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피자집에서 이물질이 나왔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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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시켜 먹는 피자집 피자에서 '코털'이 나왔습니다. 이럴 때 당신의 선택은?


 나는 평소 어떤 한 음식에 꽂히면 항상 그 음식을 먹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그 음식이 배달 음식일 경우에는 항상 똑같은 집에서 시켜 먹는데, 동생과 나는 우스갯소리로 ‘우리 집을 단골로 만들면 매상이 엄청 오를 거다.’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만큼 자주 배달을 시켜 먹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가 아는 ‘단골집’은 단골은 똑같은 제품이라도 조금 더 신경을 써주거나 종종 이것저것 챙겨주는 집을 떠올리기 쉽다. 실제로 22살 정도부터 6년째 이용하는 시장에 있는 <가마로강정> 집은 항상 몇 년째 단골이라 무를 공짜로 챙겨주시거나 조금 더 주실 때가 많다. 덕분이 더 단골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종종 ‘단골’이라고 해서 아주 대충 주는 음식점을 만날 때가 있는데, 그때는 칼같이 거래를 그날 이후로 끊어버린다. 동생은 “그 집 사장님은 뭔가 잘못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라는 말을 종종 하는데, 아마 실제로 그렇지 않을까 싶다. 거의 일주일에 한 번은 시켜 먹으니까.


 음식의 품질이 떨어지는 건 그냥 거래를 끊으면 되지만, 종종 실수로 음식에 하자가 있을 때는 서로 어떻게 해야 할지 민망할 때가 있다. 지난 주말에도 홀로 크리스마스 연휴를 보내다 맛있는 거라도 먹자 싶어서 피자를 시켰는데, 항상 시키는 피자집의 피자에서 생각지도 못한 이물질을 발견했다.





 바로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이물질이다. 머리카락이라면 살짝 이해는 할 수 있겠는데, 이건 조금 비 위가 상할 수도 있는 ‘코털’이었다. 피자를 점심때 시켜 먹은 이후 남은 6조각 피자를 먹으려다가 우연히 이 이물질을 발견했다. 피자 도우 밖에 있었으면 ‘혹시 내가…?’라는 의심도 할 수 있었을 거다.


 그러나 ‘코털’은 정확히 치즈크러스트 피자 도우 안에 박혀 있었다. 즉, 이 이물질은 피자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살짝 인상을 쓴 이후 이물질을 제거하고 먹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래도 나는 애용하던 단골집이기 때문에 살짝 화가 나서 곧바로 해당 지점에 전화를 했다.


 처음에는 알바생이 전화를 받았는데, 자초지종을 설명하니 곧바로 사장님을 바꿔주셨다. 사장님께서 는 “저희가 모자를 쓰고 작업을 하는데, 그래도 가끔 들어갈 때가 있더라고요. 죄송합니다. 피자 한 판을 새로 보내드릴까요?”라고 선뜻 말씀해주셨다. 사장님의 솔직한 사과로 기분이 누그러질 수 있었다.


 나는 피자를 한판 새로 받는 건 조금 아니라고 생각해 “아니요. 그렇게까지는 안 하셔도 괜찮습니다. 우리 집이 엄청 단골이라는 거 사장님도 알고 계시죠? 다음에는 조금만 더 신경 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연휴 마무리 잘하십시오.”라고 말하며 서로 좋게좋게 마무리를 지었다.



 사장님은 다음에 주문하면 음료수라도 한 병 더 가져다주신다고 하셨다. 하지만 역시 바쁘게 일을 하시는 탓인지 바로 어제 점심으로 동생과 돈을 합쳐셔 피자를 다시 시켜 먹었을 때 음료수가 한 병 더 오지는 않았다. 뭐, 이 일로 기분이 상해서 안 시켜 먹어도 딱히 나는 손해가 아니니까.


 비록 그 약속을 기억하지 못하시더라도 당시에 전화를 받은 이후 곧바로 사과를 해주신 건 굉장히 감사했다. 때때로 어떤 가게는 “들어갈 리가 없는데요. 그래서 어쩌라고요?”라고 적반하장으로 구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 피자집 사장님은 처음부터 바로 사과를 하시면서 고객을 먼저 챙겼다.


 이러한 자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지점이라고 해도 오랫동안 꾸준히 운영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사람들은 프랜차이즈 지점이라고 해서 배달을 시켜먹기도 하지만, 그 가게에서 먹은 음식의 맛과 인상이 어떤가에 따라 두 번째 주문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역시 장사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내가 얼마나 더 이 가게에서 피자를 시켜 먹을지는 알 수 없다. 만약 당신이라면 이와 같은 상황(단골집 음식에서 이물질이 나왔을 때)에 처했을 경우 어떻게 하겠는가? 어떻게 해야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정답을 얻을 수 있을까? 글을 마치면서 괜히 독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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