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회사에서 개인 스마트폰 충전도 금지?
- 여행/일본 여행기
- 2018. 2. 12. 07:30
일본 인턴 연수 5일 차, YMCA 기타큐슈 지점에서 비즈니스 일본어를 듣다
일본 인턴십 연수 5일째를 맞이한 금요일은 오전 일정이 ‘자유 시간’으로 비어 있어 다소 여유 있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다. 비록 아침 일정이 자유 시간으로 비어 있어도 어디에 나가지 않고, 방에서 읽지 못한 책도 조금 읽거나 블로그에 올릴 글을 쓰면서 보내다 보니 금방 시간이 지나갔다.
금요일 오후 1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일정은 YMCA 기타큐슈 지점에서 일본 비즈니스 매너를 배우는 시간이었다. 대학에서도 일본어 관련 수업으로 일본 비즈니스에 사용하는 경어 수업을 들은 적이 있는데, 한국에서는 취업하기 위해서 굳이 대학에서 듣는 비즈니스 매너 수업이 없기에 무척 신기했다.
대학에서 들은 일말의 지식과 비슷한 내용으로 이루어진 YMCA 기타큐슈 지점에서 들은 일본 비즈니스 매너에 관한 이야기의 내용은 제법 쉬워서 금방 이해할 수 있었다. 일본 기업에서 1일 인턴을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꼭 익혀야 할 일본 비즈니스 매너와 함께 경어와 겸양어도 함께 배웠다.
비즈니스 매너 수업은 제일 먼저 바르게 인사를 하는 법으로 시작해 옷차림 체크, 기업에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거쳐 경어와 겸양어로 마무리가 되었다. 여기서 신기했던 것은 그냥 단순히 인사를 하는 게 아니라 신입사원으로서 꼭 익혀야 하는 인사법은 물론, 일본 기업에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 YMCA 기타큐슈 지점으로 가는 길
▲ 제일 먼저 사회인으로 배워야 할 점과 인사를 배웠다.
보통 한국에서 일할 때는 딱히 비즈니스 매너를 따로 가르치지 않는다. 자기보다 직급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는 무조건 말을 높이면 되고, 인사를 어른에게 하는 것과 똑같이 공경하게 인사를 하면 되기 때문에 굳이 비즈니스 매너를 가르칠 필요가 없다. 이러한 교육은 흔히 밥상머리 교육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도 기본적인 예절을 익히지 못한 사람이 많다는 비판이 나온 적도 있는데, 일본 기업에서 진행하는 이런 비즈니스 매너 교육이 한국도 이제 슬슬 필요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일본에서 필요한 비즈니스 매너는 ‘굳이 저렇게 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딱딱한 형식이 강했다.
인사를 할 때 허리를 숙이는 방법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회사의 신입사원들이 검은 정장과 흰 와이셔츠를 입어야 한다는 게 석연치 않았다. 물론, 한국도 정장 차림을 요구하는 기업이 있고, 일본에서도 편한 차림을 요구하는 기업도 있다. 그래도 평균적으로 요구하는 게 검은 정장과 흰 와이셔츠다.
또한, 딱딱하다고 요구한 것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수업 도중 OX 퀴즈 문제 중에 ‘휴대전화 전원이 꺼졌기 때문에 회사의 콘센트로 충전했다.’라는 문제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한국 사람이라면 정답을 ‘O’라고 생각할 것이다. 회사에서 일하는 데에 휴대전화는 필수고, 충전은 당연히 하는 일이니까.
그러나 위 문제의 정답은 ‘X’였다. 일본에서는 개인 휴대전화 충전은 회사의 전기를 마음대로 쓰는 것이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한다. 만약 회사에서 지급한 휴대전화인 경우에는 회사에서 충전해도 되지만 개인 휴대전화는 문제가 있는 행동이었다. 나는 이 말을 들으면서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 옷차림 체크를 직접 하고, 평가를 받기도 했다.
▲ OX 퀴즈
대학에서 만난 일본 친구를 통해 일본에서는 아르바이트할 때 손님이 없더라도 ‘일 외의 개인적인 일은 해서는 안 된다.’라는 규칙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다. 설마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평범하게 고용된 사람도 기업 내에서 행동의 사소한 부분까지 제한될 줄이야. 이것을 과연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만약 한국 사람이 ‘일본 취업이 살길이다.’라고 생각해 일본어 실력만 키워서 일본에 취업한다면, 이렇게 사소한 문제에서 몇 번이고 마찰을 겪을 것 같다. 역시 연봉이 높은 데에는 그만큼 ‘일’에 집중해야 하는 환경과 그 환경에 따르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건지도 모르겠다. (쓴웃음)
일본 인턴 체험을 하기 전에 YMCA 기타큐슈 지점에서 들은 일본 비즈니스 매너. 대학에서 들은 이야기도 있었지만, 전혀 생각지 못한 점들을 비롯해 직접 몇 가지 중요한 일을 직접 해볼 수 있어서 큰 공부가 되었다. 문제는 인턴을 하는 날에 이를 그대로 실천하는 일인데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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