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후기
- 문화/독서와 기록
- 2016. 6. 27. 07:30
우리의 인생은 야구처럼 목표를 가지고 마지막까지 노력하는 일이다
나는 야구를 좋아한다. 요즘은 저녁마다 NC 다이노스 경기를 보느라 정신없이 보내고 있다. 15연승을 하고 16연승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는 동안 시험 기간이라도 야구를 챙겨보았고,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의 경기도 종종 챙겨보면서 시작과 끝이 야구로 맺어졌다.
야구는 정말 재미있는 스포츠다. 야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더라도 "야구는 9회 말 투 아웃부터다!"이라는 말을 들어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축구와 농구 같은 시합은 제한 시간이 끝나면 시합이 끝나지만, 야구는 아웃카운트 3개가 잡힐 때까지 아무리 시간이 흐르더라도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9회까지 지고 있던 팀이 9회 한 회에 집중력을 발휘해서 역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난 6월 14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LG와 시합에서 NC는 9회에 대거 8점을 얻으면서 역전승을 거뒀다. 이는 '대첩'이라는 단어가 붙을 정도로 극적인 승리였는데, 당일에 엘롯기는 모두 역전패를 당했다고 한다.
야구는 이렇게 마지막까지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스포츠다. 그래서 우리는 자주 인생을 야구와 비교한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결과가 어떻게 달라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인생의 초반에 무너졌다고 포기하면, 역전의 기회는 절대 찾아오지 않는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다른 스포츠도 승부는 치열하지만, 마지막까지 알 수 없는 승부의 치열함 때문에 야구는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스포츠다. 하지만 이웃 나라 일본에서는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어 고교야구의 꽃인 고시엔 야구의 열기가 정말 뜨겁고, 야구를 소재로 하여 애니메이션과 만화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위에서 볼 수 있는 책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는 <다이아몬드 에이스> 시리즈와 함께 내가 정말 재미있게 읽은 야구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이 작품의 원작은 소설이지만,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서 많은 팬과 만났을 정도로 일본 내에서 인기가 있었다.
나는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 작품을 책으로 먼저 읽고, 뒤늦게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뒤늦게 봤었다. 애니메이션도 나쁘지 않았지만, 책이 좀 더 재밌었다고 생각한다. 성장소설로 부족함이 없었고, 야구와 피터드러커의 조화가 정말 멋졌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 이야기는 고시엔에 진출하지 못한 채 정체되어 있는 야구부에 주인공 미나미가 피터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읽으면서 하나둘 바꿔가는 이야기다. 야구부를 이루는 인물들의 성장과 함께 사람과 조직을 이끄는 방법을 유익하게 읽을 수 있었다.
나는 이 작품의 장점이 바로 거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장면이 있다.
“<매니지먼트>에는 이렇게 적혀있어.”
모든 조직에서 공통된 관점, 이해, 방향 설정, 노력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 무엇을 해야 하나?’를 반드시 정의해야 한다.
“그러니까 야구부를 매니지먼트하기 위해서는 먼저 야구부가 어떤 조직이고, 무엇을 해아 하는가를 정해야만 하는 거야.”
“호오, 흐음……. 그렇군. 그래서 야구부라는 게 대체 뭐냐고 물은 거구나?”
“응, 그래. 그걸 알기 전에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데, 난 전혀 모르겠어서…….”
(본문 25쪽)
미나미가 처음으로 품었던 이 질문은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정확한 비전과 목표를 파악하는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냥 다른 사람이 하는대로 따라해서는 분명한 의미가 없다. 하고 있는 일과 하려고 하는 일에 납득할 수 있는 대답을 할 수 있는 비전과 목표가 있어야 우리는 도태하지 않을 수 있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는 만년 꼴지에 머무르며 목표 없이 망망대해에 떠 있는 종이배에 불과했던 야구부의 분명한 목표를 다시 세우고, 자세와 시스템을 바꿔가면서 고시엔 출전을 향해 달려가는 작품이다. 소설로 읽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무척 마음에 매력적이다.
아래에서 한 장면 더 같이 읽어보자.
미나미와 아야노, 가치 감독은 먼저 연습 방법을 철저하게 ‘분석’했다. 매일 연습을 마친 뒤에는 그날 무엇이 부족했는지, 무엇이 불필요했는지를 파악했다. 또 분석을 위한 지표 가운데 하나로 정기적인 연습 시합을 끼워 넣게 되었다. 그 연습 시합에서 나온 결과를 팀과 개개인의 성장을 측정하는 데이터로 활용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 시기를 고비로 호도고 야구부의 연습 시합 수는 크게 늘어나게 되었다.
나아가 연습 운영에 ‘관리’ 수단을 도입했다. 우선 매니지먼트 팀이 주마다 목표를 설정해 부원들에게 그 내용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걸 바탕으로 부원들이 훈련 방법을 결정하도록 했다. 모든 부원들이 자기 관리를 하도록 만들려고 했던 것이다.
이것은 드러커가 주장한 ‘자기 목표 관리’라고 하는 사고방식에 따른 것이었다. <매니지먼트>는 이에 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목표 관리의 가장 큰 이점은 자기가 일하는 방식 자체를 매니지먼트할 수 있게 된다는 데 있다. 자기 관리는 강력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적당히 넘어가는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동기를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목표 관리는 매니지먼트 전반의 방향을 설정하고 활동을 통일하는 데 있어서는 필요 없을지 몰라도 자기 관리를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자기 목표 관리’가 가져다준 효과는 절대적이었다. 부원들 스스로 연습 방법을 결정하다 보니 더할 나위 없이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어 연습에 최선을 다하게 되었던 것이다. (본문 134)
자기 관리는 우리에게 정말 빠질 수 없는 부분이다. 우리는 자기계발서와 인문학 도서를 통해서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체감하지만, 솔직히 우리 눈에 맞춰서 고개를 끄덕이며 받아들이는 일이 쉽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책을 읽는 동안 이야기에 몰입하며 주인공들을 따라 실천할 수도 있다.
우리가 어떤 일에서 보람을 느끼는 것도 이와 같지 않을까?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은 내가 지금가지 읽은 성장 소설 중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좋은 작품이었다. 유명한 작가들의 책을 유행에 따라 읽어보는 것도 좋지만, 일단 내가 즐길 수 있는 책이 먼저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은 책 읽기가 재미없다고 말하는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해주고 싶다. 이 책은 책 읽기의 즐거움은 물론, 주인공들이 피터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통해서 목표를 설정하고 갖은 시행착오와 노력하는 모습은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배움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니까.
아직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를 읽어본 적이 없다면, 가까운 도서관이나 서점을 통해서 책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 주인공 마나미는 <매니지먼트>를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읽으면서 야구부를 바꾸었고, 모두가 함께 고시엔이라는 꿈을 바라보며 함께 꿈을 이루었다.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다면,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을 통해서 지금 해야 할 일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야구처럼 1회에 잘못되었다고 해도 9회에도 똑같다는 법은 없다. 역전은 어렵지만, 절실히 노력한다면 분명히 가능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책에서 읽은 이 글을 남긴다. 당신은 오늘 어떤 목표를 바라보고 있는가?
<매니지먼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마케팅에 대한 목표를 다룬 책들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그 책들은 이런 모든 목표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기본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설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다. 즉 집중의 목표와 시장 지위의 목표 문제다.
고대의 위대한 과학자 아르키메스는 “내게 서 있을 자리를 다오. 그러면 세상을 들어 올리겠다”고 했다. 아르키메데스가 원한 ‘서 있을 자리’가 바로 집중해야 할 분야인 셈이다. 집중해야만 세상도 들어 올릴 수 있다. 그만큼 집중의 목표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도 할 만큼 중대한 의사결정이다. (본문 182)
* 이 글은 유튜브 원고를 편집해서 작성했습니다. 동영상을 통해 팟캐스트 라디오 파일로 들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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