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로 마음을 훔치는 정철의 카피책

딱 한 줄의 글로 밥 먹고 책도 살 수 있다면


 더도 말고 글을 잘 쓰고 싶다. 막연하게 글을 잘 쓰고 싶다고 생각해본 적이 셀 수 없을 정도다. 아침에 일어나서 본 블로그에 제일 먼저 달린 댓글이 스팸 댓글일 때, 내 글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없는 글인 것 같아 괜히 어깨가 축 처진다. 오늘 글을 쓰는 아침에도 대출 광고 댓글이 블로그에 달려 있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매해 우수 블로거에 선정되고, 지금은 없어진 블로거 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글을 쓰는 데에 자신감이 어느 정도 붙었지만, 아직도 나는 글쓰기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책을 읽으면서 아는 단어와 문장을 늘려가고, 글의 스타일을 종종 바꾼 적도 있었다.


 덕분에 종종 '요즘 글 읽기가 편해졌어요.'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그런 칭찬의 말을 들으면 활짝 웃음꽃이 핀다. 웃음꽃은 얼굴에 순간적으로 피어나지만, 마음 한구석은 '이때까지 내가 쓴 글은 읽기가 그 정도로 힘들었다는 걸까?'는 생각이 들어 시무룩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나는 오마이뉴스에 종종 책 서평을 올리는데, 기사로 채택되지 않을 때마다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그만큼 내 글은 사람과 공감하기 어렵다는 점이 겉으로 드러난 일이기 때문이다. 몇 번이나 그런 일을 겪으면서 조금 더 자신 있는 글을 오마이뉴스에 올렸지만, 여전히 기사로 채택되지 않을 때가 많았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어떻게 짧은 문장으로 표현해야 하는 글의 제목을 매력적으로 적을 수 있을까. 어떻게 광고 카피처럼 눈에 확 들어오는 글로 SNS 사용자 사이에서 '좋아요'를 많이 받을 수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하다가 오늘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카피책, ⓒ노지


지금도 보여드리고 싶다, ⓒ카피책


못 살겠다 갈아보자, ⓒ카피책


 카피라이터 정철이 쓴 <카피책>은 다양한 카피와 배경, 어떻게 우리가 카피를 멋들어지게 적을 수 있는지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나는 <카피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소개한 다양한 카피를 읽으면서 '이런 식의 아이디어는 정말 놀랍다.'는 감탄하며 내 글에 어떻게 끌어올 수 있을지 고민했다.


 저자 정철은 카피는 창조하는 게 아니라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게 아니라 우리가 늘 쓰는 말, 우리 곁에 늘 놓인 말 중에서 지금 내가 표현하려는 것에 딱 맞는 말을 찾는 것이야말로 카피라고 한다. 언제나 남과 다른 새로운 것을 만드느라 머리를 싸매는 게 카피가 아니었다.


 이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읽는 글과 광고는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와 소재를 사용할수록 더 우리가 쉽게 다가갈 수 있다. 괜히 지식인인 것처럼 글을 쓰느라 어려운 글을 쓰게 되면, 독자는 시큰둥한 반응만 보일 뿐이다. 좀 더 쉽게 다가가서 공감할 수 있는 글이 팔리는 잘 쓴 글이다.


 나도 그런 글을 쓰고 싶다. 매일 글을 쓰면서 '내 글이 내가 모르는 사람과 공감할 수 있을까?'는 고민을 하지만, 솔직하게 말해서 잘 안 되었다고 생각한다. 쉽고, 재미있는 글을 쓸 수 있으면 나는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을 것이다. 아직도 책을 쓰고 싶은 나의 꿈은 저 멀리 있을지도….


 다시 카피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아래의 현수막 사진은 짧은 글로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준 카피이다. 새누리의 구차한 변명에 정의당이 정확히 일침을 놓았다. 이건 상대방의 카피를 이용한 아주 기발한 카피다. 이런 식으로 정치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면, 우리 시민의 의식도 확 달라지지 않을까?


정의당 사이다 현수막, ⓒ정의당 트위터


 위 현수막 또한 우리가 평소 쉽게 찾을 수 있는 카피다. 이런 카피를 찾아서 굳이 연필로 메모하지 않더라도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한 장 찍어두면 나중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재미있는 카피는 창조를 해서 만드는 일이 아니라 찾아서 비꼬거나 말장난을 쳐서 비로소 빛이 나기 때문이다.


 우리는 평소 적는 SNS상의 글을 비롯하여 회사에서 작성하는 기획서, 고백하기 위한 연애편지, 등 어떤 종류의 글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카피의 법칙을 사용할 수 있다. 매일 보는 똑같은 형식의 글이 아니라 색다른 글로 공감을 을 수 있게 된다면, 이미 멋진 카피라이터에 한 발짝 다가간 셈이다.


대중에게 이야기하지 말고 한 사람에게 이야기하십시오. 주장하지 말고 대화하십시오. 강요하지 말고 공감을 찾아 던지십시오. 공감을 무기로 설득하십시오. 이야기는 당신이 하지만 오히려 당신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십시오. 책 <한 글자>에 나오는 (숲)이라는 글을 덧붙입니다.


숲을 보려면 숲을 보지 마세요.

숲을 보지 말고 나무 하나하나를 보세요.

나무 하나하나의 사연을 더한 것이 숲입니다.

사람들을 알고 싶으면 사람들을 만나지 마세요.

사람들을 만나지 말고 한 사람 한 사람을 만나세요. (본문 62)


 윗글은 책을 읽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만난 글이다. 한 사람에게 이야기하기, 주장하지 말고 대화하기, 강요하지 말고 공감을 찾기, 공감을 무기로 설득하기. 이 부분은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에도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그와 SNS 활동은 혼자 떠드는 게 아니라 소통하는 일이니까.


 카피라이터 정철은 이 부분에서 도가 튼 인물이다. 책에서 읽은 유쾌한 카피, 확 와 닿는 카피를 일일이 하나씩 다 소개하지 못해 아쉽다. 책을 읽으면서 글을 쓰는 데에 참고할 수 있는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아직 '이렇게 써야지.' 하고 딱 떠오르지 않지만, 짧은 글로 마음을 훔치는 법을 알게 되었다.


 지금 나처럼 글을 쓰는 데에 낑낑거리고 있거나 좀처럼 매력적인 PT, 기획서, 리포트를 쓰지 못해 고민인 사람에게 카피라이터 정철의 <카피책>을 추천하고 싶다. 30년 카피 써서 밥 먹고 술 마시고 책도 산 카피라이터 정철의 짧은 글로 훔치는 35가지 방법은 우리도 쉽게 실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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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5)

  • 2016.02.02 10:31 신고

    글쓰기,
    언제나 숙제입니다. 그날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다른 것 같기도 하고,
    저같은 경우는 집중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가장 크게 좌우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일과 글쓰기를 병행해야하기 때문에 그 점이 가장 힘들어요. ㅎㅎ

    • 2016.02.02 19:34 신고

      맞아요. 그 날의 상태.. 그 날에 본 뉴스, 동영상, 책, 그리고 정리한 생각의 방향까지 다 영향을 미치더라고요 ...

  • 2016.02.02 21:56 신고

    목적에 따라서는 반드시 대중의 입맛에 맞는 글쓰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저는 블로그를 하는 이유가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한 게 아니라 제 분야 자기계발로 전문가가 되는 것에 있어요. 그러니까 제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업계 사람들에게 공감만 얻으면 되는 것이죠. 노지님은 저랑은 상황이 다르니까 대중들의 입맛에 맞춘 글쓰기를 원하시는 거겠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 2016.02.02 22:43 신고

      맞아요. 그렇죠.
      하지만 저처럼 어느 정도 적은 생업을 유지하기 위한 이익이 필요한 사람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ㅎㅎ 다 사람마다 상황과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죠. 카피책은 어느 분야를 선택하더라도 분명히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ㅋ

  • 2016.07.02 17:50

    지민아 누나는 너만 좋아 하는데 이해는 안해도 되는거니 누나는 다그런거 하고 싶어서 그러는데 지민아 너를 미안해
    속상하고 그러는데 이해 하지 않을거라고 믿어 누나는 너를 미워 안해 사랑해 지민아 너만 그렇게 의심 받아서 응 지민아 누나는 너를 많이 너무 사랑하지 누나는 사랑해 지민아 너만 그렇게 좋으니까 의심 하지 말라 줄래 지민아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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