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다시 방문한 기타큐슈 고쿠라 첫날 이야기
- 여행/일본 여행기
- 2019. 3. 20. 09:02
지난 3월 16일(토요일) 나는 1년 만에 다시 기타큐슈 고쿠라를 방문했다. 기타큐슈 고쿠라와 나의 인연은 지난 2018년에 대학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한 인턴십 연수 프로그램이 계기가 되었고, 그때 일본에서 알게 된 한 분을 통해서 재차 기타큐슈 고쿠라에 발을 들일 기회를 손에 쥐게 되었다.
이번 일정은 그동안 학교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해 보낸 일본 생활과 달리 온전히 ‘혼자서 일본에 다녀오는 일’이라 출발하기 전날은 살짝 긴장도 했었다. 혹시 당일에 배가 아플까 싶어서 먹는 것도 좀 조심하고자 했고, 집에서 구글 맵을 펼쳐서 몇 번이나 경로를 확인하며 지도를 머릿속에 넣고자 했다.
왜냐하면, 처음은 2박 3일 기간으로 일정을 준비하다 3박 4일로 일정을 바꾸는 바람에 미리 주문한 선불 해외 유심이 ‘3일’짜리라 하루는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루는 오로지 공공 와이파이에 의존해서 돌아다닐 수밖에 없었다. 지도를 사용할 수 없다는 건 큰 위험이었다.
최대한 길을 헤맬 확률을 낮추고자 구글 맵을 통해 기타큐슈 고쿠라 버스 센터 역에서 목적지인 니시테츠 호텔로 가는 길, 그리고 또 하나의 목적지인 스이쇼를 오가는 길을 외우고자 했다. 솔직히 2018년에 방문했을 때 무려 12박 13일을 체류했기 때문에 다소 헤매지 않을 자신은 있었다.
어쨌든 살짝 불안한 마음과 설렘을 가슴에 안고, 경전철을 이용해 김해 공항에 도착해 수속을 마치고 출발 시각을 기다렸다. 이번에 이용한 건 진에어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발권으로, 부칠 짐이 있으면 짐을 부치기만 하면 딱히 발권할 필요가 없었다. 대신 모바일 발권 화면은 캡처를 찍어두어야만 했다.
가끔 접속이 잘 안 될 때가 있기 때문에 캡처를 찍어두면 쉽게 활용할 수 있었다. 모바일 티켓은 출국장으로 들어갈 때, 비행기를 타기 위한 장소로 들어갈 때, 비행기를 탈 때를 합쳐 총3번을 보여줘야 했다. 그때마다 일일이 링크를 클릭하는 것보다 화면 캡처를 찍은 화면을 보여주는 게 훨씬 편하다.
▲ 정말 완전하게 혼자서 일본으로 가는 길은 설렘이 가시지 않았다.
1시간 정도 기다리다 비행기에 탑승한 이후 오랜만에 하늘에 뜨는 감각을 맛보며 기타큐슈 공항으로 향했다. 기타큐슈 공항으로 향하는 시간은 진짜 4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입국 신고서와 세관 신고서를 작성하고 있으니 “이제 곧 기타큐슈 공항에 도착합니다.”라는 방송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
정말 지난 2018년 1월에 기타큐슈 공항에 처음 올 때도 생각했지만, 내가 버스를 타고 부산에 있는 부산 외국어 대학교에 가는 시간보다 더 짧게 걸렸다. 방송을 듣자마자 ‘벌써 도착이야 ㅋㅋ’이라며 내심 웃고 말았다. 어쨌든, 기타큐슈 공항에 내리면서 드디어 일본에 다시 왔다는 체감이 들었다.
아니, 거짓말이다. 솔직히 일본이라는 생각보다 오랜만에 서울 같은 도시를 방문한 느낌이었다. 매해 한 번씩 오는 일본은 매해 한두 번씩 서울에 가는 횟수와 똑같아 외국보다 서울처럼 조금 먼 도시를 오랜만에 방문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기타큐슈 공항을 방문했을 때는 딱 그런 그리움이 스쳤다.
▲ 한국인 관광객이 많기 때문에 표지판에는 한국어가 반드시 있다.
▲ 우측 하단 'バスきっぷうりば'를 보면 가이드가 있는 걸 볼 수 있다.
기타큐슈 공항에는 최근 증가하기 시작한 한국인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한국어 표시도 많았고, 고쿠라 역으로 향하는 버스 티켓을 끊는 곳에서는 한국어가 가능한 사람이 안내를 해주고 있었다. 아마 한국 관광객이 자주 오는 비행기 시간에 맞춰서 가이드를 내세운 게 아닐까 싶다. (어디까지 예상)
덕분에 일본어를 잘 몰라도 고쿠라 역으로 향하는 버스 티켓을 쉽게 구매할 수 있고, 도중에 서지 않는 급행 버스와 정거장을 하나씩 서면서 가는 일반 버스 안내도 역무원을 통해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아마 처음 기타큐슈를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들도 이러한 서비스에 내심 놀라지 않았을까?
▲ 고쿠라역까지 가는 버스는 만원!
▲ 버스 내부에서도 이렇게 니시테츠 버스의 와이파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나는 기타큐슈 고쿠라 역으로 향했고, JR 역이 아니라 버스 센터에서 내렸다. 미리 네이버 블로그에서 글을 읽어보니 JR 역에서 내리는 것보다 버스 센터에서 내리는 게 호텔에 가기 더 쉽다는 걸 파악해두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내가 머문 니시테츠 고쿠라 호텔의 위치도 그랬다.
더욱이 고쿠라 버스 센터에는 공공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나는 곧바로 구글 맵을 이용해 목적지를 입력해 길 찾기 서비스를 눌렀고, 구글 맵에 한 번 길 찾기를 해두니 와이파이가 끊기는 지역에 가더라도 지도를 확인할 수 있어서 쉽게 니시테츠 호텔을 찾아갈 수 있었다. 이건 꼭 참고하기를 바란다.
▲ 도착한 당일 찍은 사진은 아니지만, 고쿠라 역은 정말 반가웠다.
아무튼, 나는 지도를 참고해 어렵지 않게 도착한 니시테츠 호텔에서 짐을 풀어헤친 뒤, 곧바로 일본에서 만나기로 한 분을 만나 고쿠라의 숨지 않은 한국인이 잘 모르는 명소인 ‘스이쇼’를 방문했다. ‘스이쇼’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에피소드를 통해 자세히 이야기할 생각이다.
▲ 당일 도착했을 때의 니스테츠인호텔 모습
▲ 다음날 돌아다니다 잠시 호텔로 돌아올 때 찍은 니스테츠인 호텔의 모습
▲ 숨겨진 장소는 아니지만 한국인은 잘 모르는 고쿠라 포인트 가게인 스이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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