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의 정석 다음은 기획의 정석을 읽을 차례
- 문화/독서와 기록
- 2017. 8. 24. 07:30
지금 내 인생을 바꿀 공모전 23관왕의 빡신이 말하는 10가지 빡신 기획 습관
7년이 넘는 시간 동안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약 2800편이 넘는 글을 적었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고,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보고 기사를 쓰고, 정치와 사회, 그리고 교육 문제에 대해 개인적인 견해를 쓰면서 무려 2800편이 넘는 글을 적은 거다. 어떻게 보면 정말 대단한 수치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글을 쓴 나는 어떤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남들보다 부족하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대인 관계가 서툴렀고, 사람들 앞에 서는 일을 굉장히 어려워했다. 하지만 나는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쓰는 일을 통해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는 조금 더 많은 일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를 품었다.
그래서 대학에서 평소에는 생각도 하지 않았던 프로그램에도 참여해보고, 블로그를 통해서 다양한 공모전에 참여를 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나의 욕심과 기대치와 달리 프로그램과 공모전에 참여할 때마다 늘 아쉬움을 맛보아야 했다.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나는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기획력이 부족했다.
머릿속에 두루 뭉실하게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명확하게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는 오늘 <기획의 정석>이라는 책을 읽었다. 고등학교 시절에 수학 공부를 할 때 참고한 <수학의 정석>이 떠오르는 책 <기획의 정석>은 감히 <수학의 정석>과 맞먹는다고 말하고 싶다.
대학생 때 공모전 23관왕으로 '공모전 상금으로 혼수 준비를 다 마친 공모전의 여왕'으로 불린 저자 박신영의 <기획의 정석>은 단순히 기획서를 잘 쓰는 방법을 말하는 책이 아니다. <기획의 정석>은 단순히 기획서를 잘 쓰는 방법을 넘어서 우리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을 말한다.
<기획의 정석> 첫 장에서 저자는 기획에 대해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기획은 무시무시한 것이 아니다. 그분의 입장에서 그 일을 왜 해야 하는지 기획 배경(problem)을 정의한 이후, 해결책(solution)을 끌리는 한 마디(concept)로 제시하고, 그림이 그려지도록 세부적인 실행 방안(action plan)을 제안하며 그분이 이해할 수 있도록 그것을 기획서(proposal)로 쓰는 것, 그리고 그분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발표(presentation))하는 것이다. (본문 37)
우리가 생각하고 있던 기획은 무엇이었을까?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먼저 나는 내가 생각하는 기획에 대해 다시 정의를 내려야 했다. 나에게 기획은 그분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게 아니라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싶은지 말하는 데에 집중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분의 관심을 얻을 수 없었다.
실제로 작년 대학교에서 무대에 섰던 프레젠테이션은 청중을 생각하지 못했다. 당시에 프레젠테이션을 마치고 혼자 얼굴을 붉히면서 '완전 망했어.'라고 생각만 했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방법은 제대로 찾지 못했었다. 하지만 오늘 <기획의 정석>을 읽으면서 이제야 문제의 본질을 알게 된 느낌이다.
<기획의 정석>을 통해 저자는 무척 심플하게 핵심을 전한다. 내가 그중에서도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저자가 다양한 예시를 바탕으로 마치 눈앞에서 1:1 과외를 하는 것처럼 전하는 방식이다. 저자가 책을 통해 말하는 '왜' 필요한지 말하는 부분에서 읽은 글을 조금 길게 옮겨보면 다음과 같다.
현실적인 예시를 하나 보자. 우리 회사가 그림 그리기의 대가인 크리스틴 뉴턴을 초청해서 세미나를 연 적이 있었다. 그러면 보통 사람은 '그림 그리기 대가! 크리스틴 뉴턴 초청 세미나!'라고 what을 기획한다. 그분들은 대개 이런 반응을 보인다. '내가 애도 아니고 그림 그리기는 무슨.'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오지 않는다. 기획자는 생각한다. '아니, 이렇게나 좋은 행사에 왜 오지 않지? 역시 나의 천재성이 시대를 앞섰네. 사람들은 무식해.'
당시 우리의 타깃은 직장인이었고, 4MAT(why, what, how, if)을 적용하여 다음과 같이 좀 더 보완했다.
- 신영아, 직장에서 일하다보면 비즈니스 현장에서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볼 수 있는 관점이 필요하지? Why
- 뭐, 당연히 있으면 좋겠지.
- 그 관점을 키워주는 게 그림 그리기래. - what
- 헉! 왜?
- 그림 그리기가 이러이러한 원리가 있어서 그런 관점을 키워준다고 하더라. - how
- 아, 진짜?
- 네가 이 그림 그리기 세미나에 참여해서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된다면 다른 사람들이 못 보는 시장을 보게 될 거고, 그렇게 되면 넌 정말 난리가 날 거야. - if
단순히 '그림 그리기 세미나'로 포장될 뻔 했었던 그 세미나는 '비즈니스 현장에서 문제 해결력을 키워주는 Creative view 세미나'로 포장되어 팔렸다. 결과는? 대박! (본문 57)
무척 쉽게 저자가 말하는 핵심이 머리에 쏙쏙 들어오지 않는가? 나는 책을 읽는 동안 이렇게 쉽게 기획을 배울 수 있다는 게 즐거워서 어쩔 수가 없었다. 그동안 혼자 고민하면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했어도 쉽게 정리할 수 없었던 문제가 <기획의 정석>을 읽으면서 비로소 정리할 수 있었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박신영 저자가 12년도에 나도 읽었던 스튜어트 다이아몬드의 저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를 짧게 소개하면서 핵심을 말하는 게 인상 깊었다. 12년도에 나 또한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를 읽으면서 협상에 대해 깨달은 바가 있었는데, 그동안 쭉 잊고 지낸 것 같다.
그렇게 <기획의 정석>은 책을 읽는 사람이 누구라도 겁을 먹지 않고, 기획을 배워가면서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마음을 품게 한다. 보통 우리는 기획서를 적는 일이 상품의 기획서를 작성해야 하는 직장에서 하는 일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우리가 기획해야 하는 일은 일상 속에서도 흔하다.
가령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기획의 정석> 서평 또한 그렇다. 글을 쓰기 전에 나는 먼저 무지 노트에 이렇게 정리를 했다.
- 왜 나는 이 책을 읽었을까? (why)
- 책에서 무엇이 인상적이었지? (what)
- 책을 읽으면서 어떻게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했지? (how)
- 만약 내가 책을 읽은 후에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면 무엇일까? (if)
괜히 급조한 글이 아니다. <기획의 정석>을 읽고 나서 글을 쓰기 전에 노트에 이렇게 정리를 해보고 싶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자가 책에서 소개한 4MAT 원칙대로 적은 게 아니라 '왜?'라는 질문만 반복하며 내용을 정리하고자 했다. '왜?'라는 질문 덕분에 확실히 말하고 싶은 주제를 찾을 수 있었다.
책 <기획의 정석>은 '수학의 정석'을 보고 대학에 들어간 우리가 이제는 직장, 혹은 내 아이디어의 실현을 위해서 읽어야 할 '수학의 정석'과 같은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앞으로 아이디어를 실천하기 위해서 어떻게 기획을 세워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다. 대학 교양 과목을 들은 것보다 더 큰 도움이 되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준비해야 하는 기획이 있거나 도전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는데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지금 당신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건 바로 <기획의 정석>이다. 무에서 유를 만드는 10가지 빡신 기획 습관을 당장 익혀 "YES"라고 말하며 당장 시작해보기를 바란다.
인생은 1+1=2처럼 정답이 있는 영역이 아니기에 누구든 비판을 받을 수 있다. 거기에 휘청거려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진심을 놓아버릴 필요가 없다. 그 비판 때문에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끝나기 전에 이미 스스로 끝내는 경우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의 진심을 멈추지 말았으면 한다. (본문 242)
마지막으로 내가 빡신 '박신영'이라는 저자를 알 수 있게 해준 셀레브(sellev)를 통해 본 박신영 저자의 짧은 영상을 남긴다. 부디 이 글과 영상이 나처럼 추상적인 아이디어는 있지만, 어떻게 구체적인 기획을 세워야 하는지 몰라 방황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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