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손녀 갑질 문제의 본질

괴물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


 얼마 전에 기사로 터져 큰 화제가 된 조선일보 손녀의 폭언 갑질은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아니, 놀라게 한 건 세상 사람들이 아니라 조선일보 집안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자신의 딸이자 손녀가 벌인 비상식적인 언행이 언론에 노출될 것으로 상상조차 하지 않았을 거라 대단히 놀라지 않았을까?


 세상 사람들은 조선일보 손녀 같은 또래 아이가 벌이는 행동이 낯설지 않다. 이미 학교 폭력을 일으키는 가해 학생들은 나이가 점점 어려지고 있지만, 폭언과 행동 범위는 이미 성인 범죄자 못지않은 수준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이 사건이 터졌을 때도 시큰둥했다.


 이 사건이 큰 논란거리로 발전한 이유는 해당 기사를 해고한 조선일보 집안의 뻔뻔스러운 변명이 갑질 사회에 분노하는 한국 사람의 심기를 거슬렸기 때문이다. 애초에 조선일보는 과거부터 친일 매체, 권력자에 붙어 기생하는 매체로 평판이 썩 좋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손녀 갑질이 던져진 거다.


 처음에는 저 먹이를 잘근잘근 씹어도 될지 고민하던 사람들은 관계자의 뻔뻔스러운 변명과 함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태도에 확실히 노선을 정했다. 우리 사회에 던져진 ‘손녀의 폭언 갑질’과 ‘조선일보 집안의 행태’라는 두 먹이는 사람들이 누구나 달려들 정도의 단맛이 풍기자 씹는 방향으로 변했다.


 조선일보 집안 측은 “운전기사의 악의적인 녹취록 공개로 인해 멀쩡한 아이를 괴물로 몰아가고 있다. “라며 비판을 했지만, 사람들은 그들의 궁색한 말 한마디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오히려 손녀를 괴물로 몰아간 게 아니라 괴물로 만들어버린 집안의 교육 형태와 인성 교육의 잘못을 지적하고 있다.



 이번 갑질 문제의 본질은 유명 대기업(?)의 손녀가 폭언을 일삼은 게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의 본질은 이렇게 자식을 악랄하게 키우고도 마치 아무런 잘못도 없다는 듯이, 오히려 초등학생의 육성을 녹음해 공개한 운전기사와 잘못을 비판하는 시민을 향해 손가락질한 가해자의 도덕적 해이의 문제다.


 한국 사회의 갑질 문제는 특정 계층 사이에서만 일어나지 않고, 모든 계층에서 골고루 일어나는 문제다. 종종 대기업 임원 가족 구성원이 직원을 상대로 일으키는 문제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지만, 그와 달리 평범한 아파트 주민이 경비원을 향해 폭언을 하거나 폭행을 하는 문제도 자주 논란이 된다.


 즉, 갑질 문제를 한 계층, 한 집안의 문제가 아니라 혐오 사회로 나아가는 우리 한국 사회가 가진 문제로 여기는 일이 필요하다. 현재 논란이 된 조선일보 손녀의 폭언 갑질 문제는 부모 세대가 자식 세대에게 차별과 편견을 어떻게 가르쳐줬는지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비단, 이 집안만 이럴까?


 아니다. 임대 아파트와 분양 아파트 차별 의식을 자식들에게 가르치는 어른들이 얼마나 많은가. 택배 기사 혹은 버스 기사를 함부로 말하고, 가게 종업원을 함부로 대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소소한 갑질 문제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우리는 그 소소한 갑질을 당할 사람들의 문제도 함께 보아야만 한다.


 현재 ‘조선일보 손녀 갑질’이라는 키워드로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갑질 문제는 대기업의 손녀라고 해서 문제가 이 정도로 커졌다. 하지만 우리는 특정 집안의 문제가 아니라 갑질 “저 애는 임대 아파트 출신이니까, 같이 놀지마.” 같은 말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우리 근처에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운전기사가 녹음할 수밖에 없었고, 어린아이가 가해자라고 해도 이 문제를 폭로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 한 사람이 가진 자의 잘못을 지적하자 해고당하는 이런 엉망진창인 일은 많은 시민이 대기업 집안의 갑질에 분노하게 했다. 당연하다. 운전기사 같은 사람의 대우는 우리도 받을 수 있는 일이니까.


 분명, 이번 사건은 된 집안의 가정 교육과 힘과 재력으로 피해자를 해고한 도덕적으로 지탄받아 마땅한 일이다. 하지만 나는 이 일을 계기로 우리 사회 내부에서 일어나는 상위 10%를 뺀 90% 사이에서 일어나는 갑질 문제도 눈여겨보았으면 한다. 어쩌면 갑질 문제는 끼리끼리 더 심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너무나 쉽게 누군가와 다른 점을 이용해서 차별 요소로 이용하고, 부모 세대가 자식 세대에게 차별이 당연하다고 말하기 시작하며 악화하는 갑질 문제는 오늘날 한국 사회의 큰 숙제임을 자각해주기를 바란다. 조선일보 손녀 갑질 문제의 본질은 바로 우리 한국 사회가 껴안은 그 숙제에 있다.


같이 읽기 좋은 글


[시사/사회와 정치] - 분양 아파트와 임대 아파트 차별의 비극

[시사/사회와 정치] - 택배 기사는 당신의 노예가 아닙니다.

[시사/사회와 정치] - 해도 해도 너무 못난 어른들이 정말 창피합니다.

[문화/독서와 기록] - 인성이 실력이다, 조벽 교수가 말하는 인성 교육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1)

  • 기병철
    2019.01.03 14:44 신고

    초등학생이고 뉴스에 실린 유명인이라도 그 부모에 대한 사법처리와 조선일보를 사회에 헌납하여 갑질이 없는 사회로 만들어야 할 때입니다. 소녀가 마님이라도 됩니까? 따라서 소녀는 일반 학교에서 도 동등한 교육을 받아야겠습니다. 혹시 모릅니까? 중학생되면 선배가 기사(?)의 조카이면 말입니다. 날벼락 떨어지기 전에 공경하는 자세를 가르칩시다!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