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질 수 있는 취미 생활이 있다는 것

우리 삶의 여유를 주는 건 바로 취미 생활입니다.


 지난 화요일(24일)에 방영한 <김제동의 톡투유2>에는 인기 걸그룹 트와이스 멤버 두 사람이 게스트로 출연하여 ‘빠지다’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즘 한창 대세인 트와이스는 많은 사람이 빠져있는 그룹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빠지다’라는 주제와 너무나 잘 맞는 게스트 선정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빠지다’라는 주제는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 생각해볼 뜻 있는 주제이기도 했다. ‘빠지다’라는 말을 제일 먼저 들으면 이과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물에 빠지다’ 같은 일을 떠올리지만, 문과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은 ‘사랑에 빠지다’ 같은 일을 떠올린다. 당신은 ‘빠지다’로 무엇을 떠올리는가?


 나는 제일 먼저 ‘취미에 빠지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일도 취미로 시작한 일이 계기가 되었고, 오늘을 열심히 사는 일도 취미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들은 일상을 즐기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런 사람에게는 빠질 수 있는 취미가 필요하다.


 얼마 전에 어머니와 함께 밀양에 계신 외할머니댁을 다녀오면서 한 빵집을 들른 적이 있다. 돌아오는 길이 너무나 더워서 시원한 음료랑 간단히 간식으로 먹을 빵을 사고자 했었다. 처음 빵집을 둘러볼 때는 몰랐는데, 빵집을 천천히 둘러보다가 빵집 곳곳에 장식된 건담 프라모델을 발견할 수 있었다.




▲ 아크릴 케이스 안에 장식된 건담은 프라모델 덕후의 필수템




▲ 마치 빵집은 내가 지킨다는 포스의 시난주 건담





 빵집 곳곳에 장식된 건담 프라모델은 한 명의 덕후로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빵집 간판을 찍는 건 깜빡 잊어버렸지만, 건담 프라모델 만큼은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찍었다. 먼지가 쌓이지 않게 아크릴 케이스 안에 들어가 있는 건담을 비롯해 가게 장식물과 묘하게 조화된 모습이 놀라웠다.


 일반 프랜차이즈 빵집이라면 절대 불가능한 이 인테리어는 개인 빵집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사장님이 빵집을 운영하면서 자신의 취미 생활인 건담 프라모델을 활용하여 독특한 개성을 만들어냈다. 잘 만들어진 건담 프라모델처럼 빵집의 빵도 맛있었고, 더워서 구매한 파인애플 주스 또한 무척이나 진했다.


 이렇게 자신이 하는 일과 취미 생활을 섞어서 사는 사람의 모습은 너무나 멋졌다. 블로그를 하면서 만난 사람들을 보면 여행이 취미인 분이 언론에서 일하며 여행 기사를 쓰기도 하고, IT 분야에 관심 많은 분이 블로그를 통해 유튜브로 진출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좋아하는 일이 자기 일이 된 거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일부 사람들은 ‘그건 어디까지 잘 풀린 예에 불과하다. 현실에서 누구나 다 그렇게 살 수 있을 리가 없다.’고 말한다. 분명히 그 말을 부정할 수가 없다. 나 또한 그 사람들처럼 내가 좋아하는 일, 취미로 시작한 일을 평생 직업으로 가져가고자 해도 문턱이 높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비록 취미 활동이 내 평생 직업으로 가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바쁘게 사는 삶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일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취미 활동을 할 수 있는 시간을 줄여가며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거나 스펙을 쌓아서 도대체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차라리 그 시간에 좋아하는 걸 즐기는 게 더 낫다.



 오늘날에는 사는 게 바빠서 취미 생활을 할 시간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사람들이 바쁘게 살 수밖에 없는 구조도 문제이고, 취미 생활을 하려고 하면 주변에서 “취미 생활? 그런 여유가 잘도 있다. 그 사이에 스펙을 더 쌓아라.” 같은 말을 하는 경향도 무시할 수 없다. 그야말로 환경이 문제인 거다.


 이제는 이러한 환경에서 탈피하는 일이 필요하다. 우리가 휴일에 빠질 수 있는 취미 생활이 있다는 건 삶의 질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만나게 해주는 계기도 된다. 현재 <랜선 라이프>에 출연하고 있는 스타 유튜버 또한 좋아하는 취미 생활로 시작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직장을 다니면서 조금씩 방송에 투자하는 시간을 늘렸다. 자신이 즐기면서 하는 일인 만큼의 결과가 조금씩 나왔고, 본업으로 하는 일과 취미로 하는 일 중에서 후자 쪽이 더 무게를 가지게 되면서 취미를 자신의 평생 생업으로 삼았다. 이러한 과정은 특별한 사람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의 저자 이토 히로시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참고로 ‘인기 있는 자격증’을 따기 위한 공부는 권하고 시지 않다. 인기 있는 자격증은 사실 경쟁이 심하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게다가 자격이란 모두 같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증명이다. 많은 사람이 같은 일을 하는 업계는 그야말로 전투적인 사람들의 전쟁터와 같다는 것을 말한다. (본문 134)


놀이를 직접 만드는 것도 생업의 중요한 주제 가운데 하나다. 디즈니랜드처럼 돈을 내야 즐길 수 있는 오락이 많긴 하지만, 그런데서 대체로 진이 빠질 때까지 놀고 와서 다시 ‘우울한 월요일’을 맞이한다.

자기 노력과 고민으로 만드는 놀이는 생업이 특기로 삼는 분야다. 하면 할수록 놀이의 종류가 늘고 마음 맞는 동료도 늘어난다. 쓸데없이 진을 빼지 않고도 천천히 맛보는 즐거움이 있다.

실은 이것이 내가 생업식 생활을 계속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본문 172)


 취미 생활을 하는 대신 요즘 인기가 있다는 자격증을 따서 스펙을 쌓기 위한 일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런데 인기 있는 자격증이 과연 자신이 다른 사람보다 더 돋보여주는 가치 있는 자격증이 될 수 있을까? 토익 고득점이 흔해진 것과 마찬가지로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스펙 한 줄밖에 되지 않는다.


 누구나 하는 자격증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나라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취미를 찾는 게 장차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자격증은 경력이 되지 못하더라도 직접 해본 일은 경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고 소박한 나만의 생업 만들기>의 저자가 말한 것처럼, 취미는 생업의 중요한 주제가 될 수도 있다.


 오늘 즐길 수 있는 취미는 ‘이 나이에 취미는 무슨, 그럴 시간이 어디 있나?’ 라며 부정적으로 생각할 일이 아니다. 100세 시대에서 평생 가지고 갈 수 있는 취미 하나는 어쩔 수 없이 숨 가쁘게 살아가야 하는 시대에 작은 숨구멍이 될 수 있다. 그 작은 숨구멍은 언젠가 평생 가지고 가라 생업이 될지도 모른다.


 취미 없이 살아왔다면, 지금 바로 나만의 취미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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