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고 싶은 그 대답은 악보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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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겨진 한 장의 수수께기 악보에 담긴 메시지와 네 사람의 이야기


 사람은 살아가면서 종종 자신도 모르게 반하게 되는 무언가를 만나게 된다. 나에게 있어 그 무언가는 애니메이션이었다. 세상에서 겪은 갖은 만남에 절망과 분노의 감정만 가지고 있던 내가 처음으로 웃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다른 사람의 괴롭힘에서 벗어나 스스로 나를 들여다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나는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마음이 울리는 음악과 이야기가 얼마나 멋진 존재인지 느낄 수 있었다. 나를 바꾸고 싶어서, 좀 더 잘 살고 싶어서 책을 선생님이자 친구로 삼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이제 곧 30을 바라볼 때가 다가오는 지금도 나는 책과 애니메이션으로 채워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금 생각하면 만약 책과 애니메이션을 만나지 못했다면, 내 삶은 도대체 어느 방향으로 브레이크 없이 달리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아니, 내가 지금 살아있지 않았을지도 몰라 무섭기도 하다. 어릴 적에 남몰래 품었던 탈출구는 학교 졸업식 날 옥상에서 뛰어내려 괴로움에서 해방되는 일이었기에.


 되돌아보면 용기가 없어서 그런 선택지를 실천하지 못했을 것도 같지만, 책과 애니메이션 없이 궁지에 내몰린 채로 자학하면서 버텼다면 분명히 그렇게 되었을 것 같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스스로 나를 품기 위해서 노력했고, 지금은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그 시절을 이야기로 적을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의 인생은 참 이렇게 어떤 만남이 변화를 가져다 올지 모르는 법인 것 같다. 지금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사는 나는 또 어떤 만남을 겪고,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 궁금하다. 오늘은 그렇게 만난 수많은 만남 중 하나인 책 <그 대답은 악보 속에>를 소개하기 위해서 이 글을 적게 되었다.



 <그 대답은 악보 속에> 주인공 네 사람의 이름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작가는 주인공들을 피아니스트, 베이시스트, 드러머, 기타리스트로 지칭하다가 나중에는 그들의 별명을 붙여서 부른다. 주인공 네 사람의 이름은 나오지 않지만, 주변 인물의 이름이 나오는 것도 묘하다.


 이 작품은 주인공 네 사람 중 기타리스트는 53살에 먼저 세상을 떠났고, 그가 남긴 악보를 남은 세 사람이 살펴보면서 천천히 거슬러 올려가면서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네 사람이 처음에는 농구로 한 팀을 이루고 활약하다 한 번 뿔뿔이 흩어졌고, 다시 음악으로 만나고, 다시 무대에 서는 이야기까지….


 남겨진 세 사람은 모두 각자 곡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곡을 만들기까지 겪은 이야기와 함께 네 사람이 보내면서 먼저 떠난 친구 기타리스트가 얼마나 그들에게 힘이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솔직히 이런 친구가 있다는 건 대단히 부러운 일이다. 기타리스트 같은 사람이 된다는 것도 대단한 일이었다.


 그들은 모두 한차례 어려움을 겪었고, 그때마다 기타리스트의 도움으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을 떠올린다. 한 명은 소중한 어머니를 잃었고, 한 명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데다 딸이 선천적 청각 장애인이 되어 괴로웠던 때에 기타리스트는 크고 작은 행동으로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었다.


 단순히 네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것으로도 감동적이지만, 그들 네 사람이 음악을 하게 된 이야기도 놀라웠다. 한껏 청춘을 불태운 농구를 그만두고, 따분한 일상을 살아가다 우연히 어떤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을 통해 우연히 각자 자신만의 음악을 만나 재회의 길을 걷는 이야기는 동화보다 더 따뜻했다.



 <그 대답은 악보 속에> 책을 읽으면서 나 자신은 어떤 만남이 있었는지 되돌아볼 수 있었다. 그 대답이 글의 서문에서 적은 책과 애니메이션의 만남이다. 살아가는 목표와 방향을 잃어버린 네 사람에게 음악이 길을 열어준 것처럼, 나에게는 책과 애니메이션이 살아가는 목표와 방향을 제시해주었으니까.


 <그 대답은 악보 속에> 이야기의 출발점이 되는 기타리스트가 남긴 악보의 의미는 이야기를 읽어가면 알 수 있다. 인연 하나하나에 뜻을 담고, 곁에 있었던 따뜻함을 담고, 남겨진 사람에게 응원하는 그 메시지는 책을 통해 확인해보았으면 좋겠다. 귀로 들리지 않지만, 마음으로 들을 수 있었다.


 책을 다 읽고 나니 괜히 마음이 복잡해졌다. 라노벨 후기를 쓰기 위해서 다시 책을 한 권 더 읽어야 한다는 생각과 책을 통해 느낀 메시지가 가슴에 깊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 대답은 악보 속에> 주인공 네 사람의 우정과 그들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나에게 크고 작은 힘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 책이 지금 우리가 써가는 이야기에 '나'가 없는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와 크고 작은 울림을 줄 수 있는 멋진 책이라고 생각한다. 글이 서툴러서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게 아쉽다. 적어도 나에게 네 사람처럼 곡을 연결하고, 거기에 마음을 담을 수 있는 글을 적을 수 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여기서 다 표현하지 못한 그 이야기를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이 책은 소미미디어에게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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