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열린음악회, 김해의 봄을 화려하게 마무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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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첫 야외무대 녹화를 한 열린음악회, 'EXID'와 '홍진영', '안치환밴드' 그 외


 지난 화요일(25일) 김해 고분박물관 특설 무대에서는 KBS <열린 음악회> 촬영이 있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2010년 이후 무려 7년 만에 김해에서 촬영을 맞이했었다. 2010년에는 이러한 행사에 큰 관심이 없어 참여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조금 특별한 추억이 되리라고 생각해서 참여하기로 했다.


 티켓에 적힌 입장 가능 시간은 오후 6시부터였지만, 인기 아이돌 그룹도 이번 <열린 음악회>에 참석하기 때문에 다소 일찍부터 준비하기로 했다. 당일은 대학 수업이 오후 3시까지라 곧장 집으로 돌아와서 무대 현장으로 가면 오후 4시 30분 정도가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늘 예정은 빗나가게 된다.


 대학에서 사소한 일을 처리하느라 부산에서 김해로 오는 버스 한 대를 놓치는 바람에 도착이 30분이나 늦어지게 되었다. 당초 예상보다 조금 늦은 약 오후 5시 10분쯤에 김해 고분박물관 행사장 입구에 도착했다. 행사장 입구는 역시 예상대로 이미 많은 인파가 길게 줄 지어서 기다리고 있었다.


 KBS가 설치한 특별 무대에서 빙 돌아가는 형식으로 입구를 마련해놓은 이유를 처음에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기다리면서 점점 몰리는 인파를 보면서 안전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책임을 알 수 있었다. 역시 남성들에게 인기 있는 EXID, 레드벨벳, 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몬스타엑스였다.




 위 사진을 보면 얼마나 길게 사람들이 줄을 늘어서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내가 도착한 오후 5시경에는 앞이 까마득하게 보였지만, 오후 6시가 넘어가는 시점에서는 꼬리를 물고 늘어선 줄이 어디까지 이어져 있는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정말 조금만 더 여유를 부렸다면, 한참 더 줄을 서 있을 뻔했다.


 그러나 기다리면서 아쉬움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줄을 기다리는 동안 옆으로 들어와 새치기하는 사람이 빈번하게 나왔다. 동사무소나 문화재단 등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스태프 옷을 입은 분들이 줄을 잘 정리하려고 했지만, 막무가내로 앞에 일행이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말리지 못했다.


 옆에서 한참 동안 줄을 기다렸던 아저씨께서는 "자꾸 중간에 끼어드니까 줄이 안 줄어들고, 자꾸 늘어만 난다."고 불평하실 정도였다. 나 또한 고개를 끄덕이며 이러한 상황에 불만을 토로했는데, 막무가내로 일단 들어오는 학생들이나 어르신들을 관리원이 강압적으로 막을 수 없는 노릇이었다. (쓴웃음)


 우여곡절을 거치면서 드디어 <열린 음악회> 무대로 입장했을 때는 저절로 감탄이 나왔다. 몇 주 전에 있었던 가야문화축제와 전혀 레벨이 다른 무대가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비록 자리가 약간 뒷자리에다가 왼쪽 구석이라는 점이 아쉬웠지만, 오후 12시부터 줄을 선 사람들에게 불만을 토할 수는 없었다.






 이윽고 무대의 막을 위해서 사전 MC를 보는 분이 흥을 돋우는 추임새 역할을 맡았다. 무대 가장 앞이자 정중앙에 앉은 부산에서 온 남성 한 분을 무대로 불러 EXID 친필 싸인 앨범 CD를 선물하거나 특별한 시간을 가졌는데, 스크린으로 그 모습을 보면서 '부럽다아아!'는 소리를 저절로 내고 말았다.


 본격적인 <열린 음악회>는 김해 가야금을 이용한 연주와 함께 시작했다. 가야금이 내는 맑은 소리는 비가 올 법 듯한 흐린 날씨를 맑게 하는 듯했다. 가야금을 연주를 이어서 이현주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으면서 차례차례 다음 순서로 이어졌다. <불후의 명곡>에서만 본 국악인 남상일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이러한 음악회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라 낯설기도 했지만, 무대에 오르는 사람들의 즐거운 음악에 대중음악을 거의 모르는 나조차 저절로 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무대를 수놓은 모든 공연이 좋았지만, 역시 가장 많은 환호성을 지른 공연은 EXID의 공연이었다. 코앞에서 보지 못한다는 게 너무 아쉬웠다!


 스크린으로 드문드문 비치는 EXID의 모습은 '역시 이런 건 앞에서 봐야 해! 하다못해 망원렌즈라도 있었으면!!!' 하는 비통한 외침을 목구멍으로 삼키게 했다. 애초 <열린음악회>는 촬영을 '삼가해달라'는 부탁이 있어 공연 내내 촬영은 하지 못하더라도 조금 더 가까이에서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었다.



▲ 이현주 아나운서 인사



▲ 홍진영 무대 인사



▲ EXID 무대 인사



▲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나 먼 EXID



▲ 짧게 영상을 찍어도 보이는 건 스크린 뿐.



▲ 망원렌즈를 든 당신은 승자, 나도 돈만 있었어도!



▲ 안치환 밴드에서 절정에 오르다



▲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



▲ 레드벨벳은 가장 많은 청소년이 환호했다



 무대는 그렇게 점점 더 흥을 더했고, 안치환 밴드의 '인생은 꽃보다 아름다워!'를 들으면서 절정에 이르렀다. 안치환 밴드 이후 등장한 레드벨벳은 어린 청소년들에게 가장 큰 환호성을 자아내게 했고, 그 이후 처음 등장한 남성 아이돌 그룹 몬스타X는 여학생들의 비명 같은 환호성으로 무대를 채웠다.


 몬스타엑스 팀의 공연이 펼쳐지는 동안 나는 인파가 몰리기 전에 먼저 나왔다. 나올 때는 들어갈 때보다 몇 배나 더 혼잡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연장에서 나와 경전철을 타기 위해 경전철 역에 있는 동안 불꽃을 쏘는 걸 보고 잠깐 탄식을 흘리기도 했지만, 아주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KBS <열린 음악회>는 '정말 김해 시민의 절반은 모인 게 아닐까?'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시민이 참여했다. 무대를 바로 눈앞에서 보는 게 아니라 거의 스크린에 의존해서 본 것은 다소 아쉽지만, 4월 말을 화려하게 장식한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콘서트의 열기를 처음으로 알 수 있었다.


 만약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그때는 어떻게 해서라도 꼭 무대 앞에서 공연을 감상해보고 싶다. 아마 줄서기를 끔찍하게 싫어하는 나는 조금 어렵겠지만, 그래도 <지스타> 때처럼 프레스 자격을 얻어 앞에 나설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사람이 간절히 바라면, 그건 언젠가 현실이 되는 법이니까.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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