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와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인들의 이유와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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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부산에 일이 있어서 동래에 들렀다가 소문으로 듣던 태극기 부대를 다시 눈으로 보게 되었다. 이 태극기 부대는 조원진 의원이 소속되어 있는 대한애국당의 집단으로, 그들은 한사코 모여서 박근혜 대통령이 무죄라고 외치면서 박근혜 대통령 천만인 무죄 석방 서명 운동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모습을 보면서 혀를 차며 착잡한 심경을 가물 수가 없었다. 한국을 좀 먹는 이런 세력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으니 한국이 똑바로 갈 수 없는 거다. 요즘 한동안 조용하던 정치는 다시금 ‘탄핵’이라는 단어와 함께 각종 시시비비가 커지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사건은 현재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드루킹 관련 1심 유죄 판결 사건.

 두 번째는 김진태 의원과 지만원 두 사람이 주장한 5.18 광주 민주화 운동 북한 개입설.


 두 사건 모두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미친 거 아니야?”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는 사건이다. 하지만 세상은 모두가 인정하는 상식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살기 어려운 세상은 가끔 미친놈이 밖으로 나와서 좀 설쳐줘야 웃음이 있듯이, 오늘날 벌어지는 비상식적인 일에 적지 않은 사람이 환호하고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 사건은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이니, 김경수 도지사와 반대되는 사람들이 그럴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가지고 아직도 되지도 않는 헛소리를 지껄이는 일은 도무지 어떻게 생각해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저거 완전히 미친 ○○ 아니야?”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한국에서 일어난 불과 수십 년 전의 일이고, 그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정부가 독재 권력 유지를 위해서 시민을 죽음으로 몰고 간 사건임이 공식적으로 인정된 일이다. 그런데 명백한 사실에 되지도 않는 의혹을 던지면서 사람들 사이에 혐오와 갈등을 부추기는 삼류보다 못한 정치인들의 모습은 정말 썩었다.


 이들이 노리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대권과 앞으로 손에 쥘 이익밖에 없다. 그들은 무지몽매한 시민들이 갈라서서 싸우게 해야 자신들이 내는 목소리에 신빙성과 힘이 더해진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 너무나 당연한 상식을 뒤엎는 주장을 펼치면서 분열과 갈등을 부추기는 데에 힘쓴다.


 그 결과가 오늘날 자유한국당에서 김진태, 오세훈, 황교안 같은 지금 당장 정치계에서 사라져야 할 인물들이 당 대표로 출사표를 던지게 된 거다. 이 상황만 보더라도 한국 정치가 얼마나 말세인지 알 수 있다. 한국 정치가 이 정도로 몰락하며 삼류 국가보다 못한 상황이 되어버린 이유는 특별하지 않다.


 바로, 한국은 그동안 군부 독재 시절에 혜택을 본 정치인과 관련 인물을 제대로 처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군부 독재 시절에 혜택을 본 정치인과 관련 인물들이 지닌 권력은 지난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 전인 ‘조선’이라는 이름으로, 일본의 지배를 받았던 시절에 뿌리를 갖고 있다.


 친일파로 활약하던 그들은 조선의 해방과 함께 다시 미군의 힘을 빌려 주요 요직을 차지했다. 그리고 그 권력과 경제력을 대를 이어가면서 오늘날까지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은 독일이 나치 일당을 처벌한 것처럼 친일파를 숙청하지 못했고, 당연히 군부 독재의 유산과 인물도 처벌하지 못했다.



 그렇게 그들은 살아남았고, 대를 이어가면서 끊임없이 정치와 경제에 진출했다. 그들은 세월이 지나도 한국 시민 수준이 여전히 개돼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들은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시민들끼리 물고 뜯게 만들어 자신의 이익을 지키면서 권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그게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이다. 혐오와 갈등을 부추기는 정치인들의 목적은 오직 하나, 제대로 된 논증조차 똑바로 가지지 못한 자신들의 목소리에 신빙성을 담고, 가짜 뉴스를 생산해 퍼뜨려 시민이 하나로 뭉치기 못하게 하는 거다. 그들은 시민이 뭉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몸소 겪었다.


 오늘날 김진태 같은 일당에게 뭉친 시민은 일제에 저항한 독립 운동가였고, 독재에 저항한 민주화 운동가였고, 대통령 박근혜를 탄핵한 촛불 운동가였다. 시민들이 하나로 뭉칠 때마다 자신들이 손에 쥔 무한할 것 같은 권력이 흔들리는 걸 체감했기 때문에 그들은 한사코 혐오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두 번 다시 조선이 일본에 독립하는 것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두 번 다시 독재를 무너뜨리는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지 않도록, 두 번 다시 시민이 대통령을 탄핵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어리석게도 한국은 지금 또 그렇게 살아남은 친일파 같은, 끝까지 버틴 군부 독재 잔존 세력들에 의해서 나라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반복되는 싸움에 지쳐버린 시민들은 이전과 같이 뭉치려고 해도 오늘 내가 사는 게 더 급한 문제라 이제는 두손 두발 다 들어버렸다. 그렇게 한국은 썩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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