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스마트폰 보행 사고
- 시사/사회와 정치
- 2016. 1. 11. 07:30
나는 괜찮다고 생각한 스마트폰 사용은 언제나 위험했다
우리는 어디에 가더라도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만지작거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음식점에서 음식이 나오는 동안 스마트폰을 만지고, 음식을 먹는 동안에도 스마트폰을 만지고, 음식값을 계산할 때도 스마트폰을 만지고, 목적지에 향해 걸어가거나 차를 이용할 때도 스마트폰을 만진다.
아마 이 글을 쓰는 나도, 당신도 크게 예외는 아닐 것이다. 자신은 저런 짓까지는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도 모르지만, 우리의 손은 무의식중에서 자꾸 스마트폰을 찾게 된다. 지나치게 스마트폰에 기대는 의존성이 커진 우리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 증세에 시달리게 되어버린 것이다.
여러 사례를 통해서 우리는 스마트폰이 얼마나 큰 중독성이 있는 물건인지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머리로 이해하더라도 손은 스마트폰을 놓지 못한다. 그래서 '스마트폰 보행', '스마트폰 운전' 같은 일로 이어지면서 자칫 잘못하면 사람의 목숨이 위험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나는 스마트폰 보행이 얼마나 위험한지 잘 알고 있다. 평소 자전거를 타고 다니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사람을 자주 마주친다. 고개를 들면 바로 눈이 마주치는 방향에 정면에 있더라도 그 사람은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느라 자전거 벨을 울리지 않는 이상 모를 때가 많았다.
이렇게 스마트폰 화면을 보느라 눈앞의 장애물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 심지어 자전거 벨을 울리더라도 스마트폰에 너무 열중해서 모를 때도 있고,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있어 듣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어 위험한 것을 깨달으면 깜짝 놀라서 욕을 할 때도 있었다.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다가 피하지 못한 자신의 책임은 온데간데없이, 오로지 상대방이 보면서도 피하지 못했다는 무의식 반응에서 나온 행동이다. 확실히 멀쩡히 정면을 보는 사람이 그 사람을 피해갈 수도 있겠지만, 길이 좁거나 스마트폰 보행자가 길을 일탈한 경우가 있어 위험의 책임은 피할 수 없다.
더욱이 횡단보도 앞을 걷는 사람 중 일부는 스마트폰을 보느라 신호가 빨강색인 것을 모르고, 건너려고 했던 사람도 있었다. 보통 한국에서는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더라도 주황등 신호를 타느라 '쌩'하고 지나가는 차들이 많은데, 스마트폰을 보다 이것을 모르고 사고가 날뻔한 모습을 보기도 했다.
당시에 주변 사람이 "어어어, 위험…!"이라고 외치지 않았다면, 아마 그 사람은 막바지 신호에 지나가던 차에 사고가 났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스마트폰 보행의 위험성은 우리 주변에서 너무 쉽게 볼 수 있다. 단순히 길을 걷는 게 아니라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할 때는 그 위험성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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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스마트폰 보행이 진짜 무서운 이유는, 일상 속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사람이 아무런 주의 없이 다른 환경 속에서도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행동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위험한 것이 스마트폰을 한 손에 쥐고 화면을 보면서 운전을 하는 사람들이다. 이건 정말 위험하다.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서 멈춰있다가 신호가 바뀌어 건널 때, 계속 튀어나오는 차를 보면 항상 운전자가 스마트폰 화면을 보고 있었다. 사람이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걷다가 사람과 부딪히는 일보다 훨씬 더 위험한 것이 스마트폰을 보면서 운전을 하다 접촉 사고를 내는 일이다.
이런 운전을 단속하기 위한 법도 마련되어 있지만, 경찰이 단속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 이상 사람들은 잘 지키지 않는다. JTBC 뉴스의 보도를 보면,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는 것은 눈을 감고 차량 운전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운전을 하면서 스마트폰을 보는 건 얼마나 더 위험할까.
아마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이 이런 위험성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나는 괜찮아. 어차피 잠시 만지는 것 뿐이고, 눈과 귀는 밖을 향해 있으니까.'이라고 생각하며 스마트폰을 손에서 쉽게 놓지 못한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도 스마트폰을 보면서 걷고 있을지도 모른다.
걸을 때는 잠시 스마트폰을 주머니 혹은 핸드백 속에 넣고, 이어폰은 귀에서 빼자. 운전할 때는 항상 블루투스 기능을 켜 놓고, 스피커폰을 이용하려 하지 말자. 작은 의지만 갖춘다면, 우리는 스마트폰을 보다가 큰 사고가 날 위험성을 훨씬 줄일 수 있다. 내가 마지막으로 본 장면이 스마트폰 화면이 될 수도 있다.
- 사고 부르는 '스마트폰 보행' : http://goo.gl/nL8Nw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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