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중동을 말하다, 중동을 알아야 하는 이유
- 문화/독서와 기록
- 2016. 8. 18. 07:30
오늘의 중동을 말하다, 단편적으로 알기만 했던 중동의 진짜 모습을 읽어보다
내가 즐겨본 애니메이션 중에서 <마기>라는 작품이 있다. <마기>는 중동 지역을 배경으로 하여 사막이 등장하고, 터번을 쓴 주인공이 등장하면서 중동 지역에서 마법과 검을 사용하는 판타지를 그린 작품이다. 아마 우리가 '중동 지역'을 떠올리면 역시 사막과 낙타, 히잡을 쓴 여성 같은 요소가 아닐까?
우리는 뉴스를 통해서 중동지역에서 테러가 발생하거나 서구 국가와 자주 마찰을 겪는다는 소식을 종종 들을 수 있다. 지난 5월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을 방문해서 몇백 억의 계약을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빠르게 보도되기도 했는데, 사람들은 중동 시장의 붐을 기대하기보다 정치적 홍보로 생각했다.
왜냐하면, 과거 이명박 정부 또한 중동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지만, 실질적으로 우리에게 돌아온 것은 막대한 손해만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시민이 '또 쓸데없는 데에 돈 쓰려고 하느냐? 차라리 그 돈으로 복지 사업에 투자해라.'는 불평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우리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데에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크기도 하지만, '중동'이라는 지역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게 크다.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가진 중동 국가의 부호들이 몇십 억을 가볍게 쓰면서 사치를 부린다고 생각하지, 그들이 어떤 식으로 사업을 하거나 어떤 문화를 가졌는지 잘 모른다.
지금 세계는 이란의 경제 제재가 풀리는 것과 동시에 중동붐이 크게 일어날 것을 예측하여 발 빠른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내에서도 중동 지역의 언어를 배우거나 그곳에 투자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는 형식의 직간접적인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도대체 오늘의 중동은 어떤 모습을 가졌을까?
오늘의 중동을 말하다, ⓒ노지
그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책이 위에서 볼 수 있는 <오늘의 중동을 말하다>는 책이다.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뉴스를 통해 자극적인 소식만 접하며 단편적인 모습만 본 중동의 정치, 사회, 그리고 종교에 대한 올바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책 자체는 전문 서적에 가깝지만, 호기심을 자극하는 책이었다.
그동안 만화, 애니메이션이 아니라면 뉴스를 통해서 중동 지역의 어느 나라에 속한 테러집단이 서구 어떤 나라에서 테러를 일으켰거나 한국 내에 IS 단체 회원이 있다는 등의 소식만 들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아직 우리에게 미지의 지역으로 남아있는 중동 지역의 다양한 모습을 신선하게 읽을 수 있었다.
첫 번째로 들어가는 글에서 읽은 '레바논 TV에 등장하는 여성 MC의 복장은 우리보다 더 파격적이고 노출도 심하다. 이집트에서는 매 맞고 사는 남성의 수가 계속 급증하고 있다.'는 말이 호기심을 무척 자극했다. 그동안 명예 살인으로 여성을 죽이는 소식만 접했는데, 이런 이야기는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호기심으로 펼쳐서 읽기 시작한 <오늘의 중동을 말하다>는 우리가 몰랐던 중동과 이슬람의 역사와 문화를 먼저 말한다. 과거 십자군 전쟁으로 이슬람과 기독교가 지금까지 갈등을 빚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한때 원활한 교류가 이루어졌거나 이슬람교 자체가 갈등의 원인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이슬람 세계와 기독교 세계의 관계를 갈등의 역사로만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 평화적으로 교류하던 기간이 양적으로도 길었다. 양측의 문명 발전을 위해 서로 긍정적인 역할도 했다. 우리가 매일 접하는 영어 단어들 중에도 중동 언어가 많다. 이는 긍정적인 교류를 했다는 증거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coffee)는 아랍어다. 커피에 넣는 설탕(sugar)도 아랍어 혹은 페르시아어다. 속옷으로 매일 입는 면(cotton)도 아랍어다. 오늘 저녁 피곤함을 날려 보내기 위해 한잔하겠다면, 알코올(alcohol)도 아랍어라는 점을 한 번쯤은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본문 58)
이 글을 읽어보면서 서구의 많은 영향을 받은 우리도 아랍어를 꽤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우리는 중동을 멀게 느끼지만, 알게 모르게 중동에 익숙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이렇게 중동의 크고 작은 문화에 노출된 것처럼, 중동 또한 유럽과 아시아의 영향을 받아 정치와 문화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요소가 SNS상으로 퍼지는 민주화의 물결이라고 말할 수 있다. 미국과 서방의 민주화 개혁 압박에도 꿈쩍 않던 중동의 정구너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민주주의를 외치는 시민들에 의해 무너지고 있다. 이러한 시민혁명에 의한 변화는 아랍의 경제 혹은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러한 정치와 경제, 문화 같은 사안을 통해서 우리가 한쪽으로만 생각하는 '이슬람은 테러의 종교인가?', '현재도 IS 등 과격 이슬람주의 테러는 계속된다' 등의 소제목으로 정확한 현황을 분석해서 자세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그동안 알지 못한 역사적 대립을 알게 되면 뉴스를 보는 눈도 바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이해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과 중동 지역의 분쟁과 전쟁이 계속 일어나는 어떤 이유인데, 아래의 글을 읽어보면 불편한 사실을 한 가지 알 수 있다.
미국 내에서도 현재의 긴장 상태를 계속 바라는 이들이 있다. 바로 군수산업 관련 로비 세력과 이들의 배후에 있는 기업인과 정치인 들이다. 이들은 중동이 계속 '화약고'로 남아있기를 바란다. 중동은 엄청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세계 최대 '무기 구매력'을 가지고 있다. 군수산업 관련자들에게는 중동이 최대 시장이다. 긴장, 불안, 갈등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전쟁이 이들에게 '군수 물자 수요'를 유지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다. 이-팔 분쟁은 중동의 무기 수요를 유지시켜주는 기본적인 긴장요소다.
중동에 분쟁과 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 그리고 이-팔 분쟁이 70년 가까이 해결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현재 미국 무기의 최대 수입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다. 미국 군수산업 관련자들에게는 최대 고객이 있는 중동에 평화가 정착돼서는 안 되는 것이다. (본문 142)
아마 미국을 맹목적으로 맹신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과격단체가 종종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미국이 자신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서 어떤 나라에 제재를 가하거나 협상을 하는 건 익히 알려진 이야기다. 일본과 한국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방파제 같은 거다.
오늘의 중동을 말하다, ⓒ노지
<오늘의 중동을 말하다>를 통해 중동에 대처하는 유럽과 미국의 모습을 읽어보면, 앞으로 한국도 어떻게 중동에 접근해야 할지 알 수 있다. 막대한 돈을 벌 수 있는 석유를 가졌어도 왜 중동에서는 선진국이 나타나지 않고, 제조업이 발전하지 않고, 그들의 거래는 왜 그렇게 터무니없는지 등을 말이다.
상업을 중시하는 중동, 두바이 신드롬 이후 변화하는 중동, 아직도 계속되는 과격단체의 갈등. 중동에 대한 이해는 앞으로 이란을 중심으로 더욱 커질 중동 시장은 세계 시장을 이해하고, 앞으로 한국의 정부가 중동을 어떻게 대처할지 예측하는 데에 필요한 과정이다. 선 조사가 성공적인 투자를 이끈다.
지금 중동 지역에 투자하는 기업의 주식을 갖고 있거나 관련 기업에 투자할 사람, 혹은 유럽과 미국을 비롯한 세계적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큰손들의 움직임을 알고자 한다면 중동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그동안 너무 멀게 느껴진 중동을 이 책 <오늘의 중동을 말하다>는 거리를 좁혀 줄 것이다.
우리나라 내에도 무슬림 신자인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나고 있고, 굴지의 대기업에 들어가거나 무역 회사에 들어가게 되면 반드시 중동은 나온다. 중동에 대해 미리 알아두는 것은 영어 토익 자격증을 따는 것과 같은 레벨로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지금 세계 시장은 중동의 성장을 주목하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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