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찾은 베를린 도이치오퍼 캄머솔리스텐 내한 공연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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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국제 음악제를 맞아 김해 문화의 전당과 함께 한 베를린 도이치오퍼 캄머솔리스텐 내한 공연


 가을에 깊어지면서 가을밤에 들리는 가을의 소리는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게 한다. 귀뚜라미 소리를 비롯하여 알지 못하는 풀벌레 소리, 늦은 밤 어딘가로 향하는 비행기 소리, 나뭇잎 사이사이를 스쳐 지나가는 바람 소리. 그야말로 가을은 조용히 눈을 감고 음악을 감상하기 좋은 계절이다.


 가을이라는 계절 덕분인지 최근에 읽은 소설에서 의도치 않게 음악과 관련된 소설이 많았다. 온다 리쿠의 <꿀벌과 천둥>도 그렇고, 지금 읽는 한창훈 소설 <행복이라는 말이 없는 나라>에도 음악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역시 내가 사는 세계는 책을 통해서 더욱 넓혀지고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수요일(13일)에는 내가 사는 김해에 있는 김해 문화의 전당에서 '베를린 도이치오퍼 캄머솔리스텐' 내한 공연을 들었다. 가을을 맞아 정말 환상적이라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 연주를 들을 수 있었는데, 김해 문화의 전당에서 들은 이 공연 또한 어쩌다 보니 우연히 들을 기회가 생긴 공연이었다.



 김해 문화의 전당에서는 페이스북을 통해서 다양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한때 김해 문화의 전당 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소셜 네트워크 마케팅에 기여했다고 생각하는데, 솔직히 지금 상황을 보면 서포터즈 없는 상태인 지금 훨씬 더 활발하게 마케팅을 잘 하는 것 같다. 1년 동안 미디어팀이 성장한 걸까?


 아무튼, 김해 문화의 전당 페이스북에서 진행한 이벤트를 통해서 '베를린 도이치오퍼 캄머솔리스텐' 내한 공연 티켓에 당첨되어 공연을 들을 기회가 생겼다. 현재 김해에서는 9월을 맞아 김해 국제 음악회가 열리고 있는데,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조금 더 특별한 공연을 준비했다고 들었다.


 베를린 도이치오퍼 캄머솔리스텐 내한 공연이 바로 그렇다. 베를린 도이치오퍼 캄머솔리스텐은 베를린 도이치오퍼 오케스트라 최고의 연주자들로 구성되어 있고, 음악의 도시 베를린에서 입지를 굳건히 굳힌 데다가 국제적인 무대에서도 유명한 오케스트라다. 이런 공연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되는 법이다!



 공연 당일(13일) 김해 문화의 전당에는 제법 많은 사람이 모였다. 무척 유명한 오케스트라의 연주임에도 불구하고 좌석이 다 차지 못한 점은 아쉬웠지만, 그래도 그만큼 오케스트라 연주를 쾌적한 환경 속에서 들을 수 있어서 무척 좋았다. 언젠가 김해도 좌석을 다 채울 수 있는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


 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누어졌고, 1부에서는 베를린 도이치오퍼 캄머솔리스텐 오케스트라와 피아노 협연으로 이루어졌다. 첫 번째 곡은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2번 A장조 K414로, 김해 국제 음악회 집행위원장 겸 총감독을 맡은 노경원이 함께했다. 시작부터 소리가 조용히 퍼졌다.


 본격적인 공연은 1부의 두 번째 곡인 바흐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C단조 BWV 1062에서 함께 한 파스칼 드봐이용, 리카코 무라타 두 피아니스트가 함께 한 공연이었다. 첫 번째 곡은 다소 피아노에 맞춰 오케스트라가 힘을 절제했다면, 두 번째 곡은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함께 치고 나갔다.


 역시 누군가 양보하는 듯한 소리가 아니라 함께 경쟁하듯이 더 좋은 소리를 재촉하는 듯한 힘이 들어간 연주는 눈을 번쩍 뜨이게 했다. 귀를 활짝 열고 음악이 집중하면서 무대를 꽉 채우지 않은 인원수의 오케스트라임에도 무대를 가득 채운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때부터 2부의 연주가 무척 기대됐다.



 피아노와 협연 없이 오로지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이루어진 세 번째 곡 차이코프스키 현악 세레나데 C장조 op.48은 듣는 동안 음악에 깊이 빠져들 수 있었다. 연주를 들으면서 지금 이 자리에 공연을 듣고 있다는 사실이 무척 즐거워 나도 모르게 웃음을 짓게 되었고, 소박한 행복감도 느낄 수 있었다.


 차이코프스키 곡을 연주한 후에 앵콜곡으로 베를린 도이치오퍼 캄머솔리스텐이 녹음한 한국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의 사운드트랙과 또 다른 한 곡을 더 함께 연주했다. 완벽한 피날레를 장식한 베를린 도이치오퍼 팀은 수많은 관객의 갈채를 받으면서 무대의 막을 내렸다. 정말 최고의 연주였다!


 위 사진은 공연이 끝나고, 베를린 도이치오퍼 캄머솔리스텐 연주단과 협연에 참여한 분들이 함께 포토타임을 가졌을 때 찍은 사진이다. 짧은 포토 타임 이후에 연주단은 공연을 보러온 아이들과 시민들과 함께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다. 나는 혼자라 도무지 말을 걸 용기가 나지 않았다…. (아쉽다!)


 그래도 베를린 도이치오퍼 캄머솔리스텐 오케스트라 덕분에 가을을 맞이한 9월에 정말 좋은 연주를 들을 수 있었고, 9월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역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그 명성이 자자한 이유가 있었다. 한국 투어 마지막이 김해라서 무척 다행이었다.


 다음에 또 언제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렇게 멋진 공연을 들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국제 김해 음악회는 9월 23일에 마무리되며, 자세한 공연 일정은 홈페이지(링크)를 참고하면 알 수 있다. 김해 문화의 전당과 함께한 공연 외에는 모두 무료이니, 관심이 있다면 꼭 확인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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