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할머니 보쌈 점심 정식, 가성비 최고 점심입니다
- 일상/일상 다반사
- 2017. 7. 6. 07:30
처음 먹은 어느 유명한 할머니의 보쌈 점심 정식, 가격 대비 굉장히 만족합니다!
한국 사람에게 고기반찬은 특별한 날이 먹는 반찬이었지만,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진 오늘은 고기반찬 없이 밥을 먹는 일이 오히려 드물어졌다. 한국 사람에게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치킨'만 하더라도 고기반찬이다. 한 주 동안 우리는 도대체 얼마나 몇 번이나 고기반찬을 먹었을까?
건강을 위해서 채식을 하시는 분도 종종 계시지만, 불고기를 비롯한 한국은 좀처럼 고기 섭취 문화와 떨어지기가 어렵다. 그래서 채식주의를 선언한 사람을 향해 불편한 시선이 있는 거다. 한국 고기 문화는 기호 이전에 모두가 함께 누릴 수 있는 가장 간단한 공감 요소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기 가격이 크게 올라서 고기를 먹는 일이 쉽지 않다. 그 유명한 치킨만 하더라도 2만 원대를 넘을 뻔했었고, 2만 원대를 넘지 않더라도 2만 원대에 가까운 가격에 이르고 있다. 더욱이 많은 시민과 함께했던 삼겹살 또한 가격이 올라 때때로 '금겹살'이라는 이름이 붙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기를 먹는 일은 본의와 다르게 줄어들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리 집도 비슷한 상황이다. 어머니가 종종 고기를 먹으러 가자고 하시면 "그게 1인분에 얼만데! 차라리 햄이나 떡볶이를 사서 먹자!"라고 말하며 나는 극구 반대를 한다. 고기가 이제는 지나친 사치처렴 여겨졌다.
그런데 얼마 전에 나름 가성기가 좋다고 생각하는 정식을 먹었다. 그 정식의 반찬은 우리가 좋아하는 고기반찬이었다. 고기와 함께 먹을 수 있는 야채도 굉장히 맛있었고, 김치는 말할 것도 없었다. 당시 음식을 먹으면서 "역시 한국 사람은 밥과 고기 힘이지!"라고 저절로 생각해버릴 정도였다.
오늘 소개할 그 음식은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유명한 브랜드인 <원할머니 보쌈>의 보쌈 정식이다.
그동안 야구 협찬 광고와 방송을 통해서 몇 번 보고 들었지만, <원할머니 보쌈>에 직접 보쌈을 먹으러 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마 보쌈 자체를 먹은 게 28년 인생에서 두 번째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 경험은 제대로 기억조차 나지 않는 10대 시절이었는데, 이번은 또렷이 기억에 남았다.
위 사진이 <원할머니 보쌈>에서 시킨 보쌈 정식이다. 나처럼 대식가에 속하는 사람은 고기가 푸짐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밥 한 끼를 먹는 양으로써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또한, 함께 곁들여진 유자가 첨가된 소스가 뿌려진 야채 또한 굉장히 맛있었고, 김치는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점심 한정 메뉴로만 먹을 수 있었던 <원할머니 보쌈>의 보쌈 정식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3인분을 시키면 3명에게 각각 된장찌개가 주어지는 것도 좋았다. 아쉬운 점은 고기에 뼈가 많이 있을 때가 있다는 점인데,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던 이모의 고기는 뼈가 제법 있었다.
하지만 나는 뼈를 찾을 수 없는 맛있게 삶아진 고기를 먹을 수 있었다. 어머니와 함께 보쌈 정식을 먹으면서 "8,000원에 이 정도면 굉장히 괜찮다."라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즘 8,000원이면 돈까스 한 개를 먹는 것도 간당간당한 시기인데, 이렇게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 구성이 8,000원이었다.
최근 우리 주변을 보면 물가가 상당히 많이 오른 걸 알 수 있다. 치킨 가격은 두 말할 필요도 없고, 예전에는 부담 없이 사 먹은 김밥 가격도 이제는 3,000원이 넘고 있다. 김밥에 들어가는 햄과 갖은 재료 가격이 많이 올랐는지 알 수 없지만, 김밥 세 줄이면 이제는 만 원을 우습게 넘보고 있다.
점심 한 끼로 8,000원을 쓰는 건 이제 호화로운 점심을 하는 게 아니라 기본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8,000원을 받아도 만족스럽지 않은 점심이 많은 이 시기에, 우리가 좋아하는 고기반찬을 메인으로 먹을 수 있는 보쌈 정식이 8,000원이었다. 어찌 가성비가 좋지 않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까?
이날 먹은 보쌈 정식이 내가 이때까지 먹은 음식 중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맛있어서 다른 날에 또 방문하기도 했다. 고기가 맛있어서 그런건지, 야채와 어울린 유자가 들어간 소스가 맛있어서 그런지, 김치가 맛있어서 그런지 알 수는 없지만, 최근 들어서 가장 맛있게 한 끼를 먹었다.
이 글은 블로그 아래에 <원할머니 보쌈> 배너 광고가 달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혀 블로그 협찬 같은 게 아니다. 우연히 28년 만에 처음으로 보쌈 정식을 먹고, 가격에 알맞은 맛을 느낄 수 있어서 글을 쓴 것에 불과하다. 혹시 나처럼 광고로만 할머니 보쌈을 접했다면, 다음 점심때 꼭 한번 직접 맛보기를 바란다!
이 글을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