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가야 테마파크를 둘러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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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5일) 설날 연휴를 맞아 어머니와 함께 김해 가야 테마파크를 방문했다. 보통 설날 연휴를 맞아 많은 사람이 친척이 모여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거나, 혹은 돈이 있는 사람들은 해외 여행을 즐기면서 둘도 없는 시간을 보낼 거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일은 집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밖에 없었다.


 어머니도 그동안 일 때문에 쌓인 피로를 푸시기 위해서 찜질방을 가거나 한의원을 가거나 하시면서 설날 연휴가 본격적으로 시작했을 때는 집에서 그냥 쉬셨다. 우리 집은 부모님이 서로 갈라선 집이라 명절이라고 해도 딱히 제사를 지내거나 어디를 갈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이게 내심 좀 편하다.


 어쨌든, 그렇게 집에서 지내다가 역시 집에만, 그것도 책상 앞에 앉아서 컴퓨터와 마주하거나 책만 마주하고 있는 일은 좀 힘들어 어머니와 함께 “가볍게 산책이나 좀 할까?”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그렇게 나와 어머니가 향한 곳은 ‘김해 가야 테마파크’라는 평소의 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장소다.


 테마파크라고 해서 뭔가 유원지 같은 장소로 보이지만, 김해 가야 테마파크는 유원지 같은 장소와 전혀 다른 그냥 가볍게 둘러볼 수 있는 장소다. 물론, 테마파크를 방문했을 때 아이들은 즐길 수 있는 오락 시설이 살짝 있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산책 삼아 돌아보기 좋은 장소로 평가할 수 있다.






 내가 처음 김해 가야 테마파크를 방문했던 건 2016이다. 그때는 가야 테마파크가 아직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지 않았던 시기라 내부에서는 아직 군데군데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래도 일반인에게 공개가 되어 있고, 뮤지컬도 진행하고 있어 당시 일본인 친구에게 소개하기 위해 방문했다.


 그때 둘러본 김해 가야 테마파크는 살짝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이 많아 아쉬웠는데, 이번에 방문한 김해 가야 테마파크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상당히 많이 변한 것 같았다. 무엇보다 입잘할 때 지불한 입장료 5,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로 테마파크 내부를 즐길 수 있었다. (웃음)




 위 사진과 영상은 설날 연휴에만 펼쳐지는 특별 공연의 모습이다. 원래는 시간을 맞춰서 오거나 혹은 돌아보며 시간을 맞춰야 하는 공연인데, 운 좋게도 들어가자 마자 바로 공연을 볼 수 있었다. 잠시 공연을 구경했는데, 역시 사물놀이의 경쾌한 음악과 함께 펼쳐지는 작은 공연은 쉽게 흥을 돋워주었다.


 이 공연을 보고 나서 ‘오늘 뭔가 테마파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라는 기분이 들어 나와 어머니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테마파크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얼마 걷지 않고 만날 수 있는 김해 가야 수로왕과 허황후의 캐릭터가 장식된 장식물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예능 <런닝맨>의 촬영지로 한 번 이용된 적도 있어, 테마파크 곳곳에 놓여진 ‘런닝맨 촬영지’ 라는 문구가 적힌 입간판을 볼 수 있었다. 역시 방송에 노출된 건 이렇게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캐릭터 사진도 이쁘게 잘 나왔고, 테마파크 내부에서 걸을 수 있는 호수나 곳곳에서도 기분 좋은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김해 가야 테마파크 안에 들어와서 알게 되었는데, 테마파크를 둘러볼 때는 스탬프 랠리에 도전할 수도 있었다. 곳곳에 스탬프 도장을 찍을 수 있는 장소가 있었고, 그 주변에는 잠시 앉아서 쉴 수 있거나 사진을 찍기 좋은 장소가 많았다. 이래저래 둘러보면서 상당히 신경을 썼다는 걸 새삼 느꼈다.



 개인적으로 위 사진은 김해 가야 테마파크 내부에서 사진 중 가장 잘 찍은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하늘도 굉장히 예쁘고, 적절히 역광을 받은 풍차가 분위기 있게 잘 찍혔다. 아마 나처럼 사진 찍기를 좋아하거나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에 올릴 사진을 찾는 사람들에게 가야 테마 파크는 무척 좋지 않을까?


 풍차 사진을 찍은 이후 조금 더 걸어 다니면서 테마파크 곳곳에 장식된 조형물을 구경했다. 아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걸리버 여행기’라는 제목으로 장식된 곰돌이의 모습은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저절로 지어졌다. 역시 테마파크는 이렇게 눈으로 보고 즐길 수 있는 요소가 많아야 한다. 아하하하.




 하지만 살짝 ‘가야’라는 요소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조금 더 돌아보면 옛 가야 시대의 건축물을 재현한 곳을 둘러볼 수도 있는 장소도 있었다. 바로 아래의 사진이 그렇다.








 서울 경복궁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내부에서 또 나름대로 호기심으로 눈을 빛내며 둘러볼 수 있었다. 2년 전에 왔을 때는 안에도 별로 장식이나 안내판이 없어서 눈으로 흘겨보고 지나 갔는데, 이번에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다니는 곳을 따라 다니면서 여기저기를 구경할 수 있었다.






 전시관 내부에서는 이렇게 가야의 역사와 함께 유물, 그리고 다양한 전시물도 볼 수 있었다.


 전시관을 나와서 다시 들어온 입구이자 출구로 향하면서 ‘환생의 빛’이라는 이름으로 전시된 조각도 사진으로 담고, 아직 겨울을 다 보내지 않은 테마파크의 모습을 눈으로 새겼다. 산타 할아버지가 장식된 벤치를 보면서 ‘나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뭘 했지?’라는 질문에 아무 답도 할 수가 없었다. (쓴웃음)


 마지막은 가야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상징인 거북이의 사진을 찍은 이후 가야 테마파크를 뒤로 했다.








 제대로 마음 먹고 둘러본다고 한다면, 아마 2시간 정도는 투자해야 꼼꼼하게 여기저기 다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만약 가야 테마파크 내에서 펼쳐지는 공연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면, 시간을 잘 조절해서 방문하기를 바란다. 생각보다 김해 가야 테마파크는 훨씬 더 볼게 많아 즐겁게 구경할 수 있었다.


 처음 입장권을 끊어서 들어올 때는 ‘5천 원이면 좀 비싼 거 아니야?’라고 생각했지만, 막상 들어와서 천천히 걸으며 둘러보니 5천 원이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여기서 몇 가지 콘텐츠만 더 추가된다면, 입장료를 7~8천 원으로 올려도 되지 않을까 싶다. 뭐, 그건 조금 꿈만 같은 이야기일지도…?


 어쨌든, 김해 가야 테마파크는 한 번, 아니, 두 번 정도는 방문하기 좋은 장소다. 처음에는 낮에 방문해 햇살 아래에서 한가롭게 주변을 구경을 하고, 또 한 번은 밤에 방문해 다채로운 조명으로 장식된 거리를 걸어보는 거다. 오랫동안 머무르면 살짝 지칠 수도 있으니, 그렇게 두 번 방문하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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