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과 패스트푸드의 역습, 20대에 발생한 풍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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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20대 중반인데 풍치라고 합니다. 답답하네요.


 나는 치아가 깨끗하게 나열되어 있지 않다. 유독 큰 앞니가 이의 고른 배열을 방해해서 덧니가 났고, 어릴 적에 교정하지 않은 덕분에 지금은 그냥 그렇게 고르지 않은 이를 가지고 살고 있다. 딱히 사는 데에 불편함이 없어 20대 중반이 되었음에도 교정을 해야 하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에 오른쪽 잇몸이 너무 아파 치과를 찾았더니, 내가 오른쪽 잇몸이 자주 아픈 이유 중 하나로 치아의 배열이 관련되어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치아 배열이 맞지 않아서 이가 맞물리는 게 아니라 약간 뜬 상태에서 그나마 맞물리는 오른쪽에 의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 탓에 오른쪽에 플라그를 비롯한 치석이 오랫동안 쌓이게 되고, 정기적으로 관리가 되지 않은 탓에 잇몸이 아픈 거라고 했다. 현재 내가 겪은 잇몸 질환은 병명은 '풍치'라는 이름의 질환으로, 충치와 달리 잇몸과 잇몸뼈가 녹으면서 시린 증상과 통증을 유발하는 병이었다.


 풍치를 통해 녹아내린 잇몸뼈는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관리가 필요하다고 치과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교정을 하는 게 좋다고 하지만, 교정을 하려면 멀쩡한 이빨 4개를 뽑아야 한다고 해서 그것은 거절을 했다. 그리고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6개월 동안 관리를 받는 프로그램이었다.


치간 칫솔은 너무 아팠다, ⓒ노지


 지난 화요일에 이 관리 프로그램의 첫 번째 치료를 받았는데, 솔직히 정말 잇몸이 아파서 죽는 줄 알았다. 의사 선생님은 '칫솔질을 통한 프로그램이라 아프지 않고, 어떤 어르신은 잠까지 잔다.'고 했는데, 잠은커녕 사이사이 통증이 너무 아파서 참는 것만으로 한계였다. (입에 피가 한가득)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치간 칫솔로 치아 사이사이를 완전히 파헤쳤다. 잇몸이 부어있어 피가 철철 났고, 그 통증은 치료하고 며칠이 지났음에도 계속되고 있다. 치료사 님이 '스케일링하는 것보다 이게 오히려 낫다'고 말씀하셨는데, 확실히 더 나은 것 같았지만 그만큼 또 통증이 심했다.


 그리고 다음 치료는 잇몸 치료도 병합해서 한다고 하니, 통증은 더 심할 것 같았다. 잇몸 치료는 잇몸뼈와 잇몸 사이에 있는 치석이나 플라그를 긁어내는 일로, 잇몸을 일부 자르기도 해서 상당한 통증을 유발한다. 작년에도 한 번 받은 적이 있는데, 통점을 건드리는 치료이다 보니 마취도 너무 아팠다.


 이 풍치는 꾸준히 관리를 해주지 않으면, 점점 더 발전하여 나중에 이가 빠지는 최악의 상황으로 번질 수도 있다고 한다. 보통은 40대 중후반에 발생하는 병인데, 현재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를 많이 마시는 젊은 층 사이에서도 발생이 쉬워졌다고 하니 앞으로 음식에 더 조심해야 할 것 같았다.


내가 글을 쓰며 먹는 간식은 모두 초콜릿, ⓒ노지


 보통 치과는 비용이 비싸다. 이번에 내가 받는 평생 예방 관리 프로그램 또한 무려 35만 원에 이르렀다. 35만 원의 비용으로 풍치를 관리할 수 있게 되고, 이후 추가로 발생할지도 모르는 비용을 절감한다고 생각하면 쌀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히 누가 적은 돈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금수저라면 모르지)


 나는 이번 치료를 어머니와 함께 받으면서 정말 치과보험의 필요성을 느꼈다. 풍치 질환은 개인이 꾸준히 관리하더라도 한계가 있어 앞으로 추가적으로 비용이 들어갈 확률이 높은 병이라고 한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도대체 내가 어쩌다 이 질환에 걸렸는지 참으로 개탄스럽다.


 평소 초콜릿을 항상 먹었고, 인스턴트 라면이나 짜장면을 자주 끓여 먹은 게 원인이지 않나 싶다. 역시 이런 것은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먹는 음식인데, 이렇게 직접 병으로 마주하게 되니 상당히 후회가 밀려온다. 그런데도 초콜릿은 먹고 싶고, 라면도 먹어야 살 수 있으니 (쓴웃음)


 내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치아 관리를 잘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 잇몸 치료의 부작용 중 하나는 잇몸뼈와 잇몸이 내려간다는 것인데, 치료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앞으로 얼마나 더 피를 흘려야 이런 위험성을 좀 더 줄이고, 치아 관리에 좋은 점수를 받게 될 수 있을까? (한숨)



 아무래도 조금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치료사님이 주신 치간 칫솔은 사용이 어려웠다. 치료 당시에는 선생님 말씀대로 잘 들어간 느낌이었는데(내가 아니라 치료사 님이 넣었으니까.), 혼자 스스로 하려고 하니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리고 안쪽은 보이지도 않고, 이것을 넣는 게 무섭기까지 했다.


 치간 칫솔을 사용해서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고 하지만, 스스로 이것을 잘 관리하는 일은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다. 그저 배운 칫솔 사용법으로 열심히 양치질하고, 다음 주에 있을 치료를 위해 단단히 마음을 먹는 일이 중요할 것 같다. 정말 어떤 병이라도, 역시 병원에서 받는 무서운 치료는 겁난다.


 단순히 치료에 대한 두려움, 통증에 대한 스트레스만 아니라 치료 비용에 대한 스트레스도 함께 하니 더 큰 문제다. 앞으로 초콜릿이 들어간 과자나 치킨과 콜라, 라면 같은 제품을 아예 먹지 않고 살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서서히 줄여가면서 적당한 양을 먹도록 스스로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초콜릿과 패스트푸드의 역습으로 발병한 20대 나이의 풍치. 술과 담배를 하지 않고,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신다는 커피도 안 마신다. 하지만 가끔 마시는 콜라와 자주 섭취하는 초콜릿과 패스트푸드의 역습이 이렇게 무섭다는 사실을 체감했다. 아무쪼록 더 치아 위생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한숨)


 * 역시 치과 보험은 지금 어릴 때 들어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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