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이 지나 다시 본 드라마 상속자들
- 문화/문화와 방송
- 2018. 12. 6. 07:30
다시 본 드라마 <상속자들>은 김탄과 차은상이 아니라 김탄과 최영도였다.
살다 보면 가끔 지나간 드라마 혹은 책을 읽고 싶어질 때가 있다. 보통 책은 책장에 잘 간직해두는 편이라 다시 읽고 싶은 책은 책장에서 찾아서 읽으면 되지만, 지나간 드라마는 VOD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이상 다시 보기 어렵다. 특히 상당한 시간이 흐른 작품이면 VOD 제공을 하지 않을 때도 있다.
최근 방영하는 몇 드라마를 보다 문득 드라마 <상속자들>을 다시 보고 싶었다. 아마 달달한 로맨스를 그린 <뷰티 인사이드>를 본 탓인지, 아니면, 페이스북을 통해서 우연히 박신혜의 소식을 들은 탓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다시 한번 드라마 <상속자들>을 보고 싶어서 나는 POOQ(푹)을 방문했다.
내가 최근에 자주 이용하고 있는 POOQ(푹)에서는 옛 드라마라고 해도 무척 쉽게 다시 보기를 할 수 있다. POOQ(푹)에서 제공하는 VOD 서비스는 검색을 통해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정액제 시스템을 이용하면 몇 번이고 다시 볼 수 있다. 당연히 2013년에 방영된 드라마 <상속자들>도 볼 수 있다.
지난 11월 마지막 주는 드라마 <상속자들>을 다시 시청하며 시간을 보냈다. 드라마 <상속자들>은 부잣집 재벌 남자 주인공에 가난한 서민 여자 주인공으로 만들어진 뻔한 이야기이지만, 당시에는 두 주인공을 연기한 이민호와 박신혜 두 사람의 모습과 함께 이야기 전개가 너무나 재밌었다.
물론, 드라마 <상속자들>의 주인공은 이민호와 박신혜가 연기한 김탄과 차은상이지만, 주인공의 활약에 매력을 더해준 건 빛나는 조연인 최영도(역 김우빈)가 있었다. 최영도, 김탄, 차은상 세 사람의 삼각관계는 작품에서 자주 부딪히며 남자 캐릭터의 멋진 모습을 이끌어내며 감탄을 자아냈다.
그중에서도 ‘최영도’라는 캐릭터는 과거에 자신이 한 실수로 인해 자신을 미워하지만, 자신을 괴롭힐 수가 없어서 어긋난 행돌을 하는 ‘자기 상처를 가진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어떻게 자신을 용서해야 할지 몰라 괴로워하던 그가 차은상을 좋아하게 되면서 조금씩 바뀌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처음 드라마 <상속자들>을 볼 때는 오로지 김탄과 차은상의 이야기에 집중해 두 사람이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걷는 가시밭길을 응원하며 봤었다. 하지만 드라마 <상속자들>을 다시 볼 때는 ‘만약 최영도가 히로인에게 선택받는 주인공이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하며 색다르게 드라마를 봤다.
드라마 <상속자들>은 분명히 진부한 소재와 설정으로 이야기를 그렸지만, 에피소드 하나하나에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었다. 그 매력은 최영도 같은 조연의 감수성 풍부한 활약과 ‘제국 고등학교’와 ‘제국 그룹’이라는 우리 사회에서 철저한 상위 1% 집단에서 일어나는 끊임없는 다툼이다.
현재 많은 사람에게 ‘오랜만에 본 스토리가 탄탄한 작품’이라며 호평받는 드라마 <SKY 캐슬>도 <상속자들>과 마찬가지로 상위 10%에 속할 수 있는 사람들의 끊임없는 다툼을 그리고 있다. 어른들의 다툼에 상처받는 아이들, 그 상처를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치유하는 과정은 뻔해도 좋은 소재다.
드라마 <상속자들>의 김탄은 제국그룹 회장의 서자로 살면서 힘겨웠던 시간을 차은상을 만나 좋아하게 되면서 바뀌었고, 제국고로 돌아온 김탄과 부딪히며 만난 차은상에게 이끌려 천천히 변해가는 최영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멋진 이 두 캐릭터가 있었기에 드라마 <상속자들>이 있었다.
시간이 흘러 다시 본 드라마 <상속자들>는 그랬다. 언젠가 자신의 모든 걸 걸 수 있는 사랑을 해보고 싶었고, 사랑을 하면 사람이 저렇게 달라질 수 있는 건가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허구’라는 이야기임을 알기에 나는 오늘도 그저 이야기를 보며 사랑이 없는 가슴을 채울 뿐이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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