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람 미술관 신카이 마코토 전 관람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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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름은'으로 신카이 마코토 팬이 되었다면, 꼭 가보아야 할 신카이 마코토 전시회


 나는 서울에 갈 때마다 꼭 하나의 목적으로 가지 않는다. 서울을 오가는 비용과 시간을 고려하면, 일 하나로 서울을 오가는 일은 굉장히 손해를 보는 일이다. 그래서 두세 가지의 목적이 겹쳐지면 서울에 가는 경우가 많은데, 지난 월요일(16일)에 서울에 간 것도 두 가지 커다란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첫 번째 목적은 어제 소개한 <샤오미 홍미노트 5 런칭쇼>였고, 두 번째 목적은 오늘 소개할 <신카이 마코토 전시회>였다. 두 행사 모두 지방에서 쉽사리 볼 수 있는 행사가 아니라 서울을 꼭 와야만 했고, 운 좋게 몇 가지 이유를 붙일 수 있었다. 특히 두 번째 목적은 만족도가 100%일 정도로 정말 좋았다.


 한국에서 ‘신카이 마코토’라는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의 이름은 낯선 이름이 아니다. 일본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유례없을 정도로 대박을 친 <너의 이름은>이라는 애니메이션으로 ‘신카이 마코토’의 이름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알려졌다. 나 또한 <너의 이름은>을 애니메이션, 소설, 만화로 모두 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 예술의 전당에 있는 한가람 미술관에서 열리는 <신카이 마코토 전시회>는 꼭 한 번은 방문해보고 싶었다. 입장료가 성인 기준 15,000원으로, 싼 가격은 아니라도 충분히 그만큼의 가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전시회를 관람한 나는 15,000원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신카이 마코토 전시회>에서는 신카이 마코토의 발자취와 시대의 변천을 시작으로 하여,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만든 작품의 콘티까지 볼 수 있었다. 전시회 입구에 들어가면 바로 눈으로 볼 수 있는 ‘발자취와 시대의 변천 부분’에서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사용한 컴퓨터 모델도 적혀 있었다. (웃음)



▲ 5번 출구로 나오면 셔틀 버스 혹은 마을 버스를 탈 수 있다.





▲ 이 배경 사진만 보더라도 벌써 기대가 된다




▲ 타키와 미츠하 사이즈가….




▲ 관람료는 성인 기준 15,000원!




▲ 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들어갔다!







▲ 신카이 마코토가 어떤 컴퓨터, 어떤 프로그램, 어떤 도구를 사용했는지 다 적혀 있었다.



 위 사진을 보면‘1990년대 발매된 NEC 노트북 ‘PC-9801NS’ 그림 그리기 툴을 마우스로 사용’이라고 적혀있다. 정말 이런 부분까지 세세히 적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역시 일본의 전시회는 뭔가 다르다고 생각했다. 팬이라면 감독이 어디서 영감을 받고, 어떤 도구로 작업을 했는지 알고 싶은 법일까?


 나는 이 정도까지 생각하지 못했었는데, <신카이 마코토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세세한 부분이 정말 놀라웠다. 전시회에서는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별의 목소리>부터 시작해,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초속 5센티미터>, <별을 쫓는 아이>, <언어의 정원>, <너의 이름은>까지 전시되어 있다.


 전시회에서는 카메라 촬영이 가능한 곳과 불가능한 곳이 나누어져 있는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콘티 내용은 모두 촬영이 불가능했다. 나는 오히려 촬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눈으로 대충 흘겨보는 게 아니라 어떤 식으로 생각하며 작품을 구상했는지 자세히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웃음)


 물론, 이건 내가 일본어가 가능하기 때문에 콘티 하나하나에 적힌 메모를 읽을 수 있었던 덕분이기도 하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콘티에서는 카메라 이동 선까지 생각한 구성이 눈에 띄었고, 주인공의 눈에서 포인트로 줘야 할 부분을 체크한 부분이 놀라웠다. 역시 명작은 쉽게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전시회에서 읽을 수 있는 설명을 하나하나 읽어보는 것도 무척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별의 목소리>는 디지털 애니메이션의 문을 활짝 연 작품으로 손꼽히며, 당시 작품을 관람한 사람들은 ‘지금까지 이렇게 그릴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라며 극찬을 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내가 본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작품은 <언어의 정원>과 <너의 이름은>밖에 없어서 솔직히 다른 작품은 잘 몰랐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각 애니메이션 PV 영상과 함께 일부 장면을 엿볼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 역시 사람은 이렇게 우연한 만남을 통해 더 많은 걸 알아가는 법이 아닌가 싶다.


 사진으로 소개할 수 없는 부분 중 가장 아쉬운 부분은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만든 작품의 배경을 위한 로케이션 헌팅 사진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를 비교한 부분이다. ‘정말 어떻게 이렇게 표현할 수가 있지?’라며 대단히 놀라워했다. 이건 말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꼭 직접 보아야만 한다!


 로케이션 헌팅 사진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를 구경하는 일도 감탄의 연속이지만, <초속 5센티미터> 같은 작품에서 벚꽃 배경을 그리기 위해 50장 이상의 레이어를 활용했다는 것도 놀라웠다. 역시 질이 높은 장면 하나하나는 허투루 만들어지는 법이 없었다. 노력과 정성이 꼭 필요했다.





▲ 언젠가 다시 함께 벚꽃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아무런 망설임 없이,

그렇게 믿었다.





▲ <언어의 정원>의 무대가 된 정자를 이렇게 재현해놓았다는 게 무척 신기했다.






 위 사진은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을 재현하고, 대사를 분위기 있게 적은 공간이다. 천천히 걸으면서 명대사를 곱씹거나 애니메이션 영상을 보는 일은 무척 좋았다. 특히, 그중에서도 <언어의 정원>에서 볼 수 있는 주인공과 히로인이 만난 정자를 만들어놓은 게 완전 대박이었다.


 이 공원도 직접 로케이션 헌팅을 통해 애니메이션에 옮긴 장소인데, 그 일정 부분을 묘사해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었다는 게 신기했다. 만약 저 정자 안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함께 전시회를 볼 친구가 있었다면 아마 정자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을 거다. 촬영을 절대 잊지 말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언어의 정원>은 빛과 색을 추구해온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도달점으로 불리는 작품이며, <언어의 정원>에서 사용된 빛과 색의 조화에 타임 랩스 기법을 도입해 <너의 이름은>에서 한층 더 날개를 달고 비상했다. <너의 이름은>에서 본 신주쿠의 그 장면을 한번 떠올려보자.


 <너의 이름은>의 타임 랩스 기법으로 표현된 영상에 맛을 더해준 건 ‘전전전세’라는 음악이다. 전전전세의 음악과 타임랩스 기법이 절묘하게 잘 매칭이 되어 영상을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함께 들뜨게 해주었다. 지금 다시 유튜브에서 <너의 이름은> 영상을 찾아보아도 감탄이 저절로 나온다.








▲ 전시회 마지막에 체험할 수 있는 스케치존




▲ 넉넉하게 시간을 잡고 가서 꼭 스케치 체험을 해보기를 바란다!


▲ 미츠하를 그려서 나왔어야 했는데!! (젠장)





 구경을 거의 다 하고 나왔을 때는 마지막에 ‘스케치 존’이 있었다.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해서 직접 캐릭터를 그려볼 수 있는 장소로, 전시회에서 놓쳐서는 안 될 하이라이트 장소 중 한 곳이었다. 그런데 나는 아쉽게도 이 장소에서 그림을 그려보는 체험을 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이게 굉장히 아쉽다.


 내가 그림을 그려볼 수 없었던 이유는 김해로 돌아가기 위한 버스를 타야 하는 시간이 애매했기 때문이다. 자칫 그림을 그리다 버스 시간을 놓쳐버릴 수도 있어 눈물을 머금은 채로 나와야 했다. 무엇보다 서울 지리를 잘 몰라서 길을 헤맬 확률도 넣어야 했기 때문에 조금 더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


 낮에 서울 친구와 함께 방문한 SM 타운에서 조금 더 일찍 나왔으면 좋았을 텐데. 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비록 마지막 스케치 존을 체험해보지 못했다고 하지만, <신카이 마코토 전시회>는 관람료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팬이라면, 꼭 이번 기회에 전시회를 방문해보기를 바란다.


 신카이 마코토의 전시회는 크게 네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제작 자료의 전시, 영상의 전시, 언어의 전시, 그리고 한국 전시전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걸은 15년의 궤적을 보는 일은 더운 여름 피서지로 상위권에 드는 미술관에서 가장 유익하게 시간을 보내는 일이라 의심치 않는다.


 <신카이 마코토 전시전>은 9월 26일(수요일)까지 열린다. 휴관은 7월 30일(월)과 8월 27일(월), 9월 24일(월)이다. 관람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입장 마감 시간은 오후 7시이니 주의하길 바란다. 장소는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2층! 남부터미널역 5번 출구에서 버스를 이용하면 쉽게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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