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10미터 앞, 요네자와 호노부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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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으로 진실을 좇는 미스터리 소설 '진실의 10미터 앞'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정상 회담을 두고 여야당은 서로 극과 극의 평가를 했다. 당연히 언론 또한 어느 쪽으로 치우쳐 있는가에 따라서 극과 극의 평가를 했다. 과거 ‘통일은 대박이다’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말에 맞장구를 치던 언론과 현 야당은 절감 비용은 무시한 채 소비 비용만 강조하고 있다.


 똑같은 사건을 두고도 이렇게 다르게 말할 수 있는 건 서로 바라보는 프레임이 다르기 때문이다. 어떤 프레임으로 보는지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정상 회담은 달리 해석된다. 남북 정상 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기자와 기업 총수, 연예인 등 다양한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보는 시선이 있을 것이다.


 사람은 모두 자신의 눈으로 본 것을 진실이라 믿고, 때로는 거짓이 섞여 있어도 ‘진실로 믿고 싶다.’고 생각하며 진실로 여길 때가 있다. 눈은 우리가 바라보는 걸 그대로 비춰주는 게 아니라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비춰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날 한국에서는 언론을 활용한 갈등 조장과 가짜 뉴스가 많다.


 뉴스를 가지고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오늘 소개할 책 <진실의 10미터 앞>의 주인공이 바로 기자이기 때문이다. <고전부> 시리즈로 국내에 알려진 요네자와 호노부의 미스터리 소설 <진실의 10미터 앞>은 기자를 주인공으로 해, 총 여섯 가지 사건의 겉으로 보아서는 알 수 없는 진실을 좇는 소설이다.



 <진실의 10미터 앞>에서 첫 번째 장의 제목은 책의 제목과 똑같은 ‘진실의 10미터 앞’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다. 실종된 하야사카 마리라는 인물을 찾는 이야기다. 마리의 여동생 유미에게 전해 들은 통화 내용을 토대로 주인공 다치아라이 마치는 마리의 행방과 관련된 단서를 발견해 그녀를 찾는다.


 어떻게 보면 살인극이 아니라 무척 단순한 소재로 여겨지지만, 진실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놀랍도록 교묘히 짜여진 복선이 숨어져 있었다. 겉으로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고, 사소해도 이질감이 느껴진다면 그것을 취재해 진실에 다가서는 다치아라이 마치의 추리는 대단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첫 번째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역시 요네자와 호노부의 소설이다!’라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하지만 진짜 감탄을 냈던 건 두 번째 에피소드 ‘정의로운 남자’에서 다루어진 어느 사건의 진상을 파악한 장면이다. 처음 사건의 설명 없이 읽을 때는 고개를 갸우뚱하다 그 진상을 알았을 때는 무릎을 '탁' 쳤다.


 살인 사건이라고 해도 치밀하게 짜인 복수극 같은 게 아니라, 어쩌면 정말 일상에서 일어날지도 모르는 사건을 다루어 <진실의 10미터 앞>은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진실의 10미터 앞>을 읽으면서 가장 매력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는 네 번째 이야기 ‘이름을 새기는 죽음’이다.



 ‘이름을 새기는 죽음’에서 다루어진 에피소드는 결코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는 한 사람의 죽음과 그 죽음을 목격한 소년의 이야기다. 그 소년은 자신이 좋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없는 노인을 도와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돕지 못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고 있었다. 이것도 프레임의 문제였다.


 그 소년은 다치아라이 마치가 죽어버린 노인 다가미 료조의 진실을 밝히는 데에 과정에 동행한다. 다치아라이 마치가 인터뷰를 하는 다가미 료조의 하나뿐인 아들과 만남, 그 만남을 통해서 드러난 사건의 진실은 소년을 더 죄책감에 옥죄게 하지만, 다치아라이 마치는 그를 위해서 아래와 같이 말한다.


“그럼 내가 결론을 내줄게. 똑똑히 들어, 그리고 기억해.”

나직한 목소리였다. 동시에 영혼까지 닿을 것처럼 힘찼다.

그녀는 말했다.

“다가지 료조는 나쁜 사람이라 변변치 못하게 죽은 거야.” (본문 235)


 하나의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도 어떻게 보고 싶은지에 따라 달라진다. 만약 어떠한 결론을 미리 정해두고, 그 죽음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쉽게 그 결론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진실의 10미터 앞>에서 다루는 여섯 가지 이야기는 결과를 정해놓고 접근한 사람들과 다르게 접근하는 다치아라이의 이야기다.


 다치아라이 마치는 다가미 료조의 사체를 발견한 소년과 사건이 발생하고 꽤 시간이 지나 인터뷰를 하고자 했을 때, “왜 이제 와서?”라는 질문에 “나중에야 알 수 있는 것도 있거든요.”이라고 답한다. 다치아라이가 가진 이 관점은 기자의 모습이기도 했고,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탐정의 모습이기도 했다.


 탐정은 아니지만 탐정 같은 기자를 주인공으로 한 요네자와 호노부의 미스터리 <진실의 10미터 앞>. 평소 요네자와 호노부의 작품을 즐겨 읽었거나,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안성맞춤인 소설이다. 진실의 10미터 앞에서 멈추지 않고, 진실로 들어가는 다치아라이 마치의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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