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UN 사무총장 대선 출마는 적절치 않다

UN 사무총장 퇴임 후 곧장 한국 대선 출마 준비를 한다고?

 한국을 방문 중인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향후 대권을 향한 의지를 내보이자 정계가 들썩이고 있다. 여당은 벌써 반기문을 잡기 위해서 손짓을 하고 있고, 야당은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발언과 행동이 적절치 못하다며 비판을 가하고 있다. 그동안 물밑 이야기만 나오다 물 위로 떠오른 것이다.

 반기문 UN사무총장의 대선 도전에 대한 이야기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선거가 치러질 때마다 반기문파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향후 대권 주자 지지도를 조사할 때도 늘 이름이 거론될 정도로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대선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했다.

 현재 반기문 총장의 후배들이 반기문 총장이 퇴임 후를 위해서 재단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 사실상 대선 행보를 위한 순서가 아닌가 싶었다. 정치부회의를 통해 이런 행보를 분석하면, 과거 김대중도 재단 설립을 통해 기반을 다졌고, 안철수 또한 재단 설립 이후 대선 출마를 선언했었다.

 그래서 반기문 재단 설립은 사실상 대권 홍보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방한 일정에서 반기문 총장은 직접 강하게 대선 출마 의지를 말하지는 않았지만, "유엔 여권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서가 아니라 한국의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할지 그때 가서 결심하겠다."고 말하며 간접적으로 나타냈다.

 반기문 총장의 충청도는 상당히 환영하는 분위기를 가지고 있지만, 과연 이런 행보를 지켜보는 대다수 시민은 상당히 반반으로 나누어지는 상황이다. 총선 참패 이후 새로운 카드가 필요한 여당은 반기문 총장을 비장의 카드로 삼으려고 할 것이고, 야당은 기반이 흔들릴 수 있어 비판적인 시선이 많다.

 그동안 반기문 UN 사무총장에 대해 한국 사람들은 한국인 최초의 UN 사무총장이라는 이유로 꽤 호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번에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보도와 함께 반기문 사무총장이 제대로 UN 사무총장 역할을 해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커지면서 '과연 대통령이 되면 잘할 수 있나?'는 의문이 생긴다.

 솔직히 나는 개인적인 심정으로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내년 대선에 뛰어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강한 한국은 무엇보다 야당의 규합이 필요로 하고, 현재 대선후보로 강력한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이나 문재인 전 후보에게 좋지 않을 수가 있다.

 물론, 이것은 내가 반기문 UN 사무총장보다 그 두 사람이 대선 후보로 더 적합하다는 판단에서 나온 결과다. 반기문 사무총장의 됨됨이가 다른 후보보다 더 낫다는 평가를 한다면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반기문 사무총장의 역할은 국제 사회에서 상당히 미비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한국과 일본의 역사 갈등에서도 제대로 된 중재 역할을 하지 못했고, 미국과 중국이 개입하는 각 소규모의 분쟁에서도 상임 이사국에 휘둘리면서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했다. 과연 반기문 사무총장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나선다고 해도 우리는 그에게 구심점 역할을 기대할 수 있을까?

 나는 조금 회의적으로 보고 싶다. 더욱이 지금도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의 말썽으로 나라가 엉망인 시점에서 국내 정세를 잘 알지 못하는 반기문 사무총장이 대선 후보로 나서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오랫동안 정치를 하며 서민의 편에 서서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인물이 됨이 마땅하다.

 만약 반기문 사무총장이 미국의 샌더스 같은 인물처럼 한 개의 철학을 주장하며 어려운 길을 걸었다면 모르지만, 사무총장 시절부터 강대국에 휘둘리며 UN 사무총장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듣는 시점에서 부정적인 의견을 말할 수밖에 없다. 나와 같은 다른 20대 젊은 유권자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과연 임기가 끝나는 12월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국내에서 어떤 발표를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부디 반기문 사무총장이 시민의 바람을 져버리는 선택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UN사무총장 지침을 지키면서 갈등을 일으키지 않는 현명한 인물이길 바란다. 욕심이 과하면 늘 화가 되는 법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