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한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 문화/독서와 기록
- 2016. 3. 28. 07:30
변두리 화과자점의 화과자를 맛보며 드든 수수께끼와 따뜻한 일상
봄이 되면서 가장 떠오르는 것은 화사한 꽃들이 장식된 거리의 풍경이다. 벚꽃이 본격적으로 화려하게 피기 시작할 4월을 불과 일주일 앞둔 우리는 분명 자신도 모르게 설레는 기분을 느끼고 있다고 생각한다. 봄이라는 계절은 신기하게도 누구나 다 그런 기분을 가슴 한구석에 느끼게 해준다.
비록 나처럼 혼자서 수수하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떠들썩하게 봄을 맞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런 날에는 괜히 봄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한다. 활기차거나 정적인 피아노곡을 연주해보거나 조용한 공원을 찾아 혼자서 걸어보거나 따뜻한 소설을 읽어보는 일 같은!
매번 봄을 맞이할 때마다 나는 혼자서 꽃구경을 하고, 내가 바라본 그 순간의 아름다움을 블로그와 유튜브를 통해 공유한다. 이 일은 꽤 시간이 걸리는 일이기도 하지만, 한번 해보고 나면 뜻밖에 재미가 있어 멈출 수가 없었다. 아마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봄은 첫 기회가 아닐까?
그렇게 찍은 사진을 그냥 나열해서 블로그에 올리지 않고, 내가 읽은 책 혹은 내가 직접 지은 글과 함께 올리면 대단히 매력적인 소재가 된다. 오늘은 봄을 맞아 따뜻한 봄을 느낄 수 있는, 봄이 우리에게 온기를 전해주는 것 같은 소설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을 소개하고자 한다.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을 알게 된 것은 출판사 은행나무 페이스북을 통해서 공유된 글을 우연히 읽은 게 계기가 되었다. 그 글에서 이 작품은 일본에서 소위 라이트 노벨로 분류되는 작품이지만, 마냥 가볍거나 유치하지 않은 소설로서 아주 좋은 작품으로 소개되어 있었다.
평소 라이트 노벨 시리즈의 소설도 자주 읽고, 비슷한 분위기의 <비블리아 고서당의 사건수첩> 시리즈도 재미있게 읽은 나는 바로 책을 구매해서 읽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에 사고 싶은 책을 구매할 때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시리즈 1권과 2권을 함께 구매해서 읽기로 했다.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지금 한국은 3월을 맞아 점점 따뜻해지고 있는데, 딱 이 시점에서 읽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 소설은 도쿄 아사쿠사에 있는 화과자점 구리마루당을 배경으로 평범한 사람들의 추억과 감정을 그리는 따뜻한 소설이었다.
화과자점 구리마루당은 메이지 시대때부터 4대째 이어오는 노포로, 소규모 찻집을 겸하고 있다. 4대로 가게를 이어받은 구리타와 수수께끼를 품은 온화한 미인 아오이의 만남으로 이 작품의 이야기는 시작한다. 옛날 아버지의 맛을 재현하고, 음식에 얽힌 사람들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간다.
단지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추리작품으로도 이 작품은 상당한 매력적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수수께끼 풀이만이 아니라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작품이라 대단히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은 사람을 마음을 데워주듯, 소설 자체가 차가운 마음을 데워주는 것 같았다.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에서 읽을 수 있는 화과자를 만드는 과정, 화과자를 맛보는 사람의 이야기, 화과자에 담긴 애틋함은 책을 읽으면서 직접 화과자를 먹어보는 듯한 상상을 하게 한다. 은은히 맴도는 구리타와 아오이의 로맨스도 읽기 좋았고, 책에서 도리야끼의 팥 냄새가 풍겨오는 듯했다.
우리가 모두 살짝 들뜬 마음이 되는 꽃 피는 계절 봄. 떠들썩한 축제의 분위기를 즐기면서 사람 사이에서 웃으면서 지내는 일도 멋진 일이지만, 이렇게 봄의 따스함이 느껴지는 책을 읽어보는 일도 대단히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처럼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맛있는 음식과 좋은 책은 언제나 우리의 지친 마음을 응원해주고, 괴로운 마음을 위로 해준다. <변두리 화과자점 구리마루당>은 맛있는 음식과 좋은 책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춘 매력적인 소설이었다. 지금 내가 느끼는 봄의 정취가 슬픈 기분이라면, 화과자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