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연락해서 참여를 부탁하고, 티켓을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등 하나부터 열까지 ‘좋아서 하는 열정’으로 행사를 기획해 지난해 1회에 이어 올해 2회를 맞이한 거다. 이건 단순한 팬으로서 가능한 일이 아니라 정말 좋아해야 가능한 일이다.


 그 사정을 지인의 지인을 통해 직접 전해 들은 나는 그 열정에 놀랐고, 또 배우기도 했다.






 위에 첨부한 행사장의 사진을 보면 모두 함께 정말 즐기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나는 술이 약해서 많이 마시지는 못했지만, 석 잔 정도 조금 마시기 쉬운 일본주를 받아서 마셔보기도 했다. 제일  처음 마신 일본주는 알코올이 8%밖에 되지 않는 그야말로 나에게 딱 안성맞춤인 일본주였다.


 나는 보통 혼자 가끔 술을 마실 때는 츄하이 종류의 호로요이(알코올 4%의 일본 과실주)를 주로 마시는데, 알코올 8% 일본주는 딱 내 입맛에 맞았다. 뭔가 거침없이 마실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서 살짝 본능적으로 ‘이거 계속 마시다가 쓰러질지도!?’라는 위험이 느껴지기도 했다.


 아마 주량이 센 한국 사람들은 그 이외에도 많은 일본주를 어렵지 않게 마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국 소주는 워낙 강하고, 일본주는 한국의 막걸리와 똑같이 쌀을 원료로 해서 만드는 술이라 분명히 맛에서도 비슷한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소주와 막걸리를 마셔본 적이 없어서 비교가 불가능했다. :D) 






 그리고 이번 행사를 둘러보면서 행사를 주최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하신 지인분의 지인분인 야노 히로유키 씨와 짧은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그 인터뷰 내용 중 핵심을 뽑아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노지 : 오늘 행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야노 : 이 행사는 일본주를 만드는 사람과 일본주를 즐기는 손님들이 만날 수는 없을까 고민하다 지난해 1회 행사를 개최하였습니다. 지난 1회는 5개의 일본주 공방이 왔었고, 이번 2회에는 9개의 일본주 공방이 직접 참여했습니다. 상품을 보는 것만 아니라 만드는 사람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건 흔하지 않기 때문에 좋은 이벤트가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노지 : 행사의 목적이 있다고 한다면?


야노 : 이 행사의 가장 큰 목적은 일본주를 알리는 겁니다.


일본주는 판매량이 점점 양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 상황을 조금 더 극복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일본주의 좋은 점을 알려야 합니다. 아이러니하게 일본주는 ‘일본의 술’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사람들도 잘 마시지 않습니다. 와인이랑 위스키 등 양주를 주로 마시기 때문이죠.


그 상황을 조금 바꾸기 위해서는 역시 새로운 일본주를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계속해서 새로운 일본주는 나오고 있는데, 그걸 알릴 기회가 별로 없었습니다. 이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일본주를 손님들에게 선보여 “맛있네.”라는 걸 알릴 기회로 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곳만 하더라도 30종류의 일본주를 마실 수 있습니다. 평범히 접할 수 있는 새로운 일본주를 말이죠. 이건 한국 등의 나라로 좀 더 알리면서 함께 즐기고, 시음할 수 있는 기회가 늘었으면 합니다.

오늘 행사처럼 사람들이 모여 새로운 일본주를 알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 2회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역시 회를 거듭해서 어느 정도 실적을 쌓는다면, 해외에 진출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마 행사가 회를 거듭할수록 분명히 기타큐슈 시에서도 어느 정도 지원을 해주겠죠.



노지 : 행사 시기가 조금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 시기면 더 많은 사람이 오지 않을까요?


야노 : 아, 일본주를 만드는 사람들은 가을부터 봄까지 굉장히 바쁩니다. 가을에 쌀을 수확해서 거기서 반년 동안 술을 만들기 위해서 숙성하기 때문에 겨우 오늘 정도 아슬아슬하게 올 수 있었습니다. 여름이 되면 어느 정도 여유가 있기 때문에 여름에 다시 한번 더 할 느낌이라고 할까요?


노지 : 한국에서는 맥주 축제라고 해서 여름에 하면서 큰 이벤트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야노 : 역시 마시는 건 여름이 많아지죠. 일본주는 기호가 있어서, 맥주는 여름이고 일본주는 겨울이라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12월은 너무나 추워서 이런 이벤트가 불가능하죠. 그래서 지금 같은 시기가 딱 가장 베스트라고 생각합니다.


노지 : 앞으로 이번 이벤트가 어떻게 성장했으면 하나요?


야노 : 오늘 참여한 사람들은 일본주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지만, 이 행사를 조금 더 알려서 일본주를 마셔본 적이 없는 사람도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노지 : 한국 사람에게 이건 꼭 한 번쯤 마셔봤으면 좋겠다는 일본주가 있다면 추천해주세요.


야노 : 한국 사람들이 마셔봤으면 하는 일본주는 역시 ‘준마이다이긴죠(純米大吟醸)’라는 가장 높은 클래스의 일본주입니다. 왜냐하면, 이 일본주는 가장 마시기가 쉽거든요. 일본주는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뭔가 마시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고, 단품으로 맛있다는 인식이 별로 없었습니다. 하지만 준마이다이긴죠는 다르기 때문에 역시 가장 준마이다이긴죠를 마셔줬으면 합니다.


한국의 음식과 맞는 일본주가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생각하는 건 타이완과 유럽 등과도 어울리는 일본주가 분명히 있을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그 분야를 발굴해나가고 싶습니다.



 야노 씨와 인터뷰를 통해 미처 알지 못한 일본주의 제작 과정과 시기에 대해 알 수 있었고, 그동안 대학에 다니면서 배우지 못한 일본 문화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다. 역시 배움은 학교의 책상 앞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직접 현장을 둘러보아야 배울 수 있는 것도 있는 법이다.


 부디 이 행사가 여름에도 개최되거나 혹은 내년 이맘때에는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행사가 되기를 바란다. 이 글을 통해 기타큐슈 고쿠라에서 열리는 일본주 행사 ‘파문’을 알게 되었다면, 내년에 한 번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여행 계획에 이 행사 둘러보기를 더하면 매력적일 거다.


 물론, 어디까지 술을 좋아하거나 일본주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 한하는 이야기이지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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