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실 에어컨 비치 논란, 어떻게 최소한 도리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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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가져야 하는 최소한 도리와 존중이 부딪친 경비실 에어컨 비치 논란


 요즘 더운 날씨가 지속하면서 여기저기서 에어컨을 트는 일이 무척 익숙해졌다. 6월 말이 되기 전 대학에서는 이미 6월 중순부터 에어컨을 틀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이 모이는 버스나 지하철을 포함한 대중교통은 훨씬 더 일찍 에어컨을 틀었다. 에어컨이 없는 여름은 우리에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요즘 이 에어컨을 두고 논란이 번지고 있다. 아파트 경비실에서 일하는 경비원 아저씨를 위해서 에어컨을 설치하는 일을 두고 반대를 하는 사람이 전단지를 붙인 거다. 경비실 에어컨 설치를 반대하는 사람은 관리비 상승과 공기 오염을 이유로 들어 반대하고 있었다. 참, 말이 나오지 않았다.


 분명히 경비실에 에어컨이 설치되는 것으로 관리비가 조금 정도 상승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과연 그 정도 수준의 관리비 상승이 아주 심각하게 생활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 더욱이 경비실 에어컨 설치는 적은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더욱 더워질 여름의 생존과 관련될 수 있는 문제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는 폭염 속에서 사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아파트 경비실에서 일하는 분은 모두 아파트 주민의 편의를 위해 고용된 노동자다. 노동자에게는 인간적인 환경이 갖추어지는 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 더운 여름에 그 최소한에 해당하는 게 바로 에어컨이다.


 더욱이 경비실에서 일하시는 분은 대부분 더위에 취약하신 분들이 아닌가!


 그런데 이 일을 반대하면서 관리비 상승을 이유로 들거나 공기 오염을 이유로 붙이는 일은 너무나 어이가 없을 정도다. 그렇게 관리비 상승이 걱정된다면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면 된다. 공기 오염이 되어 수명이 단축될 것을 걱정한다면 집에서도 에어컨을 틀지 않고 차도 타지 않으면 된다.


[각주:1]


[각주:2]


 아파트 경비실에 에어컨 설치를 반대하는 전단지에 대해 반박하는 글도 붙었다. 위 사진을 통해 글을 읽어보면 상식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글에 아주 명쾌한 논란으로 반박한 글이 무척 인상적이다. '추진자 일동'이라는 이름에 숨은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을 찾아볼 수 없는 저자를 비판하고 있다.


 참, 이러한 논란이 우리 사회에서 생긴다는 게 너무나 부끄럽다.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 후보는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외쳤고, 여야당 할 것 없이 근로자의 환경 개선을 외쳤다. 정작 우리 사회 한구석에서는 이렇게 기본적인 인권조차 조금 더 가졌다는 이유로 갑질하는 사람에게 짓밟히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러한 상태에서 과연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될 수 있을까? 아무리 경쟁에서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하지만,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과 배려를 잃어버리면 괴물이 될 뿐이다. 우리 사회에서 너무나 흔하게 일어나는 학교 폭력, 가정 폭력, 데이트 폭력은 이러한 곳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경비실 에어컨 설치 반대에 반박하는 글에 "여러분이 쓰신 이기적인 글을 읽고 자라 날 우리 동네의 아이들에게 참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라는 글이 있다. 딱 그 말대로라고 생각한다. 과연 저런 반대 글을 붙인 부모 아래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도대체 무엇을 배우면서 자랄까?


 사람이 마땅히 가져야 할 도리가 없으면 괴물이 될 뿐이다. 이미 사람들 사이에서 잊힌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의 가해자, 군부대에서 장병들에게 갑질을 일삼은 소장 등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거나 보이지 않게 숨어있는 괴물들. 이러한 괴물들을 만드는 건 바로 사소한 이기심에서 출발하는 법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꾸준히 문제가 된 임대 아파트와 분양 아파트 차별 논란, 버스 정류장에 난무하는 일회용 컵 쓰레기 논란.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사소한 이기심에서 출발하고 있다. 저 전단지를 붙인 사람은 자신이 괴물로 사는지, 타인에 대해 최소한의 배려와 존중을 지키는 사람으로서 사는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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