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왜 문재앙 정부로 전락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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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을까? 오늘날 정치를 하기에 문재인 정부는 알맞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흘러가면서 사람들은 점차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어, 매일 같이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처음 문재인 정부의 출발은 대단히 산뜻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 같아도 잘 해낼 수 있을 것으로 많은 사람이 판단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뭐 하나 할 수 없었다.


 이건 문재인 정부가 무능한 탓이 아니다. 뭘 하려고 해도 한사코 제동을 건 정치인들, 특히, 지금도 국회 예산안 결의를 막으며 국회 운영을 파탄으로 몰고 가고 있는 주범인 동시에 한국 정치의 암세포와 같은 자유한국당이 초래한 결과다. 그들은 한사코 문재인 정부가 잘못을 바로잡도록 하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잡지 못한 잘못이 초래한 결과를 모두 문재인 정부의 무능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면서 ‘봐라, 우리가 했으면 더 잘했을 거다.’라는 허튼소리를 하고 있다. 정말 기가 차서 말이 나오지 않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문제는 그들이 쏟아낸 가짜 뉴스에 허튼소리가 사람들에게 먹히고 있다는 거다.


 아무리 신빙성이 없는 가짜 뉴스와 허튼소리라고 해도 이렇게 한사코 몇 년 동안 주장을 해대니 믿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막아선 1차 방어선은 야당 자유한국당의 피폐한 정치 세력이지만, 2차 방어선은 여전히 좀 더 멀리 보지 못하는 근시의 시민들이 자리 잡았다.



 시민들은 모두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건 반기지만, 지금 당장 자신에게 손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건 일단 죽어라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본다. 문재인 정부는 최저임금 올리면서 소득 성장 주도를 하면서 ‘불공정한 갑을 관계 계약’을 바로 잡고자 했지만, 문제를 바로 잡기 전에 자영업자들이 거리로 나섰다.


 자신들이 거래하는 대기업을 향해 단가를 올려달라거나 불공정 거래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는 건 어려우니, 일단 자신의 목줄을 조여올 수 있는 최저임금을 올린 문재인 정부를 향해 고래고래 고함을 치기 시작한 거다. 이 읍소에 힘입어 자유한국당은 불공정 거래를 규제하려고 하는 정부를 제지했다.


 덕분에 최저임금 문제는 지금까지 하나도 해결된 것이 없다. 최저임금을 아주 살짝 올리는 데에 그치고 말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 거래를 규제하기 위한 제도 마련과 감사는 하나도 시행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만 흐르고 말았다. ‘최저임금 상승이 경기를 다 죽였다’는 말만 시장에 떠돌았다.


 글을 쓰는 나의 어머니도 자영업자고, 이모부와 친인척도 모두 자영업자다. 모두 최저임금이 올라서 힘들다고 한사코 말하지만, 기존에 납품하는 업체에 받는 단가는 모두 올리지 못했다. 원가는 계속해 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갑에 청구하는 단가는 수십 년째 제자리다.


 공공기관과 거래할 때조차 그동안 원가가 200원이 올라 겨우겨우 단가를 10~20원 정도 올려서 받으려고 하면, 곧바로 전화가 와서 “사장님, 이번에 왜 이렇게 비싸요? 이렇게 비싸면 우리 거래 못 해요.”라는 전화를 받는 상태다. 그러니 어찌 자영업자가 이 같은 상황에서 두 발 뻗고 먹고살 수가 있을까?


 불가능하다. 문재인 정부는 이 사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불공정한 계약을 하지 못하도록, 자영업자가 부담을 덜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제도를 마련하고자 개혁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공정한 계약을 하지 못하면 대기업은 300% 얻는 수익이 250%로 줄어들기 때문에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다.


 이에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자유한국당은 한사코 앞으로 나서서 문재인 정부의 개혁을 ‘몹쓸 짓! 자영업자 다 죽이는 짓이다!’이라며 막아섰다. 그리고 자신들이 납품하는 업체에 쓴소리할 수 없으니 중소 자영업자도 그 목소리에 힘을 보태며 스스로 목을 조이면서 그 탓을 문재인 정부 탓으로 돌렸다.


 그렇게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으려고 해도 기존 세력의 반대, 반대, 반대에 부딪히며 문재인 정부는 하나도 실천을 할 수가 없었다. 처음 시민들이 바란 개혁 내용도 시민들끼리 부딪히며 ‘우리가 더 이익을 보아야 한다!’라며 싸우면서 분쟁을 일으키고, 그 사이에서 바람잡이를 한 사람들만 계속 이익을 보았다.


 그 상태가 지금 같은 최악의 상황이다. 만약 문재인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과 그 측근 인사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혹은 김성태 같은 인물들처럼 고집불통에다가 불도저 같은 기질, 그리고 정치를 능글맞게 할 수 있는 악랄함을 가지고 있었으면 상황은 달랐을지도 모른다. 너무 바른 원칙을 내세운 게 문제였다.



 때로는 불법 유턴도 하면서 갈 수 있어야 하는 게 인생인데, 원칙과 기강을 중심으로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내세운 문재인 정부는 그런 일을 할 수 없었다. 덕분에 모질게 언론과 야당, 시민들에게 질타만 받으면서 비전을 제시하는 게 전부였다. 또한, 그들은 지난 정부가 싸지른 똥에 대한 비판도 들어야 했다.


 무능한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동시에 책임을 물을 기회를 날리고, 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갑을 계약에서 동등한 조건으로 거래를 하지 못하고, 우리의 세금으로 정부가 지출하는 지원금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막은 책임은 모 정당에서 시작해 지금까지 파국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말 이 모든 게 문재인 정부의 무능 탓에 벌어진 실패라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는 것처럼 강하게 목소리를 내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허물을 치우지 못한 우리 탓이다. 우리가 처음부터 문재인 정부라면 할 수 있다고, 불과 몇 년 만에 세상이 달라지기를 바란 우리의 이기심 탓이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SNS 댓글을 보면 자주 문재인 대통령이 노동자의 주장도 무시하는 데다 교육 개혁도 포기했다며, 대통령이 된 이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 대통령 한 명 바꾼다고 세상이 180도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는지 말이다.


 정치는 대통령 한 명 바뀐다고 해서 손바닥 뒤집듯이 바뀌지 않는다. 정치는 대통령 한 명을 바꾸는 게 아니라 시민 전체가 바뀌어야 정치를 바꿀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대통령 한 명 바꿔 놓은 이후 모든 책임을 대통령에게 전가하면서 '왜 아무것도 못 해!?'라고 나무라며 시민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그게 바로 한국 정치의 문제다. 정치처럼 구시대적 시스템이 오래 남아 있는 시스템은 그만큼 오랜 시간을 들여야 바꿀 수 있다. 그런데 한국의 고질병인 빨리빨리 문화가 그걸 1~2년 이내에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기를 바라는 거다. 그런 일은 다시 한번 박정희 같은 인물이 나타나 독재를 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빌어먹을 대한민국은 박정희 같은 인물을 더 싫어하지 않는가? 독재는 싫고, 그렇다고 바뀌지 않는 건 싫으니, 현 대통령만 탓하며 "이 무능한 대통령! 결국 정치인은 다 거기서 거기야!"라는 소리만 하고 있다. 그러니 어찌 박정희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 추종자가 없어질 수 있을까.


 진보의 적은 진보라는 말이 있다. 흔히 말하는 급진 좌파로 불리는 세력이 마치 극우 세력처럼 행동하며 정치 개혁에 초를 치고 있는 거다. 그리고 그들은 말 그대로 '생떼'를 부리면서 "왜 안 해줘? 왜 안 해줘? 내가 뽑아줬는데!"라며 자기 세상인 듯 이명박근혜 정부 때 하지 못한 욕만 퍼붓고 있다.


 이런 식으로 계속 나아가면 한국 정치에 미래는 없다. 그냥 자유한국당에 정권을 넘겨준 이후 상위 10%를 제외한 90%가 모두 몰락하고, 나라가 산산조각 파탄이 난 이후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미래가 있을 지경이다. '겨우 대통령 하나 바뀌었을 뿐인' 나라에서 뭘 대체 요구하고 있는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과 정치와 사회에 대한 무관심이 지금까지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허물로 정치를 하는 정당이 정치를 좌지우지하게 하고 있다. 앞으로 우리는 그 책임을 몇 년에 걸쳐 실감하며 암흑기를 보내야 할 것이다. 재앙은 대통령이 아니라 지금의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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