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혼족을 위한 1인 가구 돈 관리법

혼자 쓰는데 항상 돈이 부족한 사람을 위한 노하우


 1인 가구가 늘어나기 시작하고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1인 가구가 할 수 있는 재테크 상식을 다루는 책은 쉽게 만나기 어렵다. 재테크를 배우고 싶어서 관련 책을 찾아보면 대체로 많은 책이 ‘이렇게 소득이 높으면 나도 모으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고소득자의 책, 혹은 부부 단위로 설명하는 책이 많았다.


 지금까지 만난 여러 재테크 도서 중에서 대학생을 위한 재테크 도서, 습관을 바꾸기 위한 재테크 도서가 그나마 현실과 맞았다고 생각한다. 재테크라는 건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고, 실천하는 만큼 확 달라질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재테크 상식 없이 오늘을 살아간다는 건 총 없이 전쟁터에 가는 일이다.


 이번에 나는 혼족을 위한 <1인 가구 돈 관리>라는 책을 읽었다. 요즘 젊은 세대에서는 결혼 없이 혼자 사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고, 그런 젊은 세대 중 한 명인 나도 장차 혼족으로 살 확률이 높아 ‘1인 가구는 어떻게 돈 관리를 해야 할까?’라는 점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제법 많은 기대를 하며 책을 읽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는데, <1인 가구 돈 관리>는 혼족이 빠르게 돈을 불리는 법을 소개하지 않는다. 빠르게 돈을 불리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목돈이 있어야 한다. 재테크 도서를 찾아보며 알뜰히 돈을 모을 방법을 찾는 사람 중 그런 목돈이 있는 사람은 없다. <1인 가구 돈 관리>는 그런 책이 아니다.


 ‘돈 관리’라는 이름에서 어슴푸레 와 닿는 느낌은 ‘생활습관’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실제로 <1인 가구 돈 관리>는 혼족이 평소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습관을 살펴본 이후, 내가 고쳐야 할 생활 습관과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설명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 덧붙여지는 재테크 상식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1인 가구 돈 관리>의 첫 장은 ‘1인 1가구의 지갑 사정’이라는 제목이다. 첫 장에서 저자는 ‘1인 가구 돈 관리의 핵심은 지출 관리’라고 말한다. 지출 관리, 즉, 돈 관리의 기본 원칙은 내가 벌어들이는 돈이 내가 쓰는 돈보다 많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서 ‘수입-지출 > 0’이 되도록 하는 거다.


 사실 ‘수입-지출’을 플러스로 만들고 남은 돈을 모아 키우는 것이 지출 관리의 핵심이자 돈 관리의 핵심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요즘처럼 가계부채가 계속해 올라가는 시점에서 어려운 과제로 보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한국 사회는 빚 없이 사는 사람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빚이 지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세를 위한 대출금 혹은 작은 집이라도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금을 제외하고서 우리는 ‘수입-지출’이 플러스가 되도록 소비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저자는 빚이 있으면 일단 빚을 갚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며, 빚 갚는 데에 돈을 쓰더라도 저축을 아예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빚을 지고 있을 때 주의할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빚을 갚는 것에 집중하느라 저축을 전혀 안 하는 건데요. 빚 갚는 것이 최우선이긴 하지만 여분의 현금이 없으면 유사시에 대처가 안 되어 또 다른 빚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 달 수입에서 생활비를 제하고 저축 가능한 액수의 80%는 빚 갚는 데에 쓰고 20%는 따로 저금해서 비상금으로 만들어두도록 합시다. 저축을 아예 놓아버려서는 안 됩니다. (본문 42)


 조금만 생각해보면 저자의 의견이 바르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데 빚을 갚은 사람 중에서는 소득이 적어 쪼갤 여유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이때는 전문가가 보면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요소가 많은데도, ‘이건 어쩔 수 없는 비용이야.’라며 소비를 위한 소비를 했던 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저자는 책을 통해 ‘1인 가구로 살면서 내가 가장 잘 쓴 돈’과 ‘1인 가구로 살면서 내가 가장 못 쓴 돈’이라는 내용을 통해 우리가 흔히 하는 지출을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저자가 잘 쓴 돈에는 적금을 들거나 금리가 높은 상품에 가입한 게 아니라 ‘기능성 베개’ 같은 걸 산 걸 소개해 웃으며 책을 읽었다.


 내가 가장 잘 쓴 돈에서 저자는 자신을 위한 아이템과 교육에 투자한 돈을 얘기했고, 가장 못 쓴 돈에서 운동 레슨을 다니기 위해 PT를 끊었거나 필요 이상의 화장품을 산 것을 얘기한다. 어떻게 보면 너무 소소해 보이는 이런 자질구레한 것들을 정리해서 불필요한 걸 줄여나가는 게 돈 관리인 거다.



 <1인 가구 돈 관리>를 읽으면서 혼족이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돈 관리법을 너무나 간단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어떻게 보면 평범해 보이는 습관에 대한 이야기도 다른 재테크 도서와 달리 일부러 거창하게 포장하지 않았다. 그냥 있는 그대로 저자의 경험을 말하며 작게 작게 설명했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독자로서 더 쉽게 책을 이해할 수 있었고,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을 가질 수 있었다. 3장 ‘소비 습관 다잡는 법’을 신선하게 읽었다. ‘내 인생이 부족하다고 느끼게 하는 광고 멀리하기’, ‘탕진잼 쿠폰으로 돈 쓰는 재미 챙기기’ 등 시시콜콜한 부분에서도 제대로 지적하고 있다.


제 경우 스트레스로 홧김에 무언가를 지르고 기뻐할 때 그 뒤에 내 지갑 속 돈을 노리는 기업의 온갖 마케팅 수법이 반영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광고를 멀리하자고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힘들고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어하는 내 절박함을 기업이 이윤을 만들 기회로 여기고 밝은 조명과 화려한 이미지로 버무린 광고를 들이밀며 나에게 “자, 자, 어서 이걸 사고 행복해져봐요”라고 하는 거구나 싶어지자 소비 욕구가 싹 사라지더군요. 요즘은 광고를 보게 되면 그 광고를 기획했을 마케팅팀이 회의실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그러니까 사세요~”라며 환호하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소비 욕구를 줄이는 데 아주 큰 도움이 됩니다. (본문 71)


 어떻게 보면 살짝 유치한 느낌도 나지만, 저자가 하는 말은 하나도 틀린 게 없다. 애초에 광고는 소비자가 기업이 자사의 작품을 사용하면 ‘이런 부분이 편리해져서 더 행복해질 수 있어요.’라고 소비자가 무의식적으로 생각하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다. 이런 광고에 낚여 충동구매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소비 습관을 다잡기 위해서는 이런 충동구매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 충동구매를 줄여나가면 자연스레 ‘수입- 지출’이 마이너스가 되지 않도록 하는 한 계단에 성큼 올라설 수 있다. 이 이외에도 <1인 가구 돈 관리>에서는 ‘새는 돈 없애고 푼돈 아끼는 요령’을 비롯해 생활비 절약을 위한 요령을 말한다.


 아마 그동안 ‘효율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 사람들도 잠시 자신의 소비를 되돌아보며 반성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 줄이기 힘든 생활비가 아니라 조금만 알아보거나 실천하는 것으로 달라질 수 있는 게 많아 부담이 없었다. 그야말로 딱 혼족에 맞춘 적절한 충고라고 해야 할까? (웃음)



 책 제목이 ‘돈 관리법’인 만큼 단순히 생활비 절약을 위한 요령만 다루지 않는다. 재테크의 기본이라고 말할 수 있는 ‘반드시 배워야 할 가계부 작성법’과 ‘목적별 통장과 카드 만들기’ 등의 분야도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소개하고 싶은 부분을 짧게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 가계부 쓰는 게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대안, 달력 가계부


탁상 달력 하나를 정해서 돈 안 쓴 날에는 스티커를 붙이거나 스탬프를 찍어서 표시하세요. 돈을 쓴 날에는 돈 쓴 항목 이름만 적거나, 쓴 돈의 총액만 적거나 정 귀찮으면 아무것도 안 적거나 편할 대로 하시면 됩니다. 항목 이름을 적을 경우 월말에 반성회를 갖고 쓰지 않아도 됐던 것들을 체크하세요. 금액으로 표기한 경우 합산해서 그달에 얼마를 썼는지 파악합니다. 이 달력 가계부는 지출 현황 파악보다 돈을 아예 안 쓰는 날의 수를 늘려나가는 데에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지출 파악도 어느 정도 하면서 소비를 참는 습관도 들일 수 있는 방법이죠. 예뻐서 사뒀는지 쓸 데가 없어서 서랍 속에 잠들어 있던 스티커나 스탬프를 활용해서 돈 안쓰고 넘어간 날을 늘려나가 보세요. 어린 시절 받았던 ‘참 잘했어요’ 스탬프처럼 돈 안 쓴 날이 뿌듯하게 느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돈 안 쓴 날이 늘어날수록 지출은 자연히 줄어들 거예요. (본문 156)


 나는 아이패드 가계부 어플을 이용해서 가계부를 꾸준히 작성하고 있다. 가계부를 쓰면 확실히 월말에 ‘하, 이때 여기에 안 써야 했는데!’라고 후회하는 소비가 있고, 다음 달에는 조금 더 의식해서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는 데에 노력한다. 가계부를 쓰는 일은 정말 돈 관리의 기본일 수밖에 없다.


 가계부를 매일 적는 일이 어려우면 저자가 말한 대로 달력 가계부를 실천해보자. 누구나 책상 앞에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탁상 달력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볼펜으로 표시하는 일마저 귀찮아하면 돈 관리를 과감히 포기해야 한다. 초보 혼족이 잘살기 위해서는 사소한 노력과 관리가 미래를 위한 투자다.



 책 <1인 가구 돈 관리법> 마지막 네 장은 ‘꼭 알아야 할 금융 상식’, ‘투자를 하고 싶다면’, ‘신비로운 보험의 세계’, ‘경제적 위기 시 대처요령’이라는 제목으로 우리가 어설프게 알거나 잘 알지 못하는 부분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경제 공부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 이 네 가지는 꼭 필요했다.


 나는 나름 혼자서 경제도서를 찾아서 읽어보며 공부를 했음에도 <1인 가구 돈 관리법>을 통해 제대로 알지 못한 부분을 바로 알 수 있었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신용카드에 대한 이야기로, 재테크 도서에서 항상 말하는 ‘체크카드 vs 신용카드’라는 공통된 주제다. 아래에서 몇 가지를 짧게 읽어보자.


신용카드를 쓰면 신용등급을 높일 수 있다?


체크카드를 꾸준히 써도 신용등급은 높일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로 진짜 신용등급을 높이고 싶으면 카드 대금을 결제일 전에 미리미리 갚아주는 게 좋은데 보통 그럴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신용등급을 높인다는 핑계로 신용카드를 쓰는 일이 많아요. 자칫 카드 대금이 밀릴 경우 신용등급은 오히려 떨어집니다.


신용카드는 할부 결제가 가능해서 좋다?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신용카드로 할부를 쓰면 연체 여부를 떠나서 신용 평점이 떨어집니다. 진짜 신용등급 관리를 위해 신용카드를 쓴다면 무조건 일시불로만 결제해야 해요. 그리고 대금은 결제일 전에 미리미리 갚아버리고요. 즉, 충분한 현금이 있을 때 신용카드를 써야만 신용등급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신용카드는 급할 때 현금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 편하다?


미친 소리입니다. 신용카드의 현금서비스 금리는 평균 약 20%입니다. 거의 대부 업체 수준이죠. 신용등급이 좋으면 좀 더 낮아지겠지만 그래봤자 10%대 후반입니다. 갚을 수 있는 한에서 현금서비스를 받았다 해도 반복하다보면 금방 갚을 수 없는 지경까지 가게 됩니다. 리볼빙과 더불어 현금서비스를 받는 건 장기를 파는 것과 다름없는 행동이에요. (본문 196)


 신용카드가 그저 좋은 줄로만 알았던 건 아니지만,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는 조금 더 주의해야 한다는 걸 새삼스레 알 수 있었다. 원래 나는 체크카드를 주로 사용했지만, 최근에는 은행사에서 만든 신용카드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몇 상품을 할부로 사는 게 좋았는데 신용 평점이 떨어지고 있었을 줄이야.


 <1인 가구 돈 관리>를 읽으면서 역시 사람은 아는 게 힘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신용카드를 쓰면서 여차할 때는 편하게 쓸 수 있었지만, 그만큼 잘못된 소비를 하는 경우도 늘었다. 요즘은 체크카드도 굉장히 잘 나오고 있으니 지금부터 신용카드 의존에서 벗어나 체크카드를 사용해보는 건 어떨까?


 어떤 사람이 막 월급을 열심히 아끼고 굴러서 몇억이 하는 집을 산 이야기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우리 일상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 돈 관리법을 배울 수 있었던 <1인 가구 돈 관리>. 지금 1인 가구로 살아가고 있다면, <1인 가구 돈 관리>를 통해 평생 가져갈 수 있는 돈 관리법을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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